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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그림교회 공동의회 해설

복음뉴스 0 2017.08.14 23:23

 

1237527613_ZOBV9jo4_936b6e22f7db660353a9796689cfccab8337d49a.jpg 공동의회를 마치며 하나님께 주기도문을 올려드리고 있는 필그림교회 교인들 

 

필그림교회(담임 양춘길 목사)는 미국장로교단 탈퇴와 ECO 교단 가입을 결정하는 공동의회를 13일(주일) 오전에 개최됐다. 오전 10시에 드린 연합 예배 후에 진행된 공동의회를 통해서 필그림교회는 미국장로교단 탈퇴와 ECO 교단 가입을 결정했다.


공동의회를 통하여 1) 필그림교회 미국장로교단으로부터의 탈퇴안 인준의 건, 2) ECO 교단 가입 인준의 건, 3) 법원 제출용 헌법, 내규 및 면세법인 정관 인준의 건, 4) 현 당회원의 잔여 임기 적용 인준과 현 공천위원회 유지 인준의 건, 5) 재산권 방어를 위한 임시 공동의회를 당회(이사회)가 즉시 소집할 수 있는 권한 부여 인준의 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이번 공동의회를 통하여 다루어진 안건들을 간략히 살펴보겠다.


미국장로교단 탈퇴


가장 큰 관심은 "필그림교회 미국장로교단으로부터의 탈퇴안 인준의 건"의 표결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인가였다. 이 건이 부결되면, 나머지 안건들의 통과는 전혀 무의미한 것이었다. 첫번 째 안건을 제외한 나머지 네 개의 안건들은, 첫번 째 안건이 통과되어야 적용될 수 있는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필그림교회 미국장로교단으로부터의 탈퇴한 인준의 건"은 의안의 이름은 조금씩 달랐을지라도, 이미 두 차례나 다루어졌었다. 첫번 째는 필그림교회 단독 결정으로 소집된 공동의회에서, 두번 째는 미국장로교 동부한미노회의 주관으로 개최된 공동의회에서 다루어졌었다. 첫번 째의 투표에서는 97%의 필그림교회 교인들이 미국장로교단을 떠나기를 원했었고, 두 번째의 투표에서는 92%의 필그림교회 교인들이 미국장로교단과의 관계를 해소하기를 원했었다. 어제 공동의회에서는 98가 넘는 필그림교회의 교인들이 미국장로교단을 떠나기를 원했고, 공동의회 개표 직후 양춘길 목사는 "오늘 투표 결과 필그림교회는 미국장로교 교단을 탈퇴하게 된 것을 선언합니다"고 말했다.


ECO 교단 가입


두번 째 안건은, "ECO 교단 가입 인준의 건"이었다. 필그림교회가 미국장로교단(PCUSA)을 탈퇴한 후에 ECO(복음언약장로교, Evangelical Covenant Order of Presbyterians)에 가입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ECO는 PCUSA 에 속해 있던 교회들이 미국장로교의 동성애 정책에 반대하여 2012년 1월에 새로 만든 교단이다. 2017년 현재 이 교단에는 16개 노회, 347개 교회, 517명의 목사가 속해 있다. 미국장로교단 등에서 나온 11군데의 한인교회들이 속해 있다. 미동부에서는 뉴저지에 있는 뉴저지드림교회(담임 권기현 목사) 한 곳이 속해 있다. ECO는 보수적인 신학 노선을 따르고 있으며, 재산권이 교회에 속해 있다. 필그림교회는 ECO 교단 가입을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 8월 말 쯤에 교단 관계자들이 필그림교회를 방문하여 목사와 장로들을 인터뷰할 예정으로 있다.


헌법, 내규 및 면세법인 정관


세번 째 안건은, "법원 제출용 헌법, 내규 및 면세법인 정관 인준의 건"이었다. 미국장로교단을 탈퇴한 필그림교회가 앞으로 적용하고 지킬 헌법, 내규 및 면세법인 정관의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지를 묻는 것이었다. 양춘길 목사는 투표에 앞서 "정관의 내용을 이미 설명했고, 그 내용이 교회 게시판에 게시되어 있다"고 밝혔다.


