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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창] 론 할아버지가 들려주신 이야기

복음뉴스 0 2022.04.10 14:05

조희창 목사의 사랑하기에 아름다운 이야기 ⑤  론 할아버지가 들려주신 이야기

글 : 조희창 목사(낮은 울타리 미주본부 대표)

 

2005년 미국에 처음 올 때 이제 미국가면 영어를 많이 쓰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막상 뉴저지에 와서 한인대상 사역을 하고 한인들이 많이 사는 Palisades Park에 살면서 마트에 가거나, 박물관 등을 갈 때 빼고는 거의 한국말만 쓰고 있는 저와 우리 가족을 발견했습니다. 옆집에서 싸우는 소리도 한국어였으니까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좀더 영어를 쓰고, 영어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아야겠다 했는데 당시 Ridgefield에 있었던 시온제일교회(현 담임 : 원도연 목사님)에서 운영하던 ESL 영어회화 클래스를 알게 되고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시온제일교회와 같은 건물을 쓰는 미국교회의 성도님들이 영어회화 클래스교사로 헌신하셨습 니다. 그렇게 알게 된 시온제일교회와 저희 부부의 교사셨던 론 (Ron) 할아버지. 특별히 론 할아버지는 정말 성심성의껏 영어 뿐 아니라 미국의 문화와 이 지역의 역사들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나누어 주셔서 미국생활을 적응하는데 있어서 정말 큰 힘과 배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론 할아버지는 미국생활의 참 좋은 멘토이자 교사이자, 친구이자 친할아버지와 같은 분이 되셨 습니다. 저희에게 가구가 필요할 때는 미국교회 성도님이 잘 쓰다가 더 이상 쓰지 않는 가구를 연결해서 기증해 주시기도하 고, 커튼가게도 소개해 주시기도 하고, 맛있는 맛집에도 데리고 가 주셨습니다. 버겐카운티 토박이라고 할 수 있는 론 할아 버지를 통해 참 큰 도움을 얻고, 빨리 적응하며 사역도 더 잘 섬길 수 있게 되는 기반이 되었습 니다. 이것을 하나님이 주신 만남의 축복이라고 하겠지요?

이 지면을 빌어 이러한 만남과 배움의 공간을 제공해 주신, 특별히 이민사회를 돕고 귀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나누고자 영어회화 클래스를 열고 섬기셨던 고 정병일 원로목사님. 현 담임이신 원도연 목사님과 시온제일교회 성도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처음 클래스를 참여한지 몇 달이 지나지 않은 어느 날 Ron 할아버지는 본인이 섬기시고 있는 220년 전통의 미국교회의 역사 안내와 더불어 본당을 보여주셨습니다. 그곳에는 50년이 넘은 오르간, 100년이 넘은 의자, 200년 가까이 된 아름다운 교회건물과 더불어 1층과 준 2층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제가 물었습니다. “주일 예배 때 2층에도 사람이 앉나요?” 선생님께서는 1층에만 사람들이 앉는다고 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성도가 30-40명밖에 안 되기 때문이었고 뿐만 아니라 그들은 모두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며 젊은이들이 오고 있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 얘기를 들은 제 마음이 울컥했습니다. “지난해 뉴저지 버겐카운티 (Bergen County)에서만도 3개의 미국 교회가 문을 닫았다고.” 그리고 해마다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론 할아버지가 들려준 이야기는 제가 미국으로 파송 받아 오게 된 이유인 다음세대를 세워가는 사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 주고 있었습니다.

 

론 할아버지가 들려준 이러한 현상은 너무 안타깝게도 비단 이곳 버겐카운티만이 아니라 동부부터 서부까지 미국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별히 현재 미국 교회 중, 상당수의 교회는 평균 연령이 70대, 80대 이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더군다나 펜데믹을 맞으면서 더욱 더 교회들은 어려운 환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60대만 해도 젊은 편에 속한다고 할 정도로 교회가 노령화 되어있는 것입니다. 이 분들의 대를 이어갈 다음 세대들이 예배의 자리를 지키지 않는 한, 이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지 않는 한 결국 아직 남아 있는 교회도 하나 둘 문을 닫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목숨을 걸고 항해를 떠났던 청교도. 그들이 가져 온 신앙의 유산을 이어 받아 수많은 축복을 누려온 땅. 그리고 수많은 선교사를 파송하며 선교의 역사를 이루어 왔었던 미국.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축복의 불길이 점점 꺼져가는 듯이 보이는 이 현실 가운데, 다시금 미국의 다음세대들이 일어나야 할 것 입니다.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며 절실한 움직임이 필요한 때입니다. 그 움직임의 한가운데 우리 KOREAN-AMERICAN 한인교회와 한인1세와 더불어 2세, 3세 다음세대들이 함께 축복되게 쓰임 받아 미국 전역에서 부흥과 회복의 불길을 일으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기도합니다.

 

[편집자 주 : 2021년 10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5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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