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세월
정말 아찔한 세월이었다. 아버지 병환 때문에 한국에서 시카고로 돌아 왔을 때, 컴퓨터에 어떤 문제가 생겼다. 별거 아니라고 판단하고, 비전문가인 내가 부팅 문제를 해결하려다 아뿔사! 그간 공부했던 모든 자료를 분실하였다. 설마라는 말을 실감했을 때는 그 논문자료는 어디에도 없었으니까.
그러니까 지난 1월 28일(월)에 맥북 컴터의 부팅이 안되었고, 다음날 29일(화)에는 Mac OS가 내 컴퓨터에서 포맺이 되어 그간 작업한 모든 데이타가 날아간 것이다. 해서 가까운 컴퓨터 센터로부터 다운타운 애플 스토아에 이르기까지 내가 갈(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지만 헛수고였다. 심지어는 한 가닥 기대감을 가지고 LA까지 갔지만 허사였다.
헌데 시카고로 돌아오는 길에 LAX공항에서 불연듯 스치는 어떤 아이디어가 있어 컴퓨터를 열고 Icloud을 열었을 때 한 가닥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그것은 혹시 맥북과 그것이 연동되었을 거라는 것. 하지만 내가 Icloud의 페스워드를 기억치 못하는 것이 문제였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날 다운타운에 있는 애플 스토아를 찾았지만, 불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을 땐 절망이었다.
그러나 내 속에서는 포기할 수 없는 어떤 열정이 넘쳐났다. 혹시나 해서 새롭게 셋업한 맥북을 켜서 이멜을 열었을 때,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거기에 있었다. 할렐루야! 그러나 락(Lock)이 걸려있어 8시간이 흐린 뒤에야 새로운 패스워드를 만들 수 있었다. 그 시간을 기다라는 것이 얼마나 길고 긴 시간인지…
결국 오늘 결전의 날에 전쟁에 나가는 전사처럼, 맥북을 열고 새로운 패스워드를 만들고, Icloud 드라이브를 열었을 때, 내가 그동안 작업했던 모든 파일이 그곳에 그대로 잠자고 있지 않은가. 이렇게 해서 지난 1달 동안의 억압과 굴레에서 진정으로 벗어나는 자유를 만끽하게 되었던 것.
나는 이 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직도 생각해야 할 많은 교훈이 있지만, 미국에서 2년 동안 공들여 쌓은 노력과 열정을 한 순간에 날라갔지만, 잃었다가 드라크마를 찾은 그 여인처럼 이제는 넘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다. 이제 4월 디펜스 하기까지 시간은 남았으니 낼 부터 침묵정진하려고 한다. 나는 이 자유와 기쁨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려 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