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칼럼

[한준희] 목사는 중간만 가면 된다

한준희 목사 0 2018.01.1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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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는 중간만 가면 된다

 

40여년전 이미 작고하신 새문안교회 고 김동익 목사의 칼럼이 어렴풋이 기억된다. 그분의 칼럼에 목사는 항상 중간만 가면된다는 칼럼이었다, 너무 앞서지도 말고 너무 뒤처지지도 말라는 아주 의미심장한 글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았기에 지금도 그분의 글을 아련히 기억하고 있다.

 

목사를 향한 성도들의 평가는 이렇다.

1년전까지 나는 13년 된 차를 타고 다녔다. 이미 외형은 여기저기 찌그러졌고 차 상태도 매우 불량해서 언제 서게 될지 모를 아주 낡은 차였다. 이런 차를 타고 다니는 나는 늘 자부심을 가졌다. 목사가 비싼 좋은 차를 타고 다닌다는 것이 어렵게 살고 있는 성도들에게 본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 때문에 낡은 차라도 감사하면서 타고 다녔다.

 

그런데 어느날 성도 한분이 목사님이 얼마나 어려우면 저런 차를 타고 다닐까, 참 안되었다는 동정의 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그런 소리를 듣고 며칠 후 정말 차가 완전히 망가져 소생 불능의 차가 되었고 결국 폐차를 시켜야만 했다. 어쩔 수없이 새차를 타게 되었다. 그런데 새차를 타고 다니는 목사에게 어떤 성도는 이렇게 말한다. “아니 교회가 어려운데 목사가 새차를 타면 어쩌자는 거야이런 소리가 들려지자 마음이 찹찹해졌다.

 

결국 목사는 너무 낡은 차를 타도 성도에게 걸림돌이 되고 너무 좋은 차를 타도 걸림돌이 된다. 그래서 목사는 중간만 가면 된다는 말이 생각난 것이다.

 

새벽에 너무 기도를 오래하면, 우리 목사님 기도 많이 하시는 분이라고 칭찬한다, 그러나 반대로 목사가 할 일이 없으니까 그렇게 기도만 하는 것 아니냐고도 한다.

목사가 요즘 젊은이들이 입는 양복을 입고 강단에 서면, 우리 목사님 유행을 아는 목사님이라고 좋게도 보지만, 어떤 성도는 나이에 맞지 않게 양복이 그게 뭐냐고도 한다.

심방을 가서 정성껏 대접하는 식사를 한그릇 맛있게 먹었더니 목사님 식성이 좋다고 좋아도 하지만 또 다른 분은 목사가 먹는 것만 밝힌다고도 한다.

목사가 노회장, 총회장, 협의회 회장을 하면 우리 목사님 대단하시다고 하지만 반대로 목사가 목회에 전념 안하고 높은 자리에 앉으려고만 한다고 한다.

목사가 성도들과 커피를 마시면서 침묵하고 있으면 재미없는 목사라고도 하고, 어떤 분은 목사가 무게가 있어 멋있다고도 한다.

목사가 분위기를 맞추기 위해 말을 많이 하면 재미있는 목사님이라고도 하고, 누구는 목사가 말이 많다고도 한다.

목사가 가끔 성도들에게 식사를 대접받으면 목사가 꽁짜만 좋아한다고도 하고, 가끔 식사를 하고 돈을 내면, 목사가 성도들 돈으로 엉뚱한 밥값만 내고 다닌다고 한다.

목사가 신앙생활 엉망으로 하는 집사를 보고 농담으로 집사 때려치라고 했더니 어떤 분은 바른 소리 할 줄 아는 목사라 하고, 어떤 분을 어떻게 때려치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박한다.

목사가 카톡으로 안부를 묻거나 좋은 글을 보내면 자기에게 관심이 많다고 하는 성도가 있는가

하면, 어떤 분은 바빠 죽겠는데 자꾸 카톡 보낸다고 답장 안할 수도 없고 정말 짜증난다고도 한다. 심방을 자주가면 자주 와서 스트레스가 된다고 하고, 자주 안가면 자주 안 온다고 자기한테는 관심이 없는 목사라고도 한다.

목사가 배가 나왔으면 할 일없이 먹기만 해서 배가 나왔다고도 하고, 어떤 분은 배 나온 목사가 보기 좋다고도 한다.

주보에 지난주 드린 헌금 금액을 써 넣으면 왜 금액을 써 넣는 이유가 뭐냐고 하고, 안 써 넣으면 왜 안 써 넣느냐고 한다.

 

이러면 이렇게 한다고 하고 저러면 저렇게 한다고 한다, 그게 성도들이라는 것을 오랜 목회 경험에서 실감한다. 목사는 성도의 말을 참고할 수는 있다. 그러나 결론을 내려 이것이다. 저것이다. 결정해 버리는 순간 성도는 긍정적인 성도와 부정적인 성도로 나누어진다는 사실을 나는

목회 경험에서 알았다. 그래서 중도가 필요하다. 어떤 결정도 성도의 말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 긍정적인 말을 하는 성도에게도 그 말이 옳다하고, 부정적인 말을 하는 성도에게도 그 말이 옳다 해야 교회는 교회다워진다.

 

모든 결정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다 교회라는 주님 안에서 내려진 말들은 다 옳다, 부정적인 말도 긍정적인 말도 다 교회 잘 되라고, 목사님 잘 되라고 하는 말이다, 그러하기에 목사는 항상 중도이다, 주님이 이것이다. 라고 결정해 주시기 전까지 중간에서 기다리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라고 보아진다.

 

유대인들에게는 내가 유대인과 같이 된 것은 유대인들을 얻고자 함이요 율법 아래 있는 자들에게는 내가 율법 아래 있지 아니하나 율법 아래 있는 자같이 된 것은 율법 아래 있는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고전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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