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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 너무 종교적이라고?

복음뉴스 0 2022.04.15 19:12

 

일상 11 - 너무 종교적이라고?
글 : 김혜영 목사 (RN @Jaison Medical Senter)

 

 

1년 넘게 성경필사를 해오던 딸이 친구들과 여행을 다니는 중에 혼자 부엌에 앉아 필사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친구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함께 한 친구들 모두가 주일성수를 하는 청년들이지만, 본인들은 큐티를 해본 적도 없고 매일 기도하고 매일 성경책을 읽는 것이 너무 religious해보여서 별루라는 거였다. 주일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식이었다고 한다. 친구들의 가정적 배경이나 종교생활의 배경을 알 수 없기에 그들의 말만으로 그들의 신앙을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다. 

 

대학을 가기 전에는 부모의 강요(?) 또는 이런 저런 계기로 예배에 참석하고 '이것 하지 말라 저것 하지 말라'는 잔소리를 듣게 되지만, 대학을 위해 집을 떠난 곳은 그야말로 자유의 시간이다. 모든 것이 본인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어지고 또 어울리는 친구들의 영향도 많이 받게 된다. 누구는 너무 억압(?)당해서 스스로 결정하고 사는 것이 당연하고 너무 좋다고 한다.

자유의지는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것이기에 존중되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자유의지를 가지고 본인이 좋다고 하는 것들을 쫒아가고 누려보지만 공허감을 채우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이 어찌 할 수 없는 공허감을 채우려 오락, 도박, 새로운 목표, 엄청난 도전 속에 자신을 내어준다. 그러나 성공도, 부유함도, 많은 인간관계로 인한 모임들도, 표현할 수 없는 공허감을 채우지 못함을 모두가 안다. 딸은 그 공허감에 대해 적극 동의한다. 새로운 도전, 새로운 무언가를 자꾸만 찾게 되는 것이 성공을 위한 길이고, 나를 발전시키는 길이라고 포장하지만, 내가 해보지 않았던 것들이지 새로운 것도 아니고, 나를 더 돋보이게 할지는 몰라도 공허감은 채울 수 없다.

 

매일 성경을 보고 기도하는 것이 너무 종교적이라고 한다면, 주일에 한 번 예배를 드리는 것은 종교적이고 절기에 한 번 교회를 찾는 것은 덜 종교적인 건가?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여러 종교 중에 기독교를 선택해서 기독교가 주는 혜택을 누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사무엘서를 보면 사울과 다윗의 이야기가 나온다. 특이한 것은 사울은 기름부음을 받고 왕이 되기까지 훈련기간이 없다. 그런데 사무엘상 16장에 등장한 다윗은 기름부음을 받고 사무엘하 5장에 가서야 이스라엘의 왕이 된다. 성경장수로 따지면 28장에 해당하는 분량이 다윗의 훈련기간에 대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장 한 장 읽어 가다보면 사울과 다윗의 품성과 인격을 보게 되고, 그가 하나님과의 어떤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지를 보게 된다. 우리가 좋아하는 시편의 대부분은 다윗이 왕이 되기 전, 훈련 기간 동안 쓰여 진 것이 대부분이다.

 

다윗이 기름부음을 받고 긴 훈련의 기간을 거쳐 왕이 되었듯, 우리도 성령으로 기름부음을 받고 왕 같은 제사장이 되는 과정 속에 있다. 물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이미 새로운 피조물이고 왕 같은 제사장이다. 그러나 우리의 영은 새롭게 되었으나 우리의 육신이 바뀐 것이 아니기에, 우리에게도 다윗이 그랬던 것처럼 훈련의 시간이 필요하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기까지 이 훈련은 계속 되어질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되고 처음 훈련은 예배의 자리에 나아가는 것이다. 몸을 이끌고 예배에 자리에 가는 것, 이것도 훈련인 것이다. 예배의 자리에 나아가 하나님께 내 입을 열어 찬양을 불러 드리고, 내 눈을 감고 내 입술로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를 드리는 것이 그 시작이다. 선포되는 말씀을 듣고 새기고 말씀대로 내 결정과 행동을 바꾸어 가는 것이 그 시작이다.

 

어떤 목표를 이루고자 할 때 매일 매일 하는 것이 기본이고 방법이다. 설령 그것이 5분일지라도 매일매일 하라고 한다. 하물며 하나님의 왕 같은 제사장이 되어가는 일인데 일주일에 1시간 예배로 무엇을 이룬다 말인가? 매일 말씀을 읽고 매일 기도하는 것은 너무 종교적인 것이 아니라 당연하고 마땅한 그리스도인의 모습이다. 본회퍼는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다. 하나님과의 만남, 하나님을 대면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매일 성경 읽고 기도하는 것을 너무 종교적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이 오히려 종교적인 사람인 것이다.

 

[편집자 주 : 2022년 4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1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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