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것을 친구로 삼아라
글 : 김정호 목사(후러싱제일교회)
십여년전 나름대로 미국교회에서 영향력있는 목사들을 모아놓은 ‘Leading Edge’라는 모임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모임을 재정적으로 지원한 어느 기업의 대표가 한마디 합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Making friends with actionable facts(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사실과 친구하라)는 말씀 한마디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날 교회를 이끄는 지도자들이 사실이 아닌 것이나 사실이라 할지라도 행동으로 옮길 수 없는 것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 같습니다.” 그분은 평신도입니다. 감리교 신학교인 시카고의 게렛 신학교 이사장을 지내고 중국 경제부주석의 자문을 했던 분인데 목사들에게 그 한마디 하러 비행기를 타고 모임에 왔다 갔습니다.
며칠전 교회 장로님들과 대화를 하는데 장로님 한분이 “목사님 요즘 동네에서 목사님 평이 좋아진 것 같습니다.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신 것 때문에 그렇습니다.” 합니다. 그래서 제가 내 평이 그동안 왜 나빴는지 물었더니 “목사님이 교회 처음에 오셔서 설교를 하실 때 신영복 선생 책에 나오는 글을 인용하셔서 그렇습니다.” 합니다. 그래서 제가 놀라기도 하고 재미나기도 해서 “아니 목사에 대한 평가를 그런 식으로 해도 되나요?” 하면서 웃었습니다. 참 어렵습니다. 우리가 살아온 세상은 물론 교회가 이런 식으로 편을 가르고 죽자 살자 싸우느라 에너지 소모가 참 많은 것입니다.
이승만 대통령은 당시 어느 누구도 근접할 수 없었던 독립운동을 위한 압도적인 정치외교 실력을 갖춘 지도자였습니다. 도산 안창호는 교육을 통해 이루려 했고 김구 선생님은 임시정부의 지도자로 박용만 선생님은 독립운동을 위한 군인을 키우는 일에 헌신했습니다. 문제는 우리는 역사를 배우면서 이 어른들의 부정적인 면과 그들이 어떻게 싸우고 분열했는지 배우면서 그 어른들의 업적을 깎아내리는 일이 대단한 역사의식을 가진 양 여겨왔습니다. 어쩌면 이것 역시 일본제국주의가 조선을 망가뜨리려는 수단방법 가운데 하나였는지 모릅니다. 문제는 넘어가고 속아서 오늘까지 분열의 담을 무너뜨리지 못합니다.
나는 사실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친일파 명단 만드는 작업을 시작할 때 걱정했었습니다. 그 작업이 정말 그리 중요한가? 조금 있더니 인천 자유공원에 있는 맥아더 장군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소리가 들려오기에 꼭 그래야 하는 것인지 걱정되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노무현 정권이 지나면서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더군요. 나는 통일운동 한다는 사람들에게도 항상 말하는 것이 통일은 남한과 북한만 통일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남한 내부의 생각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살아가는 민주적이고 평화통일적 세상을 만드는 것의 중요성입니다. 무엇보다 교회라는 동네를 보면 극우세력의 목소리가 높은 현실인데 첨예된 사상이념 논쟁으로 더 큰 갈등구도를 만들어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극우나 극좌가 나라 망가뜨리고 교회 무너뜨립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입니다. 민주당도 공화당도 아니고 세상 어떤 정치이념과 사상이 복음을 대치할 수 도 없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나는 요즘 뉴욕 교계에 우남 이승만, 도산 안창호등 역사를 돌아보는 모임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애국하는 마음입니다. 미국 대표적으로 존경받던 엥커맨 톰 브로커가 ‘위대한 세대’라는 책에서 “오늘의 미국은 나라를 위해 사회를 위해 교회를 위해 가정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할 줄 알았던 1930년대 대공황을 살아낸 그 위대한 세대들 때문에 가능했다”는 말을 했습니다. 오늘날 이민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70년대 초반 초기 이민자들의 삶을 돌봐주고 지켜내는 교회를 가능케 한 목사들 교인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어서 오늘이 가능한 것입니다. 90년대 이민자들이 살기 괜찮아지고 교회가 부흥하는 맛을 보면서 목사들이 무슨 대단한 부귀영화나 누리는 무리인 것처럼 함부로 말하고 교회가 비난과 조소의 대상이 되어버린 현실이 너무도 안타까운 것은 역사의식 부재는 물론 왜곡된 역사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함부로 말하는 것입니다.
나는 80년대 초반부터 진보 목사라고 비난 받으며 어렵게 목회를 해왔습니다. 민주와 평화통일에 관계하는 목회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변함없는 것은 아무리 보수성향이 강한 목사님들이라도 이민교회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선배들에 대한 고마움을 절대로 잊지 않고 존경합니다. 무엇보다 미국 이민교회가 한국 정치문제 죽자 살자 난리 칠 필요가 없습니다. 노무현, 문재인 정권 지나고 이명박, 박근혜, 윤석열 정부가 세워지기도 하고 앞으로 어떻게 어떤 인물들이 대통령이 될 지 아무도 모릅니다. 교회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쓰임 받아야 할 도구입니다. 좌나 우나 세상 정치적 어젠다를 교회 존재목적으로 대치하려는 일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물리쳐야 합니다.
지금 뉴욕 교계는 코로나 사태 이후 어떻게 다시 예수가 그리스도이심을 이 세상 소망이고 생명이심을 천하만방에 전파하는 사명에 집중해야 합니다. 선교의 기본 3D 는 첫째 대화(Dialogue)입니다. 대화가 가능하려면 상대방을 존중하고 대화할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무식하고 무지하면 대화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겸손해야 대화가 가능합니다. 두 번 째는 모범을 보이는 것( Demonstration)입니다. 예수 구원과 사랑, 생명의 복음이 삶에서 보여져야 합니다. 교회가 말만 많이 하는 집단이 되면 복음이 아니라 바리새적 집단이 되니 신뢰가 떨어지고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마지막은 건설(Development)입니다. 그런 세상 만드는 것입니다.
1970년대 맨하탄 할렘이 흑인 빈민지역이었습니다. 흑인교회들이 단결하여 정치력을 발휘해서 미국정부로 부터 지원금을 받아 아프리카 가난한 나라들이 살 수 있도록 무역의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이로 인해 할렘 지역 흑인 상권이 살아났고 제대로 된 아프리카 선교의 모델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애국이라는 것이 목소리 높여 소리지르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나라 발전에 기여하는 것입니다. 선교도 마찬가지입니다. 복음이 현실화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사실이 아닌 가짜뉴스 만드는 공장 노릇 교회가 하지 말아야 합니다. 헛되고 부질없는 일로 피곤하게 만드는 일들 자제해야 합니다. 예수가 그리스도이신 복음의 그 사실이 동포사회는 물론 미국 그리고 우리 조국 대한민국 나아가서 세상 선교의 현장에 실제화 되도록 하는 일에 최고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 2022년 9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6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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