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칼럼

 

신학교 졸업 관련 씨리즈를 마치며

김동욱 0 2017.01.17 00:33

신학교 졸업을 맞아 쓰는 글에 길재호 목사님과 나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생명나무교회를 같이 개척하여, 길 목사님께서는 말씀 선포 쪽을 맡아, 나는 교회의 살림 쪽을 맡아, 지금껏 같이 해 오고 있다. 길 목사님께서 출장으로 인하여 교회를 비우시는 경우에는(길 때는 두 달 이상이 되기도 한다), 설교를 맡아 주실 강사 목사님을 섭외하여 모시는 것도 내 책임이다. 교우들과 의논하여 교회의 살림을 꾸려 나가는 것도 내 소관이다. 조경윤 목사님께서 계시는데, 왜 당신이 모두를? 하고 의아해 하실 분도 계실 것이다. 조 목사님께서는 스시 사게에서 일을 하고 계신다. “스시맨 미스터 조” 로 가장으로서의 책무를 다 하시며, 우리 교회를 섬기고 계신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직장에서 일을 하신다. 하루에 3시간 반을 주무시며 일을 하셨을 때도 있었다. 내가 교회의 이런저런 일들을 맡고 있는 이유이다. 길 목사님과 나와의 관계가, 내 글에 길 목사님께서 자주 등장하실 수 밖에 없는 까닭이다. 내가, 나에 관하여 쓰는 글이니, 내가 글에 중심에 있는 것은 당연지사이고… 양해하여 주시리라 믿는다. 

생명나무교회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해야겠다. 

올 7월 셋째 주일이면, 창립한 지 만 4년이 된다. 두 분의 목사님과 나를 포함하여, 성인 출석 교인이 10명인 숫적으로 아주 작은 교회이다. 뉴저지 중부에 있는 미국 교회를 빌려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유급 사역자가 없는 교회이다. 길재호 목사님도, 조경윤 목사님도, 나도, 예배의 반주를 맡아 수고하시는 이철재 권사님도 모두 무급으로 봉사하신다. 오해가 없기 바란다. 우리가 무급으로 교회와 교우들을 섬기고 있다고 해서, 다른 목회자들도, 다른 사역자들도, 모두 그렇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다는 이야기일 뿐이다. 대부분의 교회에서 가장 큰 지출 요소인 사례비를 없애고, 그렇게 해서 절약된 헌금을 선교와 구제에 쓰자고 하는 특별한 뜻을 가지고 창립된 교회이다. 

장로 호칭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백주년기념교회(담임:이재철 목사님)에서 시작되었다. 세례 받은 지 7년 이상이 되고, 우리 교회에 등록한 지 2년이 경과되고, 만 60세가 되면 장로 호칭을 드린다. 임직식을 하는 것도 아니고, 장로회의 멤버가 되는 것도 아니다. 교회의 어른으로서 예우를 해 드리는 것이 전부다. 장로가 되는 날, 손님들을 초청하여 잔치를 하거나 임직패를 증정하거나, 그런 일은 전혀 하지 않는다. 광고 시간에 교우들이 기쁨으로 준비한 작은 꽃다발을 드리고, 목사님께서 기도해 주신다. 그것이 전부이다. 장로가 되었다고 해서 어떤 짐이 지워지는 것도 아니고, 권한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장로가 되기 전이나 후나 똑 같다. 어른의 역할, 큰 형의 역할, 큰 오빠의 역할을 감당할 뿐이다. 

헌금 외의 어떤 명목의 돈도 걷우지 않는다. 가족 수련회를 갈 때도, 성극 관람을 갈 때도, 회비를 걷지 않는다. 각자가 알아서 헌금을 한다. 이번 Memorial Day에 포코노에 있는 수양관으로 가족 수련회를 가게 된다. 2박3일의 예정이다. 한 사람 당 들어가는 비용이(수양관에 내야 하는 금액이) $ 120.00 이다. 그 금액을 교인들에게 알려준다. 그러면 모두가 자기 형편에 맞추어 헌금을 한다. 헌금에 “가족 수련회 헌금” 이라고 표시를 하지 않는다. 우리 교회는 아예 헌금의 종류 자체를 분류하지 않고 있다. 전혀 헌금을 안 해도 상관없다. 몇 차례에 나누어서 해도 괜찮다. 많이 한다고 뭐랄 사람도 없다. 안 한다고 뭐랄 사람도 없다. 어떤 경우에도 돈 때문에, 교회의 행사에 참여치 못하는 교우가 있도록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 교회의 방침이다. 내가 헌금을 하지 않아서(가족 수련회나 성극 관람에 소요되는 돈을 내지 않아서), 선교비가 줄어들어서는, 구제비가 줄어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교우들의 생각이다.

친교 식사 봉사는 당번만 정해져 있다. 자기가 맡은 순서가 되면, 자기 돈으로 식사를 준비한다. 그리고 나서, 재정부에 영수증을 제출하고 재료비(식사를 준비하는데 들어간 돈)를 받아간다. “자원하는” 마음으로 식사를 제공하게 되면(많은 교회들이 하고 있는 것처럼, 친교 식사를 제공할 사람들이 싸인업을 하도록 해서), 식사를 제공하는 사람의 경제력에 따라 식사의 “모습”(메뉴)이 달라진다. 우리는 그럴 수가 없다. 식사의 재료비로 얼마를 써야 한다고 금액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누가 준비를 하건 엇비슷한 금액을 사용한다.

