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칼럼

 

새해의 바람들

김동욱 0 2017.01.17 00:34

[필자 주] 금년 1월부터 <기독 뉴스>에 글을 쓰기로 약속을 하고나서 제법 고민이 컸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아멘넷>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내가 <기독 뉴스>에 기고를 하는 것이 바른 행동일까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기독 언론사들로부터 원고 청탁을 받을 때마다, "저는 <아멘넷> 사람인데요!" 라며 정중하게 거절을 해 왔었다. 그랬던 내가 <기독 뉴스>에 글을 쓰기로 작정한 것은 작년 9월 쯤이었다. 인터넷 매체인 <아멘넷>과 활자 매체인 <기독 뉴스>의 독자들은 상당히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매체와 활자 매체 모두를 접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생각보다는 많은 분들이 인터넷을 이용하지 않거나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멘넷>의 이종철 대표께 양해를 구했다. 내가 <아멘넷>의 직원은 아니지만, <아멘넷>의 시작을 같이 했었던 나로서는, 그렇게 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이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하도 말이 많은 세상이라, 혹여 있을지도 모르는 불필요한 설왕설래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제목 : 새해의 바람들

해가 바뀌었다. 해가 바뀌면,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이런저런 계획을 한다. 작심을 하고, 다짐도 한다. 거창한 계획도 있고, 아주 사소한 것들도 있다. 난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뭘 작심하거나, 다짐을 한 것도 없다. 작년에 살았던 대로, 그대로 살기로 했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성실히 살았으니까, 금년에도 그렇게 살면 될 것 같아, 새해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새해의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바람은 있다. 뉴욕 뉴저지 일원의 한인 교계와 이민 교회, 그리고 성도들을 향한 바람이다. 그 바람들을 같이 나누려고 한다.

첫째, 참여 의식이 높아지면 좋겠다. 교계의 대표적인 기관인 교협과 목사회의 기구를 보면, 한국의 청와대를 방불할 정도로 다양한 위원회들이 많다. 그 위원회의 장을 맡고 있는 분들의 임원회 참석률이 극히 낮다. 모든 회의의 참석자 수를 일일히 확인해 본 것은 아니지만, 임원회의(삼임위원회)에 참석하는 분들의 숫자가 전체 임원 숫자의 1/3도 안되는 것 같다. 회의에 참석도 하지 않으면서, 왜 감투를 썼는지 모르겠다. 설마 임원의 경력이 있어야 부회장 선거에 입후보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니까, 그 자격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목적 때문은 아니길 바란다. 뉴욕 교협 부회장 입후보 자격 요건에 임원 경력을 넣은 이유는, 부회장이 되기 전에, 회장이 되기 전에, 뉴욕 교협의 업무를 충분히 익혀두어, 부회장이나 회장으로 선출되었을 때에 효과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부회장 입후보 자격 요건에 임원 경력을 포함시킨 취지를 달성할 수 있도록, 입후보 자격 요건을 "임원으로서, 모든 임원 회의에 2/3 이상 출석한 자"로 개정하면 좋을 것 같다.

둘째, 증경회장(전직회장)들의 회원권을 제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교협도, 목사회도, 증경회장들의 숫자가 너무 많다.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 길어지고 있으니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증경회장들의 숫자는 늘어날 것이다. 임기를 마친 전직 회장들이니,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기도로 후원하면 좋을텐데, 많은 회의에서 증경 회장들의 발언이 잦다. 연세가 많고, 교계의 선배이고, 학교의 선배이기도 한 증경회장들이 나서서 발언을 하면, 현직 회장도 주눅이 들 수 밖에 없다. 임기를 마치고 현직에서 물러난 증경회장들에게는 1) 더 이상 회원 자격을 주지 않거나, 2) 투표권은 주되 발언권은 주지 않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상왕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 

셋째, 넉넉한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지인들과 함께 식당엘 갔었다. 우리가 않아 있는 바로 옆 자리에 열 두어 명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대화의 내용으로 보아 기독교인들 같았다. 목사님도 계시고, 장로님도 계시고, 권사님도 계셨다. 50대로 보이는 남자 집사님도 계셨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식사 기도를 하고, 모두가 식사를 하기 시작했는데... "아니, 왜 반찬이 이렇게 조금 밖에 안 나와요?" "네?" "다른 식당에서는 반찬을 여러 가지 주는데?" 그러면, 그 식당을 갔어야지요. 안 그래요? 모든 식당의 반찬이 똑 같이 나와야 하나요? 주인이 다른데? 어이 없어 하는 종업원의 모습을 바라 보면서, 저 사람이 아직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면, 저 사람을 교회로 인도하기는 참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식당에 가서 식사를 할 때, 가급적 불평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반찬 한 두 가지 덜 먹는다고 탈 나는 것은 아니니까... 팁도 넉넉하게 주는 것이 좋다. 사람들이 평균적으로 주는 팁에다 $ 1.00만 더 보태 주면, 다음에 그 식당에 갔을 때 대접이 달라질 것이다. 기독교인들은 매사에 넉넉하게 행동하는 것이 좋다.

넷째, 바랄 것만 바라면 좋겠다. 종종 듣기도 하고, 하기도 하는 말이 있다. "교회도 돈 있어야 다녀!" "장로? 돈 있어야 해!"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장로는 돈이 있어야 된다고 믿는다. 현실이 그러니까, 그렇지 않다고 부정하기가 어렵다. 난 이런 생각을 해 왔다. 장로의 1/3은 돈이 많은 사람, 장로의1/3은 봉사를 잘하는 사람, 장로의 1/3은 전도를 잘 하는 사람으로 구성되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해 왔다. 교회의 장로들이 이렇게 구성되려면, 교인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많은 교인들이 돈이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이)장로가 되는 것에 대하여 반감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교회의 일에 큰 돈을 헌금하지 못하는 장로를 향하여 "장로가 그 정도 헌금도 안 하면 안 되지! 그러려면 장로는 왜 됐어?" 하는 생각을 같이 한다. 얼마나 앞뒤가 안맞는 말이냐? 돈 많은 사람만 장로가 된다고 볼 멘 소리를 하는 사람이, 왜 장로가 돈도 안 내느냐고 볼 멘 소리를 한다. 이런 바람은 가져서는 안 된다.

다섯째, 우리를 아프게 하는 소리들이 들려오지 않으면 좋겠다. 그런 소리들이 들려오더라도, 조금이라도 덜 들려왔으면 좋겠다. 담임목사가 은퇴할 때면 종종 들려오는 돈내 나는 소리들, 일부 목사들의 욕심 때문에 교회가 깨지는 소리들, 교회의 재정을 빼돌리거나 자기 돈처럼 사용하여 재판을 받게 되었다는 목회자들에 관한 소리들, 이런 소리들이 하나도 들려오지 않는 한 해이길 바란다. 

여섯째, 꼭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저는 제가 섬기고 있는 교회를 제 아들(딸, 사위)에게 세습하지 않겠습니다." 라는 이야기들이 이곳 저곳에서 들려오면 좋겠는데, 그 이야기는 들려오지 않는다. 그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런 저런 바람들이 많이 있지만, 여섯 가지만 썼다. 나의 바람들이, 나만의 바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바람이면 좋겠다. 나의 바람들이, 직분에 상관없이 뉴욕 뉴저지 일원의 대다수의 기독교인들이 갖는 공통의 바람이면 좋겠다.  그 바람들이 바람으로 그치지 않고, 좋은 결실로 이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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