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5 - 부활 그리고 하나님의 능력
글 : 박시훈 목사 (뉴욕함께하는교회)
저희 집 근처에는 제법 큰 공원이 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공원에 나가 걸으며 신선한 공기도 마시고, 복잡한 머리도 식히고 또 운동도 합니다. 그런데 언젠가 밤새 강한 비바람이 몰아쳤던 날이 있었습니다. 비는 그렇다 치는데,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흔들흔들’ 집 안에서도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자 거짓말처럼 바람도 멈추고 밝은 햇살이 비추는 것입니다. 그날 해야 하는 일들을 마치고 집 근처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여기저기 커다란 나무들이 쓰러져 있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밤사이에 불었던 바람의 위력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어쨌든 그날도 공원을 크게 한 바퀴 돌고 집으로 돌아와 한동안 바쁜 일상으로 인해 공원에 나가질 못했습니다. 그리고 한 일주일 만에 다시 갔을까요? 가보니 전에 쓰러진 나무들이 모두다 깨끗이 치워지고 어느새 그 곁에 새로운 여린 나무들이 심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나무들이 온전히 자기 힘으로 서기까지 도움을 줄 버팀목들도 함께 세워져 있었습니다.
새로 심어진 여린 나무가 스스로 서기까지 버팀목이 절대적인 것처럼, 연약한 사람은 살아갈 때 각자가 믿고 의지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들이 자기 삶을 지탱해준다고 믿습니다. 어려서는 부모를, 학창시절에는 친구를, 장성해서는 가족을…. 그런데 세대와 시대를 초월하여 모두가 믿고 의지하는 것이 있습니다. ‘물질, 돈’입니다. 돈이면 다 된다고 믿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돈이 축복과 성공의 기준이 되어 돈이 많은 사람은 축복받고 성공한 사람이라고 추앙받습니다.
그런데 정말 돈은 우리 삶을 맡겨도 될 만큼 믿을만한 것일까요? 돈을 버팀목 삼아 살아도 될까요? 아닌 것 같습니다. 돈의 가치가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돈은 있다가도 없어지며, 무엇보다 돈으로 안 되는,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에는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열왕기하 5장에 보면, 아람 나라 군대 장관 나아만에 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어느날 그는 원치 않은 나병(한센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백방으로 힘써보았지만, 병을 고치지 못했습니다. 그는 돈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아람 나라는 강대국이었기에 그에 합당한 권력과 명예도 있었지만, 그 모든 것들은 자신이 원하는 삶에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어린 여종을 통해서 엘리사 선지자를 소개받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도움을 청하러 떠납니다. 그런데 나아만은 엘리사 선지자를 만나러 가면서 “은 십 달란트와 금 육천 개와 의복 열 벌을 가지고 갔다 (왕하 5:5)”고 성경은 전합니다. 여전히 돈으로 삶의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결말이 어떻게 되었습니까? 엘리사를 통해서 나타난 하나님의 능력으로 나아만 장군은 고침을 받습니다. “어린아이의 살 같이 회복되어 깨끗하게 되었더라 (왕하 5:14)” 고 성경은 전해줍니다.
물론 험난한 세상살이 속에 돈도, 권력도, 명예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 인생에 제일 필요한 것은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능력 앞에 해결되지 못할 인생의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4월은 기독교에 가장 중요한 절기 중 하나인 ‘부활절’이 있습니다. 온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십자가에 대속물로 내어주시고 죽으셨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능력은 예수님의 시체를 두었던 무덤에 임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사흘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그가 여기 계시지 않고 그가 말씀하시던 대로 살아나셨느니라 와서 그가 누우셨던 곳을 보라 (마 28:6)” 부활절은 죽음에서 다시 부활하신 예수님을 기념하며 기쁨으로 예배하는 날입니다.
더불어 부활절은 우리도 예수님과 함께 죽고 살게 된 존재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합니다. 곧 죄에서 자유함을 얻었고, 영원한 죽음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옮겨진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죽음에서 일으키고, 인생의 가장 무겁고 두려운 죄와 죽음을 극복하게 하게 한 것이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의지하는 인생에는 어떤 문제도 문제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미국에 ‘소냐 카슨’이라는 흑인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고아로 자라서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못하고 13세에 처음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동거남은 유부남이었습니다. 곧 그 남자는 도망갔고,그녀는 절망 중에 몇 번이나 죽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그녀는 예수님을 만나면서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새 삶이 시작되었지만 환경은 쉽게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녀에게는 항상 꼴찌만 하던 아들이 있었는데,그 아이가 11살 때 친구와 말다툼 끝에 칼로 친구의 배를 찔렀습니다. 다행히 친구는 죽지 않았지만, 아들은 그 일로 살인미수자로 낙인찍히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소냐 카슨은 희망을 잃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없을 때는 눈물로 하나님께 기도했고,아이가 있을 때는 웃으면서 아이를 위로했습니다. “벤! 너는 공부를 잘 할 수 있어! 힘들면 하나님께 기도해라! 하나님께서 반드시 너를 도와주실 거야!” 결국 아들도 예수님을 믿게 되고,이 아들에게 꿈과 비전이 생겼습니다. 꿈과 비전이 생기니 공부할 마음이 생겼고,공부를 잘 하는 지혜와 집중력도 생겼습니다. 결국 아들은 예일대학과 미시간 대학의 의학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세계 최고의 병원인 존스 홉킨즈 대학병원의 소아외과 과장이 되었습니다. 그가 바로 세계 최초로 샴쌍둥이 수술에 성공한 ‘벤 카슨’ 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능력은 오늘을 견디게 하고, 삶의 문제를 해결하며, 미래를 바꾸어 놓습니다. 그러한 간증이 하나님의 능력을 믿고 의지하며 사는 사람들을 통해서 전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목격하고 있는 ‘코로나-19’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은 세상이 앞으로 더 나아질 것이란 기대와 소망을 철저히 꺾어 놓았고 오히려 더 큰 인생의 불안과 염려에 사로잡히게 했습니다. 솔직히 ‘또 다른 전염병이 창궐하고, 전쟁이 일어나며,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닥치지 않을 것이다’ 라고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런 세상을 살아가는 참된 지혜가 어디에 있는지 팀 켈러 목사님은 ‘부활을 입다’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능력은 우리가 그 안에 머물 때 지금의 운명과 현 상황은 더는 우리를 괴롭힐 수 없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영국의 시인 엘리엇(T.S. Eliot(1888∼1965)은 그의 장편시, 「황무지(The Waste Land,1922)」의 첫 구절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절규했습니다. 그 때문일까? 정말 우리 현대사의 4월은 잔인했습니다. 유독 우리 마음을 아프게 하는 비극적 사건들이 4월에 많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오늘 누군가는 또 다른 인생의 비극 속에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4월은 결코 비극적이지 않습니다. ‘부활절’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라기는 부활절을 맞이하며 예수님을 죽음에서 일으키시고, 우리 죄를 사하시고,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기신 하나님께서 여전히 그 능력의 손으로 우리를 붙들고 계신다는 사실을 믿게 되고, 또 의지하며 살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여린 나무와 같은 내 인생의 버팀목으로 삼으십시오. 그리하여 “지금의 운명과 현 상황이 더 이상 우리를 괴롭힐 수 없다”는 사실을 체험하며 누리고 간증하는 모두가 되시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 (이사야 41장 10절)
[편집자 주 : 2022년 4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1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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