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나님? ⑤ 믿는 자는 그 마음을 은혜로써 강하게 함이 좋고 식물로써(제의적인 음식규례로) 굳게 하지 말라
글 : 한삼현 목사 (뉴저지 빛과 소금교회)
학창시절에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문 밖에서 고난을 받으시고 죽으셨다는 설교를 들었지만, 그것이 무슨 뜻인지 깨닫지 못했습 니다. 30대 초반에 성지(성묘교회와 Garden Tomb)에서 현장도 살펴보았지만, 역시 그 뜻을 알지 못했습니다. 최근에 신약성경 히브리 서신을 살피고 정리하면서, 제 자신이 참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구약성경에 문외한 사람임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히브리서는 구약 성경에 익숙한 자들(유대인)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소개합니다. 특히 유대인들의 익숙한 대상들과 비교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우월하심과 탁월하심을 소개한다. 천사들보다 우월하신 그리스도, 모세와 여호수아보다 우월하신 그리스도, 아론 계열의 제사장들보다 우월하신 그리스도, 율법(제사, 절기, 의식, 절차)보다 우월하신 그리스도 등을 소개합니다.
히브리서 13:9∼12에 따르면, 저자는 신자들로 하여금 온갖 낯선 가르침에 휩쓸리지 말라고 권면합니다. 구체적으로 믿는 자는 오직 그 마음을 은혜로써 강하게 하는 것만이 아름답다고 밝히면서 동시에 제의적인 음식규례(외형적인 절차와 규칙)에 집착하여 거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유대교적인 가르침은 결코 유익이나 영적 성장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분명하게 밝힙니다. “믿는 자는 그 마음을 은혜로써 강하게 함이 아름답고 식물로써(제 의적인 음식규례-유대교적인 가르침으로) 굳게 하지 말라”(9절)고 권면하면서 중요한 사례를 들어서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먼저 우리(신자)에게는 한 제단이 있는데, 장막(구약의 성막)에서 섬기는 자들은 이 제단으로부터 먹을 수 있는 권한이 없다(10절)고 소개 합니다. 우리에게 있는 제단이란, 쉽게 말하면 그리스도께서 자기 몸을 제물로 삼아 제사를 드린 그 제단을 말합니다. 그런데 구약에서 섬 기던 자들(제사장)은 먹을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밝힙니다. 그리스도의 제단과 제물과 섬김에는 구약(제사장)의 제단과 제물과 섬김이 감 당할 수 없는 차원이 있다는 뜻이다. 그 근거와 이유를 이렇게 밝힌다. “이는(For) 죄를 위한 짐 승의 피는 대제사장에 의해서 성소 안으로 옮겨지고 짐승의 몸(bodies)은 진영(camp) 밖에서 불사르기 때문이라.”(11절)고 한다(구약의 제사 규정에 대하여 자세하게 알지 못하면 무 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말일 수 있다). 율법에 따라 속죄 제사를 들릴 때 제사장이 그 제육(고기)을 먹게 됩니다. 속죄 제사에서 제사장이 고기를 먹는다는 뜻은 “…이는 너희(제사장)로 회중(백성)의 죄를 담당하여 그들을 위하여 여호와 앞에 속죄하게 하려고 너희에게 주신 규정이니라.”(레 10:17)고 하였습니다. 제사장이 속죄 제사의 제육(고기)을 먹는 것이 왜 그렇게 특별합니까? 쉽게 말한다면, 제사장이 백성의 죄를 담당한다, 그들의 죄를 짊어진다, 하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별합니다.
1. (엄격한 제한 규정으로써) 속죄 제사의 제육(고기)을 제사장 자신이 먹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제사장이라 하더라도 속죄 제사의 제육을 먹지 못하는 특별한 경우가 발생합니다. “제사장인 남자는 모두 그것을 먹을 것이라(허용). 그것은 지극히 거룩한 제물이다. 그렇지만 제물의 피를 가지고 회막에 들어가서 성소에서 속죄하게 하는 속죄 제물의 고기는 먹지 못할 것이니라(절대금지). 반드시 불사를 지니라.”(레 6:29∼30, 제사장의 속죄제사 규정)고 하였습니다. 이것은 동시에 두 가지 사항을 알려줍니다. 한편으로는 제사장이 속죄 제사의 제육(고기)을 반드시 먹을 것을 명령합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만일에 제물의 피를 성소 안으로 들여가는 경우에는 오히려 그 제육(고기)을 먹지 말고 반드시 진영 밖에서 불사르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제사장에게 속죄 제사의 고기를 반드시 먹으라고 명령한 이유는 고기를 먹는 것이 죄를 범한 백성의 죄를 제사장이 짊어진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만일 제사장이 그 고기를 먹지 않는다면 백성의 죄를 짊어지지 않는 것이므로, 속죄 제사는 무의미하게 되어버립니다. 다른 한편으로 속죄 제사의 피를 성소에 가지고 들어갈 경우에는, 고기를 먹지 말고 “반드시 진영 밖에서 불사르라”고 규정한다. 이것은 크게 3가지 경우에 해당됩니다. ① 제사장 자신이 죄를 범하여 백성의 허물이 되었다면(백성으로 죄얼을 입혔다면) 그래서 속죄 제사를 드려야 하는 경우에(레 4:1∼12), ② 온 회중(whole congregation of Israel)이 죄를 범하여 속죄 제사를 드려야 하는 경우에(레 4:13∼21), ③ 7월 10일(대 속죄일)에 제사장 자신과 이스라엘 회중, 성막과 모든 기구들을 위해서 속죄 제사를 드릴 경우에, 그 제물의 피를 성소 안으로 가지고 들어가서 지성소의 휘장 앞에서 또는 지성소 안의 속죄소 앞에 뿌리게 되어 있었습니다.
