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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학 이야기(36)

조경현 0 2019.09.02 23:45

사진/ 도서관(Joe & Mansueto) 전경

 

시카고대학교 투어

 

미국에는 유명한 대학들이 많다. 동부에는 소위 IVY리그 대학들이 곳곳에 포진되어 있으며, 서부에도 역시 이름만 대면 버클리, UCLA 등 유수한 대학들이 꿈과 야망을 가진 학생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시카고에도 역시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대학들이 있다. 그 가운데 두 학교를 꼽으라면 시카고대학교와 노스웨스턴대학교이다. 

후자는 1990년대 나의 바로 윗 동서가 오래 전에 졸업한 학교이다. 그래서 이곳에 와서 에반스톤을 여러 번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호수를 끼고 있는 캠퍼스가 참 아름답다. 아마도 내가 지금껏 이곳에서 방문했던 캠퍼스 가운데 정말 매력적인 곳이라 할 수 있다. 반면에 시카고대학교는 그런 매력은 없다. 학비도 비싸고 단지 55번가와 61번가 사이에 위치한 학교이므로 캠퍼스도 그리 크지도 않고 매력도 없다. 하지만 전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이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서 애쓴다. 

요즘은 입학 철이라 대학 캠퍼스 투어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미국에 있는 대학들은 좋은 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해 겨울이 지난 후 보통 3월부터 캠퍼스 투어를 실시한다. 동부에 있는 대학들도 매일 재학생들이 리드하는 투어(8월 여름에도 투어)를 실시하는데, 내가 청소년 미국 비전 트립 할 때 나도 몇 번 참가한 적이 있다. 

내가 다니는 학교(CTU연합 프로프램)는 시카고대학교와 거의 맞붙어 있어 공부하는데 편리하다. 이곳의 학교는 주변의 학교들 간에 서로 일정한 프로그램을 공유, 학과목 뿐만 아니라 편의시설도 포함한다. 듣기로는 미국의 대학들이 주로 그런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도서관일 경우 자기 학교에서 일정한 서류만 준비해서 원하는 도서관에 가면 한 학기 동안 자신이 이용하고자 하는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식당, 체육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이용한다. 물론 체육관일 경우 일정한 비용(저렴함)을 지불해야 한다. 이곳에서는 17불이다. 

나는 이 시스템을 주로 이용하고 있다. 아마도 내가 주로 활동하는 곳이 시카고대학교 도서관, 식당, 커피 카페, 그리고 체육관이다. 그래서 이 학교의 시스템을 어느 정도 파악 했고, 역사도 읽어서 대략 알고 있다. 이런 사실을 서버브에서 사역하고 있는 어느 목사님이 알고, 한국에서 시카고에 방문한 학생들은 내게로 연결해 주기도 하였다. 

지난 겨울에도 두 팀을 내가 가이드 해 준 적이 있다. 한 팀은 목회자 팀이고, 한 팀은 한국의 대학생들이다. 가이드는 내게 보람 된 일이었다. 내가 주로 가이드 해 주는 곳은 대학교의 도서관, 박물관, 그리고 캠퍼스 이곳 저곳. 학교 규모가 작기 때문에 2-3시간이면 족하다. 

그런데 이 학교가 유명한 것은 이 학교 출신 가운데 노벨상 수상자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사실 오래 전(약 1900년 전후)에 록펠러가 이 학교를 인수하기 전에는 그리 유명한 학교가 아니었다고 한다. 그리고 록펠러가 이 학교를 인수 할 당시에는 반대 여론이 많았다고 들었다. 이유는 그 당시 록펠러의 명성이 좋이 않았기 때문이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록펠러는 이 학교를 인수하여 시카고에서 가장 좋은 학교로 성장시키는데 그 역할을 감당했다고 하니 아이로니칼 하다. 

시카고대학교는 경제학 분야에서 유명하다고 들었다. 특히 유대인들이 이 학교를 많이 선호한다고 한다. 그 만큼 유대인들이 미국의 경제에 기여한다는 것일 게다. 그러나 나는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잘 모른다. 또한 동문들이 이 학교를 위해 많은 후원을 한다고 한다. 이곳에 우주 모양의 도서관(Joe & Mansueto)이 있는데, 이 건물 역시 동문 가운데 한 사업가가 후원해서 지었다. 

나라든 사회든, 그리고 기관이든 발전하려면 사람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건물을 지으려 하지 않고 사람을 키운다고 한다. 왜냐하면 결국에는 사람만이 남기 때문이다. 

난 시카고대학교를 보면서 한국의 대학들을 생각해 보았다. 사실 한국에는 대학은 많지만, 세계적으로 기여하는 학교는 어느정도 되는가. 그것을 경영진 탓이니, 재정 탓이니, 학생들 수준 탓으로 돌리면 어리석다. 학교가 발전하고 성장하려면 여러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해야 할 것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교수진들이다. 학생들은 선생의 가르침에 따라 자란다. 주물은 그 형틀에 따라 나오듯이 학생들은 선생들의 가르침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들은 가르치는 선생들이다. 

그런데 교수들이 본질이 아닌 돈과 명예, 그리고 세상적 자랑만 추구한다면 그 학교에 그 학생들은 뻔하다. 요즘 한국의 대학들의 관심은 생존이다. 이제 과거처럼 학생들을 모집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한국인의 교육 열 때문에 박사 학위를 가진 이들은 넘쳐 난다. 그리고 인구 절벽 시대를 맞아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대폭 감소하였다. 그래서 학교들은 생존키 위해 학과를 통폐합 시키거나 교수들의 수를 줄이고 있다. 아니 이런 시대가 올 줄 몰랐던 말인가. 

미국에서 많은 한국인들이 유학을 한다. 그런데 이들은 교육을 마친 후 한국으로 되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일본인들은 자국 안에서 얼마든지 학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에 굳이 미국에 까지 공부하러 오지 않는다고 들었다. 선진국의 특징이다. 유럽의 나라들도 비슷하다고 본다. 유독 미국에 유학을 오는 나라는 중국과 한국, 동남아시아 약간, 그리고 아프리카 등지에서 오는 듯 하다. 

이제 한국의 유학 개념을 재정비할 때가 된지 오래되었다. 한때 조기유학의 열풍이 분 적이 있었다. 조기유학 10년이 되었을 때, 정밀하게 분석해 보니 유학생들에게 돌아오는 이득이 별로 없었다는 판단을 내렸다. 지금은 조기유학이 시들해 진 것이 사실이다. 유학은 정말 필요한 공부를 위해 해야 한다. 간판(학벌)이나 명예를 얻기 위한 유학 이라면 그 유학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본질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이것을 기억하면 좀 더뎌도 언젠가는 그 목적으로 이룰 수 있지 않겠는가.

 

# 시카고대학교, 노스웨스턴대학교, 도서관, 캠퍼스 투어, 록펠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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