봉사를 하라고 시키지도 않고, 강요하지도 않지만, 뒤로 숨을 수는 없는 교회이다(숨을 수 있으면, 숨기를 원하면, 그렇게 해도 된다. 뭐라고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감사한 마음으로 하는,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에 따라 기쁘게 섬기는 교회이다.

이제 글을 마감하려고 한다.

3년 동안의 학업을 잘 마칠 수 있도록 도우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린다. 1학년 말 쯤, 그러니까 2번 째 학기가 끝나기 직전 부터 나에게 참으로 큰 어려움이 닥쳐 왔었다. 3번 째 학기 중간에 학업을 중단해야 하는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었다. 두 가지의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나 같은 사람이 목회자가 될 수 있을까에 관한 번민이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자격 미달이었다. 내 마음을 읽으셨는지, 성령님께서 감동을 주셨는지(분명 후자였을 것이다), 길재호 목사님께서 설교를 하시면서 “바울 같은 놈도 쓰셨는데…”, “누구를 쓰느냐는 쓰시는 분의 소관”, “자격을 따진다면 쓸 수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이 나를 번민에서 벗어나게 했다.
또 다른 하나는, 경제적인 어려움이었다. 다니고 있는 직장이 극도의 어려운 상황에 처해졌다. 내가 받던 급여도 상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대폭 삭감되었다. 얼마 되지 않는 등록금을 낼 수 없는 형편이었다. 조정칠 목사님께 단도직입적으로 말씀을 드렸다. “목사님! 장학금 좀 주셔야겠습니다!” 마치 기다리고 계셨다는 듯이 “나에게 이야기해 주어 고맙습니다!”고 하셨다. 조정칠 목사님께서 3번의 등록금과 졸업비를 내 주셨다. 마지막 학기의 등록금은 필라델피아의 불루벨한인교회에서 보내주신 장학금으로 냈다. 문석진 목사님께서는 6개월 동안 도서비를 장학금으로 주셔서 필요한 책들을 사서 공부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Northern 162가 Broadway Station 근처에 있던 학교가 Parsons Blvd. 로 옮김에 따라 기차역에서 학교까지 가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게 되었다. Murray Hill Station에서 학교까지는 빨리 걸어도 15분은 족히 걸릴 거리이다. 학우회장 정용문 전도사님께서 1년 동안, 나를 Murray Hill Station에서 픽업하여 학교까지, 수업이 끝나고 나면 학교에서 Murray Hill Station까지 데려다 주셨다.

집이 멀고, 기차 시간에 맞추어야 한다는 이유로, 3년 동안 강의실 청소 한번 하지 못한 나를, 한번도 탓하지 않은 학우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내가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을 때, 큰 힘이 되어 주신 아멘넷 대표 이종철 집사님과 부인되시는 최진원 권사님 내외분께 큰 감사를 드린다. “저는 단 한 순간도, 김 선생님을 남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는 최 권사님의 따뜻한 말씀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안창의 목사님께 감사드린다. “전도사님은 아멘넷의 얼굴이시니, 정말 훌륭한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고 격려해 주시며, 항상 나를 위하여 기도해 주신다.

이철수 목사님께 감사드린다. 늘 따뜻하게 격려해 주시고, 가끔 따끔한 질책도 해 주신다. 세탁소를 운영하고 계시는데, 가난한 전도사라고, 헐값에 내 옷을 세탁해 주신다. 목사님 내외분의 기도에 감사드린다.

황정옥 목사님께 감사드린다. 나이 어린 나에게 종종 안부를 물어 주시며, 늘 "참목자가 되라!" 고 격려해 주신다.

이순증 목사님, 신준희 목사님, 조경윤 목사님과 배승구 장로님 내외분, 송경호 집사님의 깊은 배려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한국에 가셨다가 미국으로 돌아오실 때마다, 무거운 책 심부름을 해 주신 정도영 목사님께 감사드린다.  그 두꺼운 성경책 여러 권을 포함하여 한번에 16권을 가져다 주신 적도 있으셨다.

3년 동안 열과 성을 다하여 지도해 주신 정익수 총장님과 여러 교수님들께 감사드린다.

늘 기도하여 주시고 사랑으로 감싸주시는 생명나무교회의 교우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김요셉 목사님 내외분과 김지나 권사님을 비롯한 예수생명교회의 옛교우들께 감사드린다. 김요셉 목사님 내외분과 김지나 권사님은 나와 Heart Line으로 교통하시는 분들이다.

10년을 넘게 나와 동행하여 주시며, 나의 아픔도 기쁨도 같이 나누어 주시고, 나를 위하여 기도해 주시고, 염려해 주시고, 사랑하여 주시고, 격려하여 주시는 “뉴욕 코리안 닷 넷”(www.nykorean.net) 가족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산 밑에 백합” 가족들의 기도와 격려와 사랑에 감사드린다. 특히, 이호수 집사님의 후의에 큰 감사를 드린다.

내가 쓰는 글에 격려도, 질책도 보내 주시며, 관심을 가져 주시는 아멘넷 독자들께 감사드린다.

나 스스로가 부족한 사람인 것을 잘 알고 있다. 
늘 기도하여 주시고, 격려하여 주시고, 사랑으로 지켜보아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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