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배 목사가 대의원들의 표심을 잡지 못했다. 1차 투표에서도, 2차 투표에서도 감독 당선에 필요한 표를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현 감독 백한영 목사가 임기 1년의 임시 감독직을 수행하게 되었다.
제36차 한인 C & MA 연례 총회 둘째 날 오후의 회의는 회칙 개정안과 차기 감독을 선출하는 가장 민감한 사안을 다루었다.
회칙 개정안 중 1) 펜실배니아주를 동부지역회에서 동남부지역회로 관할을 변경하는 안, 2) 궐위된 실행위원을 회기 중에 위촉할 때 실행위원회의 인준을 거치자는 안, 3) 총회를 만들어 나간 한국 지역을 삭제하는 안, 4) 목사 고시 날짜를 정기 총회 기간에 실시하도록 하는 안 등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감독과 임원의 자격을 교역자 대의원으로 제한하는 회칙 개정안은 열린 토론 끝에 부결시켰다. 감독과 임원의 자격을 은퇴 목사들이 포함된 정회원으로 되어 있는 현 조항을 개정하여 은퇴 목사들은 감독이나 임원이 될 수 없도록 하는 개정안을 마련했으나, 은퇴 목사들을 중심으로 한 강한 반대에 부딪혀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되었다.
회칙 개정안을 처리한 후에 감독 선거 순서를 진행했다. 공천위원장 김진태 목사가 "조현배 목사를 4년 임기의 감독 후보로 공천"했다고 보고했다.
조현배 목사는 시카고 한인서부교회에서 27년 간의 목회를 마치고 원로목사로 추대된 60대 중반의 목회자이다. 조 목사는 소견 발표를 통해 1) 한인 총회의 영적인 부흥 지향, 2) 어려운 목회 환경 가운데 치유와 회복 지향, 3) 은퇴자와 홀사모를 위한 얼라이언스 선교센터 건립, 4) 건강한 목회 생태계 조성, 5) 차세대 리더 세우기 등의 정책 방향을 밝혔다.
조현배 목사의 소견 발표가 끝나자 대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졌다. 마치 인사 청문회를 하는 것 같았다. 조현배 감독 후보에 대한 반대 기류가 흐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무기명 비밀 투표가 시작됐다. 투표 용지에 찬성, 반대, 기권 등 3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그냥 투표를 하지 않으면 기권인데, 굳이 기권을 표시하게 할 이유가 있었을까? 2/3 이상의 득표를 해야 감독으로 선출될 수 있기 때문에, 찬성 외의 의사 표시는 모두 반대와 같은 의미를 갖는다.
투표를 마친 후 개표 결과를 발표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2차 투표 결과의 집계에는 더욱 많은 시간이 걸렸고, 감독 선거를 진행하고 있던 Rev. Terry D. Smith 부총재까지 개표 위원들이 있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나누었다. 감독 선출에 실패했음을 알 수 있었다.
Rev. Terry D. Smith 부총재는 감독 후보 조현배 목사를 회의장 밖으로 불러내어 뭔가 이야기를 나눈 후에 다시 회의장으로 돌아와 개표 결과를 발표했다. "총 66표 중 찬성 40표, 반대 20표, 기권 6표"였다. 1차 투표의 결과는 "총 67표 중, 찬성 41표, 반대 17표, 기권 9표"였다.
개표 결과 발표 후에 조현배 목사가 단에 올라 짧은 인사를 했다. "하나님의 뜻으로 알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조 목사의 말에 참석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공천된 후보가 감독으로 선출되지 못함에 따라 실행위원회가 추천한 현 감독 백한영 목사가 1년 임기의 임시 감독직을 맡아, 9년 째의 감독직을 수행하게 됐다. 공천위원회는 내년 총회에 올릴 감독 후보자를 공천하는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김동욱 기자ⓒ 복음뉴스(BogEu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