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출장을 가 계시는 길재호 목사님과 문자로 대화를 나누었다. 카카오톡으로 종종 그렇게 한다. 안부를 여쭙기도 하고, 교회에 관련된 일을 의논하기도 한다. 어젯밤(13일)에는 침묵 행진에 관하여, 우리 교회가 있는 지역의 미국 교회 연합회에 참여하는 문제에 관하여, 이번 주일(17일)에 창립 5주년 기념일을 맞는 우리 교회에 관하여 의견을 나누었다.
13일 오후 7시부터 교회 근처에서 침묵 행진이 있었다. 최근에 빈발하고 있는 총기를 이용한 증오 범죄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는 행진이었다. 교회 근처에 있는 9.11 추모탑에 100여 명의 South River, NJ 주민들이 모였다. 시 의회원이 촛불을 켜고 "기도 권유문"을 낭독했다. 대표 기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해서, 지역의 평화를 위해서, 미움을 없애고, 사랑으로 하나되기를 바라는 기도를 드리십시다" 라는 권유문을 낭독했다. 행진 참가자들은 각자가 믿는 신에게 1분 정도 조용히 기도했다. 그리고 다음 장소로 이동했다. 두 번째 장소가 우리 교회였다. 우리 교회에게 예배 처소를 빌려주고 있는 First Reformed Church of South River와 우리 교회(생명나무교회)를 대표하여, 내가 촛불을 켰다. 행진이 시작되기 전에, Beth 장로님께서 그 지역 지도자들에게 나를 소개해 주셨고, 행진을 인도하는 지역 지도자들이 나에게 촛불 점화와 "기도 권유문" 낭독을 부탁했었다. 1분 정도 각자 조용히 기도하고, 세 번째 장소로 이동했다. 그렇게 학교, 소방서, 경찰서, 교회들을 돌았다. 마지막에 시청 앞에서 기도히고, 해산했다. 행진 내내 경찰 차 2대가 행진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하여, 행진대와 함께 하며 차도를 차단해 주었고, 응급 구조 차량과 응급 구조 대원이 동행해 주었다. 28년을 살아온 미국에서의 첫 시위(?) 경험이었다.
FRC(First Reformed Church Of South River)의 Beth 장로님을 통하여 South River 교회 연합회로부터 이메일이 전달되었다. 한 달에 한 번씩 각 교회의 대표자들이 모이는데, 우리 교회가 동참해 주기를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가고 싶은데... 내 영어 실력이 회의 석상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정도가 못된다. 길재호 목사님처럼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게 속이 상한다. FRC의 Beth 장로님께서 도와 주시기로 하셨으니까, 8월 모임부터 참석하기로 했다. 모임이 월요일에 있기 때문에, 이 모임이 있는 날엔 "바울 성서원"에 가지 못할 것 같다.
이번 주일이 생명나무교회가 첫 예배를 드린 지 만 5년이 되는 주일이다. 다른 교회 같으면, 잔치를 벌일텐데... 설교 시간에, 우리를 돌아보기로 했다. 내가 설교를 하는 주일이다. 우리를 돌아보는 데는, 조경윤 목사님보다 내가 더 적격이다. 조경윤 목사님께서는 처음을 모르시니까... 나누어야 할 이야기들에 대하여 의견을 나누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밤 11시가 되었다. 내가 잠을 자야하는 시간이었다(난 11시에 취침하여 4시 45분에 기상한다). 작별(?) 인사를 드렸다. "점심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저는 취침 모드로 전환합니다."
카카오톡...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 준 통신 수단이다. 편리함 못지 않게 불편함도 같이 있다. 스팸성 메시지다. 받는 사람이 원치 않는 메시지를 마구 보내준다. 난 전혀 관심이 없는데, 오전에도 보내주고, 오후에도 보내준다. 난 보내는 사람이 직접 작성하지 않은 "좋은 글"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거의 읽지 않는다. 읽을 시간이 없다. 보내는 사람의 마음이 담긴 짧은 메시지에 감사해 한다. "평안하시지요?" 이 짧은 메시지에 고마움을 느낀다. 누군가가 쓴 글을 복사해서 보내주는 "좋은글"은 나에겐 "싫은글"이고 "나쁜글"이다. 그런 류의 글을 계속해서 보내신 목사님들이 계셨다. 죄송한 마음을 무릅쓰고 "BLOCK"을 시켰다.
카카오톡 이야기를 했으니 한마디만 더하려고 한다. 공공 장소에서는 "카톡" 소리가 나지 않게 셋팅해 놓기를 부탁한다. 예배중에, 강의중에 들려오는 "카톡", "카톡"은 공해이다. 난 아예 진동도 되지 않게 해놓았다. 메시지가 도착하면 불만 깜빡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