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모든 상황 속에서
글 : 박시훈 목사 (뉴욕함께하는교회)
배우 진태현, 박시은 부부가 있다. 바람 잘 날 없고, 유혹 많은 연예계에서 대표적인 잉꼬 부부로, 또 신실하게 신앙을 지켜나가며 꾸준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어 평소 좋아하고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이 부부에겐 한 가지 소원이 있다. 결혼 7년 차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아이가 없어 아이를 갖는 것이 소원이다. 그동안 몇 차례 임신을 했지만 번번이 유산했다. 그러던 차에 올 초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박시은 씨가 작년 말에 임신을 했고, 임신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의 축하와 응원이 쏟아졌다. 그렇게 산모와 아이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왔는데 지난달 중순께 비보가 들려왔다. 아이의 심장이 갑자기 멈춰버린 것이다. 또 다시 유산을 했다. 그것도 출산 예정일 20일을 앞두고 말이다.
우리 부부도 쉽게 아이를 가진 것이 아니라서, 그 사실을 언론을 통해서 접하는 순간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그와 동시에 한 가지 걱정이 몰려왔다. 앞서 이미 밝혔듯이 배우 진태현, 박시은 부부는 평소 자신들의 신앙을 당당하게 밝히며 생활했던 터라 ‘혹 유산 사실을 가지고 세상 사람들이 그들의 신앙과 하나님을 왜곡하고 공격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터져 나왔다. “하나님 그냥 아이를 끝까지 살려주시지 왜 그러셨어요?” 하지만 남편 배우 진태현씨의 SNS를 통한 고백의 한 부분이 그런 나의 생각을 한없이 부끄럽게 했다.
“지금보다 아내를 더 사랑하고 아내와 모든 것을 함께하겠습니다. 후회 없이 9개월 동안 우리 태은이를 너무너무 사랑해서 다행입니다. 아주 슬프지만 저보다 하나님 아버지가 놀아줄 생각 하니 조금은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나중엔 꼭 우리 태은이 하늘나라에서 아빠랑 같이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전 하나님을 믿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잘 회복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엔 꼭 완주하겠습니다. 우리 부부, 우리 아내를 위해 기도해주세요.”
목사로서 모든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 감사하고 찬양하라고 늘 성도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고 전하면서 정작 그렇게 살지 못하는 나 자신을 보게 되어 한없이 부끄러웠다. 그런데 나만 그럴까? 얼마나 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삶이 형통할 때만 하나님께 감사하고 찬양하며 살고 있을까?
모두가 삶에 기쁘고, 즐거운 일만 있었으면 한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삶은 ‘희로애락’이라는 것이다. ‘기쁘고, 노엽고, 슬프고, 즐거운’ 일들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원치 않고 없었으면 하는 일들이 반드시 생겨나는 법이다. 그때 우리가 여전히 하나님께 감사하며 찬양할 수 있는 비결이 어디에 있을까? 인생의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고난과 아픔 속에 살았던 다윗은 이렇게 말한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망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하여 하는고 너는 하나님을 바라라 나는 내 얼굴을 도우시는 내 하나님을 오히려 찬송하리로다” (시편 42:11). 이 말씀을 근거로 알 수 있는 인생에 원치 않은 일들과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 감사, 찬양하며 살 수 있는 비결은 두 가지이다.
1. 시선 변화이다.
