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한준희] 빈병 주워 헌금하는 권사님

한준희 목사 0 2018.07.1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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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회에 올해 81세를 훌쩍 넘긴 권사님 한분이 계신다, 이분의 직업은 빈병 주워 수익을 얻는 일이 이분의 하루 일과이기도 하고 일주일 사업이기도 하다, 

일주일 동안 번 수익금을 그대로 교회 헌금으로 드린다. 참 대단한 분이시다.

 

벌써 5년째 이일을 하고 계신다.

하루는 이분의 하루 일과를 추적해 보았다. 아침 7시면 예외없이 빈병을 주우러 나간다,

2시간 돌아다니면서 적잖은 병을 모아 가지고 들어오신다. 아침을 먹고 또 나간다. 보통 1시정도에 들어오신다. 정확히 3시간 정도를 돌아다닌 것이다. 점심을 먹고 1시간 주무신다, 그리고 오후 3시경에 또 나가신다, 오후 일과는 보통 3-4시간 후에 들어오신다. 그러니까 줄잡아 하루 8-9시간을 걷는 것이다. 오죽하면 보통 3년 신을 신발이 3개월만에 다 달아 못 신게 될 정도다.

 

건강이 우려되어 하지 말라고 권해도 이일이 국가를 위하는 일이고, 하나님의 일이라고 하신다, 참 놀라운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이다. 국가를 위해 일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일을 한단다, 병을 줍는 일이 하나님의 일이란다,

모두가 그까짓 병 줍는 일이 무슨 국가를 위한 일이고,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일까 반문하실지 몰라도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는 자체가 젊은 세대들을 부끄럽게 한다.

 

권사님의 이런 취지를 안 교인들과 이웃들이 서서히 동참하기 시작했다, 빈병을 모아 놓았다가

권사님에게 전달해 주신다. 한두 사람이 아니다, 이제는 주우러 다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빈병을 기계에 넣어 돈으로 빼오는 일이 더 많아졌다. 나 역시 이제는 빈병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하나라도 주워 권사님에게 전달한다. 이제는 혼자의 힘으로 감당을 못할 것같다고 하신다. 하루종일 병을 가져다 기계에 넣는 일이 줍는 일보다 많아졌으니 그 수입이 만만치가 않다.

 

그래도 지친기색이 없다, 마냥 즐거워하신다, “돈을 많이 벌어 즐거우시겠어요.” 물으니까 돈버는 즐거움은 10% 정도란다. 돈을 벌어 하나님께 드리는 즐거움이 90% 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지 무지하게 건강하시다, 그렇게 걸어도 지치지 않고 한번도 아프다고 병원에 입원해 보신 적이 없다, 내 나이에도 골골해서 약을 달고 사는데 드시는 약이 하나도 없단다, 놀라운 일이다.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6:33)말씀이 이 권사님에게 그대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뭘 더 해주셨을까, 건강이다, 이보다 더큰 축복이 어디 있겠는가, 80이 넘어 걷지 못하고, 먹지 못하고, 집안에서 건너편 집만 바라보면서 시간의 무료함을 보내면서 사는 노인들이 부지기 수 인데 이 권사님은 시간이 없다, 마지막 힘이 다하는 순간까지 돈을 벌어 하나님께 드리면서 주님의 사업에 동참하시겠단다, 그런 건강을 가지고 오늘도 즐겁게 일을 하신다.

 

손주들이 할머니 병 주우러 다니는 모습이 측은 했는지 할머니 붙들고 이런 일하지 말라고 만류하기도 했단다, “할머니 우리가 매달 용돈 드릴께요 하지 마세요아마 본인들도 할머니가 그런 일을 하는 것이 좀 마음에 걸리는 것 같아서 일께다. 하지만 손주들이 보는 시각과 할머니의 시각은 판이하게 다르다. 할머니는 일주일내내 본인이 버는 돈이 하나님 사업을 위해 쓰인다는 자부심, 국가의 골치덩어리인 재활용품 수거에 동참한다는 자부심이 보통사람을 능가한다.

 

권사님! 이제 그만하시죠, 이 더운데 그러다 쓰러지십니다.

권사님 왈, “그럼 내가 누워 있는게 더 좋으신 모양이죠, 이렇게 일하는 것이 살아 있다는 증거지요, 80넘은 노인이 일할 수 있다는 이 즐거움, 이게 나의 기쁨이고 자부심입니다.”

 

일하는 것 자체가 살아 있다는 증거지요, 이 말이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내가 죽지 않고 살아서 여호와의 행사를 선포하리로다,(시편1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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