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주님의 정원
글 : 임현주 사모(서울영광교회)
작은 정원이 있었습니다.
30년 쯤 전에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들은 어렸고 수줍고 유치했습니다.
한 송이, 두 송이 옮기어 심으며 함께하기 시작했습니다.
지하실 18평에 장판 깔고 방석 놓고 옷감 떼어 커텐 만들고
공사판의 버려진 나무들을 주워다 강단이며 책상을 만들었습니다.
어설픈 모양의 책상이었지만 예배 때도 사용하고 성경 공부도 하고
식사의 교제도 하였습니다.
서툰 솜씨의 피아노 반주로도 기쁨의 찬양을 드렸고
동그랗게 둘러앉아 금요철야의 밤을 뜨거운 눈물로 보냈습니다.
예수님의 birthday party도 케잌과 선물을 나누며 모두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던 그때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함께 했습니다.
왜 사연이 없겠습니까?
수많은 스토리가 탑처럼 쌓여있지요.
화도 나고 열도 나고 답답하기도 하고...
웃고 울고 위로하고 ......
용서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우리는 그렇게 함께 성장했습니다.
처녀 총각으로 시작한 그들은 교회당에서 남몰래 사랑의 꽃을 피워
결실을 맺은 가족이 되었습니다.
그들은 이제 흰머리를 감춰야 할 나이가 되었습니다.
자녀들이 벌써 엄마 아빠가 처음 만났을 나이에 접어들었으니까요.
30년 세월을 뒤돌아보니 우리는 모두 파도를 넘었습니다.
미국이라는 거대한 폭풍우는 우리를 단단케 하였고
꿈도 꾸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났고, 이루어 냈고
주변에 손을 내밀어 도움을 주고 선물도 담뿍 전할 수 있는
아름답고 풍요로운 자들이 되었습니다.
몸부림치도록 버거워 눈물바람으로 얼굴을 말리던 그들이 이젠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각각의 가정들이 예쁜 꽃을 피우며 예수 향기를 날립니다.
자녀들도 부모의 신앙을 본받아 학교와 직장에서 자신이 하나님의 자녀임을 당당하게 알립니다.
우리 모두는 아름다운 열매를 맺는 자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주님의 정원이 더욱 풍성해질 것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영원토록 멋지게 서 있겠습니다.
* 2022년 9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6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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