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산책 이야기 12
제목 : 올해 휴가는 어떻게?
글 : 양춘길 목사(필그림선교교회)
“올해 가족 휴가계획 세우셨습니까?” 자녀들의 방학이 시작되면서 이러한 인사가 오고 갑니다. 코로나로 인해 갇혀 지내던 생활이 점차 풀리면서 친지방문이나 가족 휴가를 위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대폭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미 방학을 맞이한 자녀들과 함께 모국방문의 여행을 떠난 가족들도 있습니다. 이집 저집 휴가 떠났다는 이야기에 “우리는 언제 어디로 가지”하는 생각이 적지 않은 스트레스가 되기도 합니다.
1-2주 또는 2-3일이라도 가족이 함께 휴가를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너무도 바삐 돌아가는 삶의 테두리를 잠시 벗어나면 잊어버리고 살던 사람의 귀중한 것들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휴가를 이용해 산과 바다, 사막과 호수로 나아가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입니다. 복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자연의 오묘한 조화를 바라보노라면 이 귀중한 것을 너무나 오랫동안 잊고 살아왔구나 하는 후회가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또 한편, 우리들이 바삐 돌아가는 그 세월 동안에도 자연은 말없이 신선함과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오염되고 복잡한 세상을 감싸주고 있었으며, 언제든지 찾아와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음에 고마운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휴가 여행의 중요성은 얼마나 멀리, 얼마나 많은 곳을 다녀왔느냐 하는 것에 있지 않고 무엇을 보고 느끼며 얼만큼 삶의 활력이 재충전이 되어서 돌아왔느냐 하는 것에 있습니다. 매일 성취욕에 사로잡혀 살아가다 피곤해진 심신을 이끌고 떠나는 휴가의 계획마저 짧은 기간에 무리를 해서라도 될수록 많은 곳을 돌아보겠다는 생각은 시작부터 피곤합니다. 그것은 피곤한 일상생활의 연장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우리 삶의 생동력은 바른 삶의 목적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의 사랑과 우리의 삶을 창조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는 일에서부터 주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조용한 명상의 시간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들, 함께 둘러앉아 바쁜 삶의 테두리 안에서 충분히 나누지 못했던 가족 대화의 시간, 기도하고 떠나며, 도착하여 기도하고, 온 가족이 호텔이나 텐트 안에 둘러앉아 찬송과 기도의 간단한 예배로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으로 짜여진다면 가장 바람직한 크리스챤의 휴가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하루 밤쯤 밖에 나가 장작불을 피워놓고 온 가족이 다소곳이 둘러앉아 무수한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며 온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우리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을 자기의 형상대로 창조하시고 지금도 우리들을 사랑으로 감싸고 계심을 느끼고 노래하는 시간을 갖게 될 때에는 다음의 시로 하나님께 찬양을 돌리면 좋겠습니다
“여호와 우리 주여 주의 이름이 온 땅에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요 주의 영광이 하늘을 덮었나이다. . . . 주의 손가락으로 만드신 주의 하늘과 주의 베풀어 두신 달과 별들을 내가 보오니 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글를 돌보시나이까 그를 하나님보다 조금 못하게 하시고 영화와 존귀로 관을 씌우셨나이다...“ (시편8, 다윗의 시)
* 2022년 6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3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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