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역사
글 : 박인혜 시인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을 맞고
38선 이북 어둠 속에서 길이 안 보일 때
한줄기 진리의 빛 만나
할머니 손 잡고 다니던 예배당
그 빛 좇아
흥남부두 철수선 타고 내려온 부산 땅
고달팠던 피난살이
이제는 평안의 삶인 줄 알았지만
원죄의 속성은 어디나 있는 법
계속되는 시험과 환난 속에서
하나님은 언제나 내 곁에 계셨고
임종 앞에 선 날
“모든 삶 살아내느라 수고했다”
하나님의 목소리 듣는 것 같았던
엄마의 마지막 모습
“모든 삶 살아내느라 수고했다”
하나님이 내게도 속삭일 그 날까지
오늘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걸어간다.
[편집자 주 : 2022년 2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9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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