오늘은 제가 바라보는 목사관과 목사인 저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제가 어렸을 때 보아 온 목사님들은 존경스러운 분들이었습니다. 어려운 환경 가운데서도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과 복음에 대한 열정 하나 가지고 희생하면서 목회를 하시는 목사님들은 저의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특별히 부흥회를 통해 은혜를 받을 때마다 능력 있게 말씀을 전하는 목사님들에 대한 부러움은 대단했습니다. 저에게는 대통령보다도 더 훌륭하고 대단한 사람이었습니다. 그 분들을 보면서 목사에 대한 꿈을 키워 왔습니다. 그런데 신학을 하면서 바라본 목사님들에게는 많은 실망을 받았습니다. 목사님이 정치를 하시고 명예를 탐하고 교회와 교인들 위에 군림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저런 목사가 되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을 많이 하였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목사 정치를 못합니다. 목사로써 감투를 쓰는 것을 제일 싫어 합니다. 노회나 목사 모임에서 어떤 직책을 갖는 것조차 거북스럽습니다.
저는 목사로서의 두 가지 각오를 항상 새기고 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 말씀에 대한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목사는 섬겨야 한다는 자세입니다. 저는 목회의 많은 비중을 설교를 하는데 치중하고 있습니다. 설교를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당합니다. 설교 잘하는 목사님들이 많습니다. 그 분들에 비하면 저는 보잘 것 없습니다. 설교자로서 좋은 목소리나 재능이 별로 없습니다. 설교를 전달하는데 있어서 능숙하지 못합니다. 설교자로서의 좋은 조건들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저의 설교가 교인들에게 감화를 주는 설교가 되기 위해서는 준비를 많이 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허공에 뜬 설교를 하기 싫었습니다. 교인들의 마음에 담긴 설교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설교를 준비할 때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이것은 전도사 때부터 시작된 습관입니다. 지금도 주일 낮 설교 한 편을 준비하는데 꼬박 삼일이 걸립니다. 이틀 동안은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많은 책들을 읽으면서 구상을 하고 서론을 잡습니다. 그리고 하루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설교를 작성합니다. 한편의 설교를 쓰고 나면 진이 다 빠집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작성된 설교로 저 스스로가 먼저 은혜를 받습니다. 제가 은혜 받지 못한 설교는 교인들에게 전혀 은혜를 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설교를 했다'라는 설교는 하기 싫습니다. 설교에 저의 목회의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목사의 권위를 싫어 합니다.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데서 권위를 찾아야 하고 삶과 인격에서 권위를 찾아야 하는데 목사라는 자체의 권위는 배격합니다. 좋은 의미에서의 목사 같지 않은 목사로 있기를 원합니다. 저를 처음 대하는 사람들은 저를 목사로 보지 않습니다. 성도들도 저에게서 목사의 냄새를 별로 느끼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저에게서 거룩함의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목사의 모습과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것 때문에 손해 볼 때도 많습니다. 목사가 무게가 있어야 하는데 너무 가볍게 성도들과 똑같이 행동하다 보니 존경심과 신비감이 사라집니다. 교인들도 가끔 그런 목사를 무시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가끔은 속이 상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런 저의 모습이 좋습니다. 제가 교인들과 언제나 쉽게 어울릴 수 있고 교인들도 목사에게 부담 없이 다가 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경건은 거룩해 보이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삶 자체가 경건이 되어야 합니다. 목사라고 유별난 존재는 결코 아닙니다. 저는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이고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려고 애쓰는 주님의 연약한 어린양일 뿐이지 완성된 존재나 신앙의 높은 경지에 올라간 성인은 결코 아닙니다. 제가 목사가 된 것도 주님을 섬기고 교인들을 섬기기 위한 것이지 대접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이런 모습이 추구하다 보니 저에게는 지도자로서 갖추어야 하는 지도력이 많이 결여 되어 있습니다. 지도자는 분명한 목표를 제시하고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그런 면이 없습니다. 교회가 부흥되려면 카리스마가 있어야 하는데 저에게는 카리스마적인 요소가 전혀 없습니다. 그저 교인들이 제가 예수님을 따르며 닮아 가려는 모습을 보고 저를 통해서라도 주님을 닮아가기를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저는 결코 큰 그릇이 아닙니다. 저는 세계를 복음화 시켜야겠다는 꿈도 없고 우리 교회를 필라델피아에서 제일 큰 교회로 성장시켜야겠다는 목표도 없습니다. 능력이 제일 많고 유능하고 훌륭한 목사가 되어야 겠다는 욕망도 없습니다. 단지 한가지 욕망이 있다면 진실되고 성실하게 주님을 따르며 순수하게 목회를 해서 예수님 닮은 목사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어떤 화려하고 다양한 계획과 프로그램을 통해 교인들에게 만족을 주고 필라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대표적인 교회라는 말을 듣는 것보다 그저 복음 전해서 영혼 구원하고 우리 교회에 나오는 성도들이 우리 교회에 나와서 말씀을 통해 영적인 평안을 누리며 영적으로 성장하고 성숙하여 예수님의 참 제자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를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목회의 꿈을 키워올 때부터 주일학교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동안 이것을 실천할 수 없어서 안타까웠습니다. 이제 교회의 여건이 된다면 우리 교회를 통해 선교의 사명을 감당했으면 합니다. 저는 뛰어난 것은 없어도 우리 교인들을 사랑하며 교인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싶습니다. 목회에 성공했다고 세상이 알아 주지는 않지만 교인들이 존경하고 자랑스러워 하는 예수님을 닮아가는 사랑 많은 목사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