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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산 목사의 축사와 황상하 목사의 답사

편집인 0 2017.06.02 09:33

 

축사에 나선 이만수 목사는, 한국에 있는 황상하 목사의 친구 최충산 목사가 보내온 축하의 글을 대독했다.


아래는 최충산 목사가 보내온 축하의 글이다. 


온죽 황상하 목사님이 좋은 책을 내신 것을 먼 곳에서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저는 온죽의 호를 지어져 준 사람입니다. 황 목사의 사람됨을 어려서부터 보아 온 저는 대나무의 꼿꼿함과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임을 늘 느꼈습니다. 불의를 보면 정연한 논리로 분석하고 나셔서 그것을 표명하여 깨우치고 그러면서도 그 속에는 깊은 정과 사랑이 흐르는 따뜻한 대나무 같은 사람. 요즘 돌아다니는 말로 하면 사람 냄새나는 목사입니다. 겸양지덕을 갖춘 목사입니다. 그래서 저는 온죽을 기독교 선비라 표현해 보았습니다. 올곧은 선비이면서 눈물을 흘릴 줄 아는 목사입니다.


그가 오래 동안 쓴 글을 모아 책을 펴냈습니다. 단순한 책이 아니라고 봅니다. 몇 가지 점에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첫째, 성경적 세계관에 입각한 사상적인 수상집을 냈다는데 축하드립니다. 많이들 내는 설교집이 아니라 평생 성경적인 관점에 입각하여 현실의 문제를 기피하지 않고 총체적으로 다루는 신학적 수상집입니다. 이것은 수십 년에 걸친 그의 탐구의 결과라는 점에서 축하드립니다.


둘째, 미주에 있는 지도자들과 신학생 또는 고민하는 성도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주는 칼럼을 모아 책을 낸 것을 축하드립니다. 감히 말한다면 미주에 있는 지도자들과 신학생들과 생각 있는 교인들의 근본 문제는 신학적 안목의 부재에 있다고 봅니다. 온죽은 이 면을 수년간 그의 고급한 칼럼으로 잘 보충하고 향도 했다고 봅니다. 이것은 미주에 있는 교회와 다음 세대에 구체적으로 기여한 신학적 공로라고 생각합니다.


셋째, 요즘 그의 글이 더욱 깊이를 더하고 있다는데 축하드립니다. 요즘 칼럼은 성경과 사상 그리고 현실적 대안들이 잘 어우러진 사상적 수필을 쓰고 있습니다. 그의 작업이 어디까지 전개될지 알 수 없지만 많이 기대됩니다. 온죽이 뉴욕 칼리지 포인트에 있는 그의 집 사랑하는 남새밭을 정성 들여 가꾸는 것은 그의 사상을 다듬는 작업입니다. 살아있는 채소를 만지고 들어와 온죽은 뉴욕과 세계의 교회와 세상을 품에 안고 경건하게 글을 쓰는 것입니다. 가히 기독교 선비라 할 수 있지 않습니까? 결코 떠벌리지 않으면서 정곡을 찌르고 성경적인 기초 위에 생각하고 행동할 것을 촉구하는 것입니다. 가히 좋은 선생입니다.


온죽의 말이 책으로 나온 것을 껄껄 웃으며 축하합니다.


대한민국 한 구석에서 온죽을 늘 그리워하는 친구 최충산  

 


황상하 목사의 답사이다.


