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동안의 짧은 생각
- 양희선 -
구름 한점 없는 맑고 파란 하늘에
비행기 한대가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날아가더니 금방 사라진다.
왔다 갔다는 흔적을 알리는 듯
뿌려놓은 하얀 선들이 점차점차 그 길을 따라 사라져간다.
그렇다
말보다, 글보다, 생각보다는, 눈에 보이는 것,
저렇게 흔적을 남겨놓고 사라져가는 하얀 선 같은것들이
우리들의 살아가는 날들이 아닌가 싶다.
삶이란 이런것
보이지 않을때까지, 타인에게 잊혀질때까지
애증, 슬픔, 아픔, 기쁨을 남기고 사라지는것
죽은자들의 무덤 앞에 세워진 돌 위에는 여러가지 글귀가 새겨진다
그리스도인 들에게는 평소에 좋아하던 말씀이
삶을 생각하는 방식이 제각기 다르듯이
어떤이는 하마터라면 열심히 살다가 죽을뻔 했다는 글귀도…
잘먹고 잘살았다는
왔다가 갑니다라는 글귀도…
다들 나름대로 소신대로 소원대로 살다가 가지만은
짧은 삶속에서 무엇을 남겼을까
문뜩
그래서 어디에 가 있는지가 궁금해진다
거지 나사로와 함께 있을까
부자와 함께 있는가
육신의 울타리 너머에 또 다른 세계가 기다림을 알고서 뜻대로 사는이가 얼마나 있었을까
부자됨은 나쁘지 않지만 없는자들의 있는것을 탐내고 짧은 삶을 위해 남의 희생을 강요한 부자는 후회하며 그렇게 살지 말라고 알리려 할것이다
가난한자도 불쌍히 여김을 받기를 원하지만 게을러서 방탕해서 스스로 가난한자도 있으니
열심히 노력해도 심령이 가난하여 가난하게 살아가는 자들은
거지 나사로의 복을 받을것이다
누군가가 느닷없이 뜬금없이 사랑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언뜻 대답하기를
자기를 버리는 것, 상처가 아물어 가는 것
자기가 한 일이 잘 했다 생각되고 마음이 편안해지는것
그렇게 이야기를 한것 같은데 생각해 보니 그냥 입술에서 나오는 말일 뿐
남을 위해 나를 희생할만한 인물이 아니니 내가 할 말이 아닌듯 싶다
그럼에도 나는 안다
모르고 한 일이라고 아버지께 용서를 구하며
회개한 강도에게 낙원에 가 있으리라고 말씀하신
십자가의 사랑
독사굴에 손을 넣어도 물리지 않는 그곳
사자와 어린이가 함께 뛰노는 그곳
흰옷을 입은 자만이 갈수있는 그곳
영생의 소망이 내게 있음을
나는 또 다른 나를 안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예수님 말씀의 진리가 얼마나 쉬우면서도 어려운지를
줌으로써 받고 , 사랑함으로써 사랑 받고, 용서함으로써 용서 받는게 얼마나 힘든지를
나는 죽어서도 반의 반의 반도 따라가지 못할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고민을하고,
주님의 말씀을, 그 행하신 일들을 배우고 묵상하며
이웃을, 만나는 사람들을, 나그네같은 자들을 따뜻하게 대해주길 원하며
삶 속에서 그분의 도우심과 지혜를 간절히 열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