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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유학 이야기(6)

Khcho 0 2018.05.22 19:46
CTA는 무엇인가 

그렇게 백치처럼 나의 시카고의 생활은 시작되었고, 이제는 Cornell(하이드팍 부근 거리)에서 좀 벗어나 다운타운으로 가고 싶었다. 헌데 해결해야 할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그것은 버스나 전철을 탈 수 있는 대중교통 카드를 구입하는 것과 교통편이다. 일단 구글을 통하여 교통편을 알아보고, 그 다음엔 Ventra(시카고의 교통카드) 카드를 구입해야 한다는 것까지 알아냈다. 모든 일은 안 후에는 쉽지만, 알기 전까지는 어려운 것이 외국 생활이다. 

한국에서는 모든 것이 익숙하기 때문에 문화에 대해선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지만, 낯선 외국에 오면 하나부터 열까지 그 나라의 기본 문화를 배워 나가야 한다. 먹는 것, 입는 것, 타는 것, 잠 자는 곳 등 유치원생처럼 배워야 생활이 가능하다. 

CTA는 이곳 시카고의 대중교통 체계이다. 우리 나라와 비슷한데, 교통수단을 이용하려면 이 체계를 알고 있어야 한다. 이곳은 한국처럼 버스와 전철이 연계되어 운영되고 있었다. 그래서 먼저 밴트라 카드를 구입해야 하는데, 이 카드를 판매하는 곳이 이곳 저곳에 있는데, 주로 작은 잡화 가게에 있으며, 전철 역에서는 기계에서 판매를 한다. 

나는  이런 정보를 가지고 동네에 작은 가게를 찾아 갔다. 숙소에서 200미터 떨어진 곳의 작은 구멍가게, 그곳에 가서 카드값 5불, 그리고 20불 충전을 하니 이제는 어디든 갈 수 있는 준비를 갖춘 셈이다. 나선 김에 버스 #6을 타고 다운타운으로 향하였다. 약 20-25분 정도 갔을까!? 내가 내린 곳은 밀레니엄 팍(Millennium Park)이다. 다운타운 이야기는 다시 이야기 할 예정이지만, 밀레니엄 팍은 시카고에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 가운데 한 곳으로서 땅콩 모양의 조형물이 있어, 그 조형물로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것이 특징이다. 

아직 2월이라 날씨가 쌀쌀 하였지만, 관광객들은 날씨와 상관없이 많이 나와 있었다. 나도 그들 틈에 끼어 핸드폰 카메라를 이용하여 이곳 저곳을 담았다. 이곳은 첫째 아들이 시카고에서 공부할 때 찍어 보냈던 기억이 있어 남다른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가장 먼저 찾은 이유이기도 하다. 

점심 시간이 되었을까? 식사할 곳이 찾았다. 둘째 아들이 미국에 가면 서브웨이가 가격도 저렴하고 건강에도 좋은 야채가 많이 드 간 음식이라며 강추 해 주었던 기억이 있어 가까운 집을 찾았다. 점심 한 끼에 7-8불 정도면 해결할 수 있었다. 식사 후 나는 다운타운 여기저기를 걷고 싶었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오는 곳이 시카고 강(Chicago River)이었다. 시퍼렇게 흐르는 강물이 어찌나 춥던지, 계속 걸어서 북쪽으로 올라갔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은 무디 신학교 이었다. 

그곳은 이미 전에도 한 두 번 방문했던 곳이었다. 하지만, 어찌하다 보니 바로 그 근처에 내가 와 있어서 다시 한 번 방문하게 되었다. 오후에는 약간의 눈발도 날리고 있었다. 학교 로비에 들어가는 친절한 직원이 어떻게 왔는지 묻고, 방문자 명찰을 만들어 주었다. 하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이 넓은 학교를 둘러 보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듯 싶었다. 그 건물 안에 친절해 보이는 백인 학생이 눈에 들어 왔다. 

그에게 다가가 조심스레 내가 이 학교 방문자인데, 이 학교를 안내해 줄 수 있느냐고 하니까, 좋다고 해서 그의 도움을 받아 학교의 채플, 강의실, 각종 편의 시설, 심지어는 남자 기숙사까지 볼 수 있었다. 그런데 가장 맘에 와 닿는 곳은 체육관 수영장이었다. 친구 이 목사는 과거 시카고에서 공부할 때 아내가 이 학교를 다녀, 아내를 픽업하기 위해 기다리는 동안 수영장을 이용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더 관심이 쏠렸다. 

말이 나온 김에 무디 신학교는 영어로 Moody Bible Institute 라 표기 한다. 이는 대학 수준의 성경학교라는 의미이다. 이 학교의 설립자는 D. L. Moody이다. 그는 19세기 말에 시카고의 유명한 부흥 강사였다. 공적인 교육은 받은 적은 거의 없지만, 하나님의 말씀으로 직접 사사 받아 복음을 세상에 전했던 인물이었다. 그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특히 그 시대에 젊은이들은 그의 설교를 통해 전 세계에 흩어져 복음을 전하는 일꾼들이 되었다. 그런 그가 이 학교를 설립할 때 대학생들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는데, 그 전통이 지금도 남아 있단다. 

그래서 이 학교는 내게 더 진한 감동으로 다가왔는지 모른다. 그 학생의 도움을 받아 학교 투어를 다 마치니 5시 정도가 되었다. 이젠 돌아갈 시간. 구글을 검색해 보니 가까운 전철역이 있었다. 레드 라인(Red Line)이니 그 전철을 타고 해리슨역에서 하차하여 다시 버스 #6번을 타면 숙소를 갈 수 있었다. 

그 날은 그렇게 시카고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다운타운으로 외출을 한 날이었다. 느낌 상 그 날은 가장 기분 좋게 잠을 잤던 날인 듯 하다. 아마 꿈 속에서 무디를 만나고 싶은 바램이 있어서 였을까? 이 날은 아직 수업이 시작되기 전이기에 약간의 여유가 있었다. 문제는 내일부터 먹는 문제가 있었다. 

외국에 나오면 가장 어려운 문제 가운데 하나가 먹는 것이다. 여기서는 한국 마켓이 없다. 있다면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현지 마켓 뿐이다. 이곳에서 생존하려면 먹는 방법을 알아야 하는데, 아직은 어떻게 먹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하고 한국에서 가지고 온 햇반과 라면에 의존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서 내일은 마켓 탐험을 가야 한다. 또 어떤 모험을 해야 할지 기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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