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오늘 시카고에 온다. 약 5-6년 전에 람(당시 TIU 유학)이를 만나기 위해 나와 함께 이곳에 방문한 적은 있었지만, 단 일 주일 정도 머물렀을 뿐이었다. 그것도 학교 부근 숙소에 주로 있어서 시카고 이곳 저곳을 살펴 볼 시간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은 좀 다르다. 내가 이곳에 벌써 약 2년 동안 살고 있으니 그녀가 오면 다닐 곳이 참 많다. 아내가 이곳에 오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한국에서 바쁘게 사역을 하다가 특별한 휴가(?)를 얻었기 때문. 해서 내가 비행기 티켓을 끊어 보내준 것이다.
그간 아내가 한국에서 둘째와 나를 후원하기 위해 많이 애썼다. 게다가 첫째까지 챙기느라 고생을 참 많이 했다. 물론 아내로서 엄마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었으나 남편으로서 나는 애잔하기까지 했으니까. 해서 내가 그녀를 초청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그녀가 시카고에 도착하면 지금은 겨울이기에 많은 곳에 다닐 순 없다. 내게 자동차가 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혼자 지내는 처지이기에 차를 유지하지 않고 있으니까. 그러나 이곳 시카고는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고, 필요하면 우버(Uber)을 이용할 수 있기에 움직이는 것은 불편함이 없을 듯하다. 어쩌면 불편해도 자동차보단 대중교통의 이점이 더 많을 것 같다. 빠르게 다니면 편리하겠지만, 천천히 다니면 느낌이 더 많지 않은가.
나는 아내를 위해 많은 준비를 하진 못했지만, 일단 그녀가 이곳에서 쉼을 가져야 하기에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러나 가끔 식사는 내가 준비하도록 하려고 하는데 나의 손맛이 맞을지는 모른다. 해서 그간 내가 익힌 음식 메뉴를 적어 보았다. 닭볶음탕, 우거지국, 스테이크(연어, 소고기 등), 감자야채볶음. 새우젖 호박찌게, 피자, 스파게티 등. 그리고 주변에 맛집들이 있어 시카고대학교 식당, 오바마 식당 등에서 맛난 음식을 즐길 것이다.
볼 거리도 생각해 두었다. 우선, 내가 공부하고 있는 MTS, CTU, 시카고대, 노스웨스턴대 등을 보여 줄 것이다. 그리고 다운타운과 주변의 관광지, 미시간 호수를 거닐 것이다. 12월 24일 성탄 전야제에는 무디 기념교회 캔들 화이어 예배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것은 아마도 멋진 추억이 되지 않을까. 아내가 오면 함께 많은 경험을 하고 싶지만, 나도 논문을 마무리해야 할 때이기에 그리 욕심을 부릴 순 없다. 사실, 캐나다에 처형이 살고 있고, LA에 둘째(현재 유학 중)가 있지만 그곳에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년 전 내가 시카고에 유학 올 때 아내도 함께 오려고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나만 오게 되었다. 만일 그때 함께 왔다면 어떤 결과가 있었을지 지금은 궁금증으로 남는다. 이제껏 아내는 교회와 교회 사역 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 미국도 마찬가지이지만, 한국에서 여성으로서 교회 안에서 사역 한다는 것이 너무도 벅찬 일이었다. 이제는 교회 밖에서 사역을 원한다. 나는 그녀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를 한다. 왜냐하면 여성의 리더십에 한계를 느끼기 때문이다. 해서 미국에서도 여성들은 교회 보다는 교회 밖의 환경; 병원, 학교, 그리고 그 밖에 다양한 환경에서 사역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튼 아내가 이곳에서 쉼과 안식을 얻고 다시 한국에 돌아가면 하나님이 기뻐하시고 자신이 원하는 사역에 집중할 수 있길 바란다. 약 1개월, 이곳에서 아내와 내가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미국의 경험과 그것으로 인해 하나님의 뜻을 다시 한 번 묻는 시간이 되길 지금부터 기대해 보는 것은 지금의 작은 작은 행복이요, 기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