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한준희] 원주민 선교는 왜 하는 건가요?

한준희 목사 0 2017.09.04 13:23

원주민 선교는 왜 하는 건가요?

 

내가 아는 여러 교회는 매년 여름만 되면 북미주 원주민 선교를 떠난다. 아마 십년을 넘게 원주민 선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런 교회에 비해 나는 늘 선교에 대하여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들의 곁에서 선교 모습을 지켜보곤 하였다.

그러던 내가 몇 년 전부터 원주민 선교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얼떨결에 원주민 선교를 다녀오고부터이다.

 

처음 원주민 선교에 참석할 때 나는 못마땅한 눈으로 그들의 훈련과정을 보게 되었다. 그 이유는 원주민 선교는 영어권에 있는 2세들이 중심이 되어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훈련에 참석을 해도 특별히 내가 할 일이 많지 않았다는 것에 회의감도 들었지만 하는 일이 하나도 계획성이 없이 중구난방으로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적어도 300여명이 참석하는 큰 행사인데 그 행사의 목적이 뭔지, 어떤 취지를 가지고 선교를 가는지, 이번 선교에 방향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할 것인지 아무 대책도 없이 그냥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참가비가 450불이다, 학생들에게는 적지 않은 돈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날짜가 8월 초에 진행하다 보니 여러 가지 걸림돌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꼭 그 날짜를 고집하는 이유도 모르겠고, 버스를 대절하기 위한 계약문제부터 재정관리 등등 모든 것이 내 눈에는 거슬림 투성이었다. 그래서 보다 못해 북미원주민 선교 계획안을 만들어 보았고, 그 계획대로만 진행하면 어느 정도의 결실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하지만 계획안은 계획으로 끝나고 원주민선교는 그냥 닥치면 한다는 식으로 시작이 되었다. 나도 그 허술한 원주민 선교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처음 원주민 선교를 따라 나서게 된 것이다.

 

주일 오후에 출발한 버스는 장장 10시간을 달려 오하이오 주 클리브랜드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 도착하자마자 내일 먹을 식사를 준비하는 집사님들의 분주함과 잠자리 마련을 위한 지시가 오락가락 하면서 밤12시를 훌쩍 넘겼고 나 역시 잘 곳이 마땅치 않아 버스에서 잠을 자야만 했다,

가는 첫날부터 잠도, 먹을 것도 그리고 긴 버스 여정이 벌써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내 머리 속에 떠나지 않는 것은 이렇게 불편하게 원주민 선교를 해야 하나 하는 부정적 생각이 끊임없이 나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월요일, 클리브랜드를 출발해서 종일 달려 미네소타에 도착해서 그곳에서 또 하룻밤을 자고 다음날 화요일 원주민 보호구역으로 들어간 시간이 저녁 7, 그러니까 만 이틀을 넘게 버스로 이동하면서 목적지에 온 것이다. 그리고 사역을 시작한 날이 수,목요일 이틀이다. 

 

내가 듣기로는 원주민 보호구역에서는 직접적인 복음전도는 금지되어 있어서 복음전도는 뒤로 하고 한국문화를 소개하고, 그들과 교제하면서 사귐을 가지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마치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그런 분위기로밖에 여겨지지 않는 사역이라고 생각되어졌다. 그렇게 이틀을 보내고 금요일 새벽 3시 원주민 사역지를 출발해서 경유지인 시카고로 향하였다.

15시간이란 긴 시간을 버스에서 보내고 시카고에 도착하여 하루밤를 보내면서 각 순마다 보고하는 시간을 보게 되었다. 그래도 그 순 보고에서 모두들 긍정적인 평가를 보고하는데 사뭇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뭘 했다고 저렇게 자부심을 가진 것일까 의구심이 생길뿐이다.

복음을 전하기를 했나, 찬양을 해보기를 했나, 예배를 같이 드리기를 했나.. 그저 한국문화 소개와 사귐, 그것 외에 뭘 했다고 젊은 청년들이 저렇게 자부심을 가지게 된 것일까? 의문이 꼬리를 문다. 토요일 새벽 시카고를 떠나 토요일 밤12시를 훌쩍 넘긴 후에 뉴욕에 도착하였다.

 

이렇게 일주일의 원주민 선교는 끝났고 온몸은 지칠대로 지친 상태에서 나는 왜 원주민 선교를 해야하나 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 보았다. 목적이야 단순하다 그들에게 예수님을 심어주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 목적을 향한 방향과 진행과정이 너무나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이라는 것을 나는 보게 되었다. 더욱이 복음 전도도 불가능한 선교라면 더더욱 그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생각된다, 결국 원주민 선교는 선교를 다녀온 사람들에게 자신들이 얼마나 편안한 가운데 예수를 믿게 되었고 , 좋은 부모, 좋은 교회, 좋은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나름대로의 축복(?)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 외에 특별한 것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 나는 또 원주민 선교를 갔다. 왜 이런 부정적인 원주민 선교를 나는 또 가야만했을까, 그 이유가 있다. 원주민 선교를 처음 다녀온 후에 나는 무척 고민을 했다, 원주민선교를 왜 해야 합니까 기도하면서 하나님께로 나아갔다. 어느날 나에게 깊은 깨달음을 주었다, 원주민선교는 교회마다 여름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이벤트가 아니라는 것이다.

 

선교팀이 원주민 보호지역에 가면 그때부터 선교팀들의 언어, 행동, 일거수일투족을 그들이 보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니까 복음을 직접적으로 전하지는 못해도 선교팀들의 언행, 일거수 일투족이 선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곳에 간 선교팀들은 자신의 몸 전체가 예수 그리스도이고 하나님 나라의 대사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곧 전도라는 사실을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한마디로 하나님 나라의 대사 훈련을 하려고 그 많은 시간, 그 많은 물질, 그 많은 헌신을 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사로 그곳에 가서 복음을 전하지는 못했지만 다녀온 그곳에는 소리없는 복음에 씨앗이 심어졌다는 사실이다. 그 증거가 10여년만에 들어난 것이다. 원주민들이 서서히 선교팀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지역에 따라 예배도 허용하고 또 젊은이들이 예수를 믿겠다는 신앙고백을 하는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시실이다.

 

소리없는 복음이 바로 원주민 선교이다.

전하는 우리는 많은 희생의 댓가를 지불한다, 그러나 그 많은 물질, 시간, 헌신은 소리없이 원주민들에게 심어지고 있고, 전하러 간 우리는 우리가 원주민 선교 사역지에서만 하나님 나라의 대사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사는 이곳에서의 삶이 바로 하나님 나라의 대사라는 것이다. 그 대사로서의 확실한 훈련을 받기 위해 우리는 원주민 선교를 한다. 그래서 나는 선교를 간다, 소리는 없지만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는 그날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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