요약하면 백성의 죄를 짊어져야 할 제사장이 죄로 인하여 오히려 백성의 허물이 되었다면(백성으로 죄얼을 입혔다면), 제육(고기)을 먹는 일은 불가능합니다. 쉽게 말해서 백성의 죄를 짊어지는 것을 뜻하는 일(고기를 먹는 것) 이 적절하지 않다는 뜻이다. 또한 온 회중이 죄를 범한 경우에도 이 일(고기를 먹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뜻이다. 특히 대 속죄일에는 온 회중과 성막과 그 기구는 물론이고 제사장 자신을 위해서 속죄 제사를 드리는 것이니 만큼, 제사장이 그 제육(고기)을 먹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려준다. 이것은 제사장이 고기를 먹는 일에서(백성의 죄를 짊어지는 사역에서) 여러 가지 제한된 규정들이 많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한마디로 구약 제사장들의 죄를 짊어지고 담당하는 사역의 한계와 연약성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런 규정에 담긴 뜻을 곰곰이 생각한다면, 한 가지 명백한 사실은 옛날 성막에서 섬긴 제사장들이나 그들의 사역은 속죄 제사의 기능과 역할을 완전하게 감당하지 못하였다는 말입니다. 특히 제사장의 가장 중요한 사역, 즉 백성의 죄를 담당하고 짊어지는 일에 있어서 불완전성을 폭로한 것입니다. 동시에 완전한 대제사장께서 드려야 할 완전한 속죄 제사를 기다려야 하며 그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비록 백성들이 드리는 속죄 제사의 고기를 먹으면서 제사장이 백성의 죄를 짊어지고 담당하는 은혜로운 일을 하였 지만, 이마저도 사실은 그리스도께서 드릴 참된 속죄 제사를 예표하고 그림자로서 희미하게 증거 하였을 뿐입니다. 제사장들이 드린 제물이나 그들의 사역 자체가 속죄의 능력을 지니지 못하였다는 것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2. (엄격한 제한 규정으로써) 속죄 제사의 제육(고기)을 먹지 못하고 진영 밖에서(outside the camp) 불살라야 했습니다.
구약의 제사장이 성소 안으로 피를 가지고 들어가야 할 경우에 해당되면, 죄를 속하게 하는 속죄 제사의 고기는 반드시 진영 밖에서 불사르게 되었습니다. 이런 규례(엄격한 제한규정)는 역설적으로 그리스도께서 당하신 고난의 의미를 잘 밝혀줍니다. 이스라엘 진영(camp of Israel)이란 하나님께서 거처하시는 곳이니 만큼, “진영 밖”(outside the camp)은 하나님께서 그 백성과 함께 거하시는 임재의 영역을 벗어난 곳을 뜻합니다(=거룩성의 등급을 따라서 순서를 나열하면, 지성소 ▷ 성소 ▷ 성막 뜰[제사장과 레위인의 구역] ▷ 울타리[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경계] ▷ 이스라엘의 진영[ 동서남북으로 백성의 거주지역] ▷ “진영 밖으로”). 그래서 모든 부정한 자들은, 특히 정결하게 되는 것을 기약할 수 없는 자들의 경우, 예외 없이 “진영 밖으로” 쫓겨났습니다. 대표적으로 문둥병자가 그러하였고 모세의 누이 여 선지자 미리암이 문둥병에 걸렸을 때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부정하여 그와 함께 거할 수 없는 자들은 진영 밖으로 쫓겨 나서 하나님과의 교제, 동시에 그 백성 이스라엘과의 교제에서, 단절되었습니다. 속죄 제사의 제육(고기)을 “진영 밖에서” 불사르게 한 규 례를 이런 맥락에서 이해한다면, 죄로 인하여 부정한 자가 겪는 불행, 곧 하나님의 복된 임재와 교제에서, 그 백성과의 교제와 사귐에서, 쫓겨난 채로 겪어야 하는 저주와 고통을 가리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특별히 온 이스라엘의 죄를 지고서 광야로 쫓겨나 배회하다가 죽음을 맞게 한 아사셀 염소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레 16:10).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거룩한 도성 예루살렘 밖으로(성문 밖으로) 끌려 나가 죽임을 당하신 고난의 죽음은 이러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이것은 백성의 죄와 저주를 대신에 짊어지신 속죄 제사였고 그 백성의 죄를 사하시고 정결하게 하시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결정적이고 핵심적인 부분의 섬김(ministry=사역)에서 구약의 제사장들을 제외하셨다는 사실은 이 부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께서만이 감당할 수 있었다는 것을 잘 나타내고 있습니다.
(맺는 말) “온갖 낯선 가르침들에 휩쓸리지 말라”(9절)고 한 말씀은 그리스도에 관한 낯선 가르침, 지금까지 전해진 것과는 다른 가르침, 사도들이 전해준 그 순전한 복음에서 벗어난 생소하고 이질적인 가르침, 이런 온갖 가르침 들이 다양한 모양으로 믿는 자를 유혹하게 될 것을 알리는 말씀입니다. 특별히 말세지말을 사는 우리들, 믿는 자가 이러한 영적 미혹의 위험에 끊임없이 시달리게 될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바라기는 신구약 66권의 말씀을 통해서 더불어 성령님의 밝혀주심으로 말미암아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귀중한 진주를 부족함이 없이 발견하시기를 축원합니다.
[편집자 주 : 2021년 11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6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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