현 당회원 잔여 임기 적용 및 공천위원회 유지


네번 째 안건은, "현 당회원의 잔여 임기적용 인준과 현 공천위원회 유지 인준의 건"이었다. 필그림교회가 미국장로교단을 떠난 후에도, 현재의 당회원들과 공천위원들은 각자의 임기가 만료될 때까지 당회원과 공천위원의 자격을 그대로 가져도 되는가를 묻는 것이었다. 이 안건이 통과됨으로써, 필그림교회의 당회원들과 공천위원들은 소속 교단의 변동에 상관없이 각자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당회원으로서의, 공천위원으로서의 지위를 그대로 갖게 되었다.


재산권 방어를 위한 공동의회 24시간 전 공고로 개최 가능


다섯 번째 안건은 "재산권 방어를 위한 임시 공동의회를 당회(이사회)가 즉시 소집할 수 있는 권한 부여 인준의 건"이었다. 공동의회를 소집하려면 공동의회가 열리기 1주나 2주(이 기간은 헌법 또는 내규에 규정되어 있다) 전에 미리 공고를 해야 한다. 다섯 번째 안건은, 공동 의회 소집에 필요한 1주나 2주의 공고 기간을 "재산권 방어"를 위해서는 24시간 전에만 공고하면 공동의회를 소집할 수 있게 하겠는가를 묻는 것이었다. 공동의회를 소집하려면 24시간 전에 교회 홈페이지에 공고하고, 카카오톡이나 전화 또는 이메일을 이용해서 교인들에게 통지하면 가능하도록 했다. 교회의 재산권 방어를 위하여 교인들의 의견을 급히 구해야 할 경우에, 공동의회를 즉각 열어서 대처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 이는 "재산권 방어"를 위해서 필요한 중요한 결정을 할 때는 당회 혼자서 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반드시 공동의회를 통해서 결정해야 한다. 그 결정을 빨리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공동의회 개최 공고 기간을 24시간으로 줄인 것이다.


필그림교회의 교단 탈퇴 선언은 또 다른 다툼의 시작


필그림교회가 미국장로교단을 탈퇴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선언한 것은 미국장로교 동부한미노회와의 사이에 쌓여 있던 모든 문제들을 해소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미국장로교 동부한미노회가 필그림교회를 "놓아주지" 않는 한, 갈등은 계속 되어질 것이다. 재산권(건물)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미국장로교 동부한미노회는 교회 재산권의 "신탁"을 내세워, 미국장로교단 탈퇴를 선언한 필그림교회에게 현재 필그림교회가 사용하고 있는 교회 건물에서 퇴거하라고 요구할 것이 분명하다. 이에 필그림교회가 순순히 응한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되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필그림교회의 교인들 중에는 "건물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


필그림교회의 딜레마는 재산권(건물)을 지키기 위하여 세상 법정에 호소하기가 어렵다는 데에 있다. 필그림교회가 미국장로교단을 탈퇴하겠다고 하면서 계속해서 주장해 온 것이 "신앙 양심에 따른 동성애 문제"였었다. 그랬던 필그림교회가 재산권(건물)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신앙 양심에 따른 동성애 문제"가 교단 탈퇴의 이유였다는 일관된 주장을 필그림교회 스스로가 부정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딜레마는 미국장로교 동부한미노회에도 있다. 재산권(건물) 때문에 세상 법정에 제소하게 되면, '교회의 일을 세상 법정으로 끌고 간 교단'이라는, '동성애 문제에 반대하여 미국장로교단을 떠난 필그림교회의 건물을 차지하려는 교단'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바라만 보고 있을 수도 없는 것은, 노회의 권위가 크게 손상될 뿐만 아니라, 유사한 모습의 일들이 계속해서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떨쳐낼 수 없기 때문이다.


"'필그림교회'라는 이름도 못 써"


미국장로교회와 필그림교회 사이의 문제가 재산권 다툼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장로교단에 남기를 원하는, 필그림교회의 미국장로교단 탈퇴에 반대하는 필그림교회의 교인들을 돌보아야 하는 책임이 노회에 있다"는 것이 미국장로교 동부한미노회의 주장이다. 미국장로교 동부한미노회는 이 교인들에 대한 보호를 이유로 내세워 필그림교회를 지키겠다고 나설 것이다. 동부한미노회의 한 관계자는 복음뉴스에 보낸 메시지를 통해 "이제 양춘길 목사와 그를 따르는 교인들은 더 이상 필그림교회 교인이 아닙니다. 그 교인들은 '필그림교회'라는 이름조차 쓸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필그림교회의 미국장로교단 탈퇴 선언은 다툼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다툼의 시작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 다툼이 확산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서 속히 싸움을 끝내기를 바라고 있다. 큰 교회답게, 큰 노회답게, 큰 결단을 내려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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