책 서문에서 밝혔듯이 어쩌다가 제가 책을 내게 되어서 요즘 제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벌거벗고 다니는 기분입니다. 표정관리도 잘 안 되고 처신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저를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책을 내는 것도 그렇고 이런 모임을 갖는 것도 저 스스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입니다. 몇몇 지인들이나 제 글을 읽은 분들이 책을 내면 좋겠다고 하였지만 이미 인터넷에 오픈되어 있는 글이고, 이런 수준의 글을 책으로 낸다는 게 출판홍수 시대에 사람들을 짜증나게 하는 일이 아닐까 싶어 많이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지나가는 말로서가 아니라 진지하게 권하는 몇몇 분들이 있어 책을 내볼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지만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격으로, 저는 저의 책 내는 일을 스스로 시작할 위인이 못됩니다. 제가 그런 위인이라는 것을 잘 아시는 저의 형님이 자꾸 권하셨고 또한 일을 직접 시작하셔서 책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또 책을 만들려면 돈이 적지 않게 들어가는데, 제가 돈이 어디 있습니까? 형님께서 형제들이 조금씩 보태면 안 되겠느냐고 해서 시작을 했지만 막상 시작하니까 다들 여유 있게 사는 게 아니니까 쉽지 않았고 형님께서 어려운 중에 거금 천불을 도와 주셨고 큰 딸 아이가 천불을 보태주었고 나머지 오천불은 론을 얻어서 책을 만들었습니다. 그 와중에 경제적 갈등이 생겼습니다. 이 책이 집을 담보로 에꾸디 론을 얻어서 낼만큼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망설였습니다. 그렇게 갈등하는 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세미나 강사나 연합집회 강사들은 몇 만 불씩, 혹은 몇 천 불씩 내면서 설교도 하고 강의도 한다는데 몇몇 분들에게라도 유익이 된다면 책을 만드는 것도 괜찮겠다는 아전인수 격의 생각으로 책을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주위에 있는 여러분들이 너그러운 마음으로 격려 해 주시고 용기를 주셔서 책을 냈습니다. 몇몇 분들에게 책을 드렸는데, 일반적으로 저자가 책을 지인에게 줄 때 앞 페이지에 ‘혜존’(惠存)이라고 쓰는데, 사실 이것은 용어를 잘 못 사용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선비들이 서로 문집을 주고받을 때 책을 받은 사람이 겉표지에 문집이름을 적고 속표지에는 누구에게서 언제 받았는지를 적은 다음 책을 준 사람 이름 끝에다 '은혜롭게 주시기에(惠) 잘 보존(存)하겠다'는 뜻으로 '혜존'이라는 말을 적어 고마움을 나타내던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혜존이라는 용어는 책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받은 사람이 쓰는 용어라고 합니다. 저는 혜람이라고 썼습니다. ‘혜람’(惠覽)은 헤아려 보아 달라는 뜻입니다. 