원치 않고 없었으면 하는 일들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으면 마음은 무너지고, 원망과 불평이 한없이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때 시선을 하나님께 돌리면 감사하고 찬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윗이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은가?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망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하여 하는고 너는 하나님을 바라라”
지금으로부터 한 일 년 전쯤 대학생인 딸 아이가 늦은 저녁 학교에서 운전하고 돌아오다가 사고가 났다. ‘차를 폐차시켜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할 정도로 큰 사고였다. 딸 아이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도착해 입으로는 “괜찮다”라고 했지만, 눈은 망가진 차를 바라보며 온갖 근심, 걱정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때 아내가 곁에서 이렇게 말을 했다. “감사하지? 차가 이 정도로 망가졌는데 아이가 다치지 않고, 다른 차나 사람을 치지도 않았으니 말이야. 하나님이 지켜 주셨네 지켜 주셨어!” 원치 않고 없었으면 하는 일에 시선을 고정하고 온갖 근심 걱정에 사로잡혀 있던 나와 달리, 아내는 딸 아이와 함께하셨고 여전히 함께 하고 계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감사와 찬양을 돌리고 있었다.
그렇다. 감사와 불평, 찬양과 원망은 결국 시선의 차이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 번 스스로 점검해 보자. 지금 ‘내 시선이 어디를 향해 있는가?’ 그리고 그 시선을 돌려 늘 나와 함께하시고 일하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모든 상황 속에서 감사와 찬양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2. 기대와 소망을 갖는 것이다.
한 마디로 나와 함께하시고 일하시는 하나님께로 시선을 돌렸으면, 이젠 믿음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더 놀랍게 일하실 하나님을 기대하고 소망하라는 것이다. 그 기대와 소망이 하나님을 향한 또 다른 감사와 찬양을 끌어내기 때문이다. “너는 하나님을 바라라 나는 내 얼굴을 도우시는 내 하나님을 오히려 찬송하리로다”라는 다윗의 고백이 그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다.
조엘 오스틴(Joel S. H. Osteen)의 저서 긍정의 힘(Your Best Life Now)에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40대 후반의 브라이언은 세상이 무너지고 무거운 짐이 짓누르는 상황에 빠졌다. 사업이 부도났고, 가정이 깨어졌으며, 건강도 매우 나빠졌다. 그에게는 기쁨도, 평안도, 열정도 없었다. 그때 사랑하는 믿음의 친구가 조언을 해주었다. “친구야, 부정적인 곳에서 눈을 돌리게나. 잃어버린 것을 보지 말고 남은 것을 보게나. 상황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믿게. 자네는 그런 복을 받을 만하다네. 무엇보다 하나님은 자네를 사랑하신다네” 브라이언은 친구의 조언을 따라 시선을 바꾸고 믿음의 상상력을 동원해 하나님의 일하심에 기대와 소망을 가졌다. 그 결과 삶에 잃어버렸던 감사와 찬양과 열정이 되살아나고, 더불어 삶도 회복되었다고 한다.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다. 모든 상황 속에서 하나님이 일하실 것을 믿음의 상상력을 총동원하여 기대하고 소망해 보라 내 안에 감사와 찬양이 터져 나오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머지않아 삶도 회복될 것이다.
복음성가 가운데 ‘모든 상황 속에서’란 찬양이 있다. [모든 상황 속에서 주를 찬양할지라 주는 너의 큰 상급 큰 도움이시라 주의 얼굴 구할 때 주의 영을 부으사 크신 사랑 안에서 주를 보게 하소서 내 영혼이 확정되고 확정되었사오니 믿음의 눈 들어 주를 바라봅니다]
이 찬양의 가사 역시 우리가 삶의 모든 상황 속에서 감사와 찬양을 할 수 있는 비결을 전한다. 그것은 바로 ‘시선 변화와 하나님을 향한 기대와 소망’이다. 어차피 삶은 원치 않고 없었으면 하는 일들 투성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 원망, 불평, 근심, 걱정 속에 살 것인지 감사와 찬양 속에 살 것인지 내 선택에 달려 있다. 더 미루지 말자. 지금 바로 시선을 하나님께로 돌려 믿음의 상상력을 가지고 내 삶 속에 일하실 하나님을 기대하고 소망하자. 그리고 우리도 ‘모든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하는 삶이 되어 믿지 않은 자들과 다름을 드러내며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이 되자!
* 2022년 9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6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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