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랑
- 양희선 -
보기만 해도 가슴 설레었다
소낙비 같이 강렬하고 햇빛 같이 눈 부시었다
바람에 말리고 햇빛에 쬐이고 추위를 이겨야 하는 아픔이었다
너무 일찍 배우고 알았는지
찔러도 아프지 않고
통곡해도 눈물나지 않고
노래소리에 흥겹게 춤추지도 않는 회색지대 회색 사랑
사랑
광야의 바람만이 알고 전해주는 사랑
다 이루시고
모르고 한 일이라며 용서해 주시길 중보하시는
차원이 다른 사랑
선악과 따먹고
그 사랑에 시름시름 하다가 병에 걸렸다
누구나 쉽게 걸릴수 있는 병
약을 먹는다
히스기야 왕의 기도를 읽는다
해 그림자를 뒤로 십도를 물러나게 하리라 하셨다 하라
해의 그림자가 십도를 물러 가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