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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TOO - 양희선 장로

양희선 장로 0 2020.02.0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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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TOO

 

                         - 양희선 -

 

 

밤에 갇혀서 몸부림 쳤나봅니다

아침, 가게에 나오니 새깃털들이 널려져 있고

한마리 새가 지친 소리를 냅니다

문을 여니 푸드득 거리며 밖으로 날아갑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을 어지럽히고

슈퍼 감염자, 무증상 감염자라는 생소한 이름을 듣습니다

매일 쓸고 닦아도 어디선가 먼지가 나오듯

부끄럼없이 살고자 하여도 죄성은 빨간 인감도장과 같이

지워지지 않습니다

내가 문을 열고 닫고 잠든 시간에 누군가 나로 인해

새와 같이 되지는 않았을까

내가 슈퍼 감염자가 아닐까 되돌아 봅니다

 

누가 말하길

하루 산다는 건 하루 죽어간다는 것 그래서 즐겁게 살아야 한다고.

좋은 말이고 공감하지만 보통 사람들의 현실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한 사람을 압니다

누구나 와~ 할  최고 학벌에 마음은 착한 그는 살려고 노력을 하더니

결국, 있는 차를 팔고 미루어둔 사회 보장 연금을 신청하고

할 수 없이 멀리사는 딸의 집으로 거처를 옮겨야 겠다고 합니다

오늘따라 축 늘어진 마른 모습

교회는 다니지 않아도 내가 아는 그는 선한 사마리아 인 입니다

 

젊어서 즐겁고 잘나가며 좋을때도 있었겠지만

서있는 지금

명예도 권세도 자랑도 화려함도 잠시 가리우는 겉옷일 뿐

저마다 당나귀 귀, 임금님 옷을  입고 왕의 꿈을 꾸지만

하늘아래 하늘을 지붕 삼고

언젠가는 묘지에서 서로 말 없을 거리의 노숙자 일 뿐 입니다

 

지는 해에 물든 조각 구름들이 하늘을 떠가고

그의 모습에서 나를 봅니다

아직 끝은 아닌데

하루 사는 건 

하루 죽어 간다는데

낀세대 중년의 밤은 길어져 가고

갈곳이 있어도 길은 점점 좁아집니다

                                      

                                            ME 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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