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500주년"을 큰소리로 외치며 시작한 2017년의 1/5을 보냈다. 뉴욕과 뉴저지의 웬만한 교계의 행사에는 의례껏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종교개혁 500주년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여행 경비 충당을 위한 찬양제에도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이 붙어 있었다.
뉴욕과 뉴저지의 교계에서 계획하고 있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행사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학술 세미나, 탐방 또는 탐사라는 이름을 덧붙인 여행, 찬양제의 모습을 한 축하 행사 등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성경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ible!)"는 운동이다. 이 운동이야말로,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에 외치기에 가장 어울리는 구호일 것이다.
왜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외치게 됐을까?
교계가, 교회가, 목회자들이, 교인들이 '성경 밖'으로 나와있기 때문이다. '성경 안'에 있어야 하는데, '성경 밖'으로 나와있기 때문에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경 밖'으로 나와 있는 것들이 어떤 것들인지를 먼저 밝혀내야 한다. 이것이 구체화되지 않으면,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은 공허한 외침으로 끝이 나고 말 것이다.
교계가 성경 밖으로 나와 있는 것들은 어떤 것들인지, 교회가 성경 밖으로 나와 있는 것들은 어떤 것들인지, 목회자들과 교인들은 어떻게 성경 밖에 나와 있는지, 먼저 그것을 확실히 해야 한다. 그냥 막연하게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외쳐서는 안된다. 그런 외침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성경 밖으로 나와 있는 것, 성경에 비추어 볼 때 잘못되어 있는 것, 그것을 찾아내어 명확히 해야 한다.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 왜 잘못되었는지, 그 잘못을 고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학교에 다니는 자녀의 성적이 떨어졌다. "공부 좀 제대로 해라! 알았지?" 하고 백 번, 천 번 말해 보았자 자녀의 성적은 오르지 않는다. 수학 성적이 떨어졌으면, 수학 과목의 어느 부분이 뒤져 있는지, 그 분야의 참고서는 어느 것이 좋은지, 가정 교사로부터 보충 수업을 받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진단 결과에 따른 대책을 마련하여 실행해야 한다. 그래야 자녀의 성적이 오른다.
마찬가지다.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외치기 전에 '되돌려야 할' 것을 먼저 확정해야 한다.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는 선언적이다. 그 선언을 실천하는 데 필요한 구체적인 교본이 필요하다. 되돌려야 할 것을 규정하고, 되돌릴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실천 요강이 수반되지 않는 구호는 공허한 외침이 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