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감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글 : 박시훈 목사 (뉴욕함께하는교회)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살다 보면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그래서 인생은 ‘B’와 ‘D’ 사이에 ‘C’라는 말도 있다. B는 ‘Birth (태어남)’이고, D는 ‘Death (죽음)’이며, C는 ‘Choice (선택)’이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선택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선택이 너무나 중요한 것이 인간은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고, 선택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이 늘 어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고민하고 신중하게 선택한다고 해도 과연 모든 선택에 만족하고 후회가 남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연약한 인간은 모든 것을 알 수도, 볼 수도 없기에 늘 인생의 선택에 있어 불만족스럽고 후회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선택하고 살자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하는 선택을 하자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선택은 과거보다 미래 지향적이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이런 이야기가 있다.
어떤 사람이 점점 시력이 악화되어 눈이 멀어져 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의 담당 의사가 그에게 수술할 것을 권유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어서 그의 시력은 정상으로 되돌아 왔다. 그런데 수술하다가 뇌의 신경이 다쳐서 기억력에 이상이 생겼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수술을 한 결과 이번에는 기억력은 되살아나고 시력은 나빠졌다. 그러자 의사는 당황해서 환자에게 질문했다. “어느 것을 택하겠습니까? 시력입니까? 아니면 기억력입니까?” 한참을 생각한 다음에 환자는 이렇게 대답을 했다. “시력을 되찾겠습니다. 지나간 일을 기억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될 일을 눈으로 보는 것이 낫겠지요.”
그렇다 과거는 지나간 것이고, 미래는 다가올 것이니 우리는 선택을 통해서 다가올 미래를 더욱 아름답고 행복하게 열어가는 것이 인생의 지혜이다. 특별히 인생의 미래를 아름답고 행복하게 하는 선택 중에 하나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감사다. 어떤 삶의 상황과 형편에도 감사를 찾아내고 선택하는 사람의 미래는 아름답고 행복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사람들을 보면 감사를 잘 선택하지 못한다. 대신 불평, 불만, 원망 같은 것들을 선택한다.
얼마 전 아들의 이빨에 문제가 있어서 제법 큰 종합병원 내에 있는 치과에 방문하게 되었다. 분명히 예약된 시간 전에 도착하여 정상적인 접수를 했는데, 좀처럼 아들의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그렇게 먼저 왔던 사람들이 다 들어가고 우리보다 늦게 온 환자마저 치료실로 들어갔다.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 게 분명했다. 그래도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라고 마음먹고 기다렸는데, 다른 환자들은 순서대로 들어가는데 아들의 이름만은 계속 불리지 않았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따져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일어서서 접수 창구 쪽으로 향하는 순간 ‘그래서 뭐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조용히 접수처로 가서 직원에게 “미안하지만 우리가 접수가 잘 됐는지 확인 좀 해줄래?”라고 했다. 그랬더니 직원이 접수만 받고 진료 서류를 준비하여 치료실에 있는 간호사에게 전달하는 것을 깜빡하고 빠뜨린 것을 알게 되었다. 접수처 직원은 ‘미안하다’고 했다. 나는 아니라고 오히려 확인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그 직원은 또 믿고 기다려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그렇게 우린 서로 웃었고 곧 아들과 함께 치료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만약 그때 처음 생각대로 화내고 짜증을 부렸으면 어땠을까? 직원도 기분이 상했겠지만, 나 역시 하루가 찜찜했을 것이다. 하지만 감사를 선택함으로 미래를 아름답게 바꿀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19년 ‘서울대 행복연구센터’는 105만 명을 대상으로 일 년간 조사하여 ‘대한민국 행복리포트’란 자료를 발표했다.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이 스스로 느끼는 행복한 감정의 수준은 보통이며 평소 상당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나 20-30대의 행복감은 다른 연령층보다 낮고 스트레스 지수는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심각성이 아프리카의 내전을 겪고 있는 나라들의 국민들과 비슷했다. 왜 그럴까?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최인철 교수는 말하길 “물질에 덜 집착하고 감사함을 느끼며 정서가 안정되고 남과 자신을 덜 비교할수록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데, 20-30대는 그렇지 않은 성향이 짙다. 물질주의가 가장 심하고 감사 지수는 가장 낮았다”고 했다. 결국 감사하지 못하니 삶이 행복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탈무드는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배우는 사람이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이 정도만 살펴봐도 감사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인생 필수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감사하겠다고 해서 되는 것은 아니다. 감사는 습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사는 선택이 아닌 습관이 되게 해야한다’라는 말도 있다. 그리고 심리 전문가들에 의하면 좋은 습관 하나를 기르기 위해서 최소한으로 필요한 시간은 3주라고 한다. 곧 적어도 3주 동안 같은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고자 하는 노력이 없이는 좋은 습관은 길러지지 않는 것이다. 감사가 삶에 좋은 습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자꾸만 일상에서 감사의 조건을 발견하려고 하고, 그것을 선택하여 입으로 고백하는 노력을 적어도 3주 동안 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Thanksgiving Day’ 가 있는 ‘감사의 달’ 11월을 맞아 막연히 ‘감사해야겠다’라는 것이 아니라 ‘감사의 좋은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 노력하는 기간으로 삼으면 어떨까?’
이와 관련하여 [감사의 재발견]이란 책에서 소개하는 감사 습관을 키우는 다섯 가지 원칙을 소개하고자 한다.
1. 가끔은 죽음과 상실에 관해 생각하라.
2. ‘당연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감사를 선택하라.
3. 사물이 아닌 사람에게 감사하라.
4. 감사 표현은 구체적으로 하라.
5. 감사 일기를 쓰라.
많은 사람들이 지금보다 더 행복한 미래를 원하고 그것을 위해서 살아간다고 말을 한다. 그런데 행복한 미래는 멀리 있지 않다. 감사하는 삶에 있다. 특히나 기독교인들은 반드시 삶 속에서 감사를 발견하고 선택하고 고백하는 감사의 좋은 습관을 길러야 한다. 왜냐하면 데살로니가전서 5장 18절은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오늘부터이다. 감사를 찾고 선택하고 고백하는 것을 최소 3주 동안 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감사의 좋은 습관으로 인해 아름답고 행복한 미래를 열어가고,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삶이 되어 보자.
* 2022년 12월 14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8호에 실린 글입니다.
ⓒ 복음뉴스(BogEum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