부디 헤아려 읽어주십시오. 서툴고 부족하고 잘못된 것도 많을 것입니다. 혹시 조금이라도 유익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제 것이 아니고 훌륭한 선각자들의 것입니다. 제게 영향을 끼친 기억나는 선각자들의 계보를 귀납적으로 대강 더듬으면 한국인으로는 박윤선, 강원룡, 손봉호, 최낙재, 홍창표, 김진홍, 박영선, 정용섭 등이고, 외국인으로는 로이드 존즈, 존 스토트, 라인홀드 니버, 존 머레이, 에드문드 클라우니, 리차드 개핀, 코넬리우스 반틸, 게할더스 보스, 헤르만 바빙크, 아브라함 카이퍼, 존 칼빈, 어거스틴, 바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중에는 신학적으로 동의할 수 없는 분들도 있지만 많은 도전과 유익을 받았습니다. 그 외 많은 철학자들에게 배웠고, 역사가 중에는 헐버트 버터필드의 책을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몇 년 전에는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철학과 인문학 고전 77권을 정리해 놓은 파일이 있어서 다운해서 아이패드에 담아놓고 시간 나는 대로 읽고 참조합니다. 제가 들고 다니는 아이패드가 보배입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렇게 좋은 것을 주셨을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하나님께서 제게 너무나 큰 은혜를 주셨는데, 그 은혜는 좋은 친구들을 주신 것입니다. 여러 좋은 친구들이 있지만 한국에 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의지하는 친구는 오늘 축사를 보내준 최충산 목사와 정관호 목사입니다. 이 두 분은 제가 언제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보는 저의 선생이고 멘토입니다. 그러다가 정관호 목사가 미국으로 와서 저도 따라 왔습니다. 미국에 올 때 최충산 목사에게 같이 가자고 설득했지만 설득에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에 와서 이길호 목사를 만난 것이 저에게는 너무나 큰 은혜입니다. 총신에서 같이 공부했지만 이길호 목사의 진가는 미국에 와서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길호 목사가 책을 내야하는데..., 저는 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길호 목사에게 있는 개혁신학과 사상과 학문적 자원을 끌어낼 수 있을까, 그냥 두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여기 계신 분들 중에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몇몇 목사님들이 모여 개혁주의 신학연구회 라는 모임을 만들어서 교제하고 있는데, 사실 저의 드러내지 않은 욕심은 이 모임을 통해 이 목사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을 끌어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가까이 사귀면서 늘 배우고 신학과 사상을 교정 받고, 개인적으로 받은 은혜도 큽니다. 20 여 년 동안 신학과 사상과 가치관에서 한 번도 엇갈린 적 없이 신학과 경건의 길에 의기투합이 되어 얼마나 큰 위로와 힘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이길호 정관호 최충산 이 세 친구는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너무나 큰 은혜입니다. 이 이름의 순서는 가나다순입니다. 이 세 친구 뿐 아니라 제가 가까이 사귀지 못해서 진가를 잘 몰라서 그렇지 여기 계시 분들이 다 제가 배워야 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남수 목사님과 조문휘 목사님도 만날 때마다 격려의 말씀을 주신 것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나이가 점점 들어가니까 제 주변에 있는 모든 분들이 다 귀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젊었을 때는 성격이 까칠해서 좋은 친구를 많이 못 사귀었는데 요즘은 마음이 넉넉하고 온유한 사람이 그렇게 부럽습니다. 정관호 목사가 가끔 ‘황 목사 다 썩었다.’고 하는데, 제게는 그 말이 참 좋게 들립니다. 왜냐하면 주제를 조금은 파악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이 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다 저보다 스마트 하고 덕이 있는 분들인 것을 알면서도 이런 책을 낸 것을 너그러이 혜량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멘넷을 통해 제 글이 여러 사람들에게 읽혀지도록 해 주신 이종철 집사님의 노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적극적이지 못해서 글을 보내드리지 못하고 늘 이종철 집사님이 저희 교회 홈페이지에 올린 것을 픽업해 가십니다. 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 개인이나 교회가 도와 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래도 제 글을 읽기 위해 아멘넷에 들어온다는 분들도 있으니까 마음의 빚이 조금은 가벼워지기도 합니다. 인터넷은 참으로 대단합니다. 제가 가끔 제 글을 가져가는 분들을 추적해봅니다. 한국의 시골이나 섬 교회 홈 페이지에도 올라가 있고, 전 세계 꽤 여러 한인 교회 홈페이지에도 올라가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 트위트나 페이스북, 그리고 한인회나 선교 단체나 신학 연구회나 이단 연구 모임 같은 기관의 홈페이지에도 올라가 있고, 어떤 분은 아예 자기 책에 저의 글의 어떤 부분을 자기 글처럼 올려놓기도 했고, 어떤 신학교 교수는 공개 된 글에서 저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요한 웨슬레가 ‘전 세계가 나의 교구다.’라고 했다는데, 가까운 친구가 ‘황 목사님은 전 세계가 황 목사님의 교구인데...’라고 해서 그런가 라는 생각을 하며 어쭙잖게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번 총회에서 저의 글에 관심을 보여주신 몇몇 분들에게 책을 드렸는데, 어느 목사님은 봉투에 100불을 넣어 건네주어서 제가 이러지 마세요 라고 사양하며 되돌려 주려고 했더니, 출판비에 보태라고 하였습니다. 출판비를 걱정해 주는 배려에 제가 적지 않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몇 주 전에는 어떤 연유로 9년 째 감옥에서 지내시는 분으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어떤 경로로 저의 글을 읽게 되었는데 바른 믿음으로 바르게 살 수 있도록 목사님의 책이나 글이나 설교를 통해 배우고 싶다며 그런 것을 보내 줄 수 없겠느냐고 하여 기쁜 마음으로 책을 한 권 보내드렸습니다. 옥중 생활 9년차이니, 아마도 제 책의 가장 진지한 독자가 아닐까 하는 마음에 책 내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모임을 자기 일처럼 주선해 주신 허민수 목사님과 정관호 목사님과 말씀을 전해주신 이길호 목사님과 순서를 맡으신 분들과 관심을 보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립니다. 감사합니다.

김동욱 기자 ⓒ KimDongWook5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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