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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영] 그리스도인의 하루

복음뉴스 0 2022.11.17 17:53

제목 : 그리스도인의 하루

: 김혜영 목사(RN @Jaisohn Medical Center)

 

눈을 뜨면서 시작되는 하루는 바쁘다 못해 분주하다. 쇼설 미디어가 발달되면서 부지런함으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들의 삶은 질서정연하고 힘든 것을 견디며 목표를 향해 가는 모습들이다. 자신의 하루 하루에 충실한 모습들이다. 스스로를 절제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들은 그리스도인일까? 무엇을 위해 저렇게 열심히 사는 걸까? 무엇이 저들을 저렇게 살게 할까? 하는 질문들이 생긴다.

 

사람들은 기독교를 많은 종교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부처를 믿던지, 예수를 믿던지 바르게만 살면 되는 거 아니냐, 남에게 피해 안주고, 법 잘 지키고 잘 사는데 무슨 종교가 필요하냐는 말을 덧붙인다. 이런 말들은 더불어 사는 사회 속에서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처럼 들린다.

 

기독교 변증가 조쉬 맥도웰은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다. 기독교는 하나의 체제도 ,도덕적 개념도, 심리적 현상도 아니다. 기독교는 하나님과의 만남이며 그 만남의 대상과 사귐을 나누며 그 대상이 우리 삶을 변화시키고 계시다는 것을 확인하는 신앙이다고 말하면서 그리스도인들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만남이라는 것을 실증하는 을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맥도웰 목사는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남자의 경우는 아내를 사랑하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여자는 남편을 사랑하는 것이 되겠지요라고 답했다. “그러면 목회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역시 아내를 사랑하고 아이들과 깊고 넓은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누구나 괜찮은 사람,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을 받고 싶어 한다. 좋은 평판을 위해 엑스트라의 시간을 들여 스펙을 쌓기도 한다. 이런 모습은 교회 안에서도 볼 수 있다. 예배에 빠지지 않고, 봉사와 헌신을 많이 하면서 얼굴이 알려진(?) 사람들을 우리는 믿음이 좋은 괜찮은 사람이라고 평가해준다. 그래서 일까? 교회에 대한 헌신과 봉사가 아내나 남편을 사랑하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가지는 것보다 우선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성도가 교회에서 보내는 시간은 사실 많지 않다. 매일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로버트 뱅크스의 1세기 그리스도인의 하루 이야기는 예수의 가르침을 일상 속에서 살아내려는 초대교인들의 삶의 방식을 그리고 있다. 예수를 믿고 난 사람들의 일상이 어떻게 변하는 지가 복음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임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그리스도인인가는 그가 살아가는 하루 일상이 알려주는데 아침에 눈을 뜨면서 부터의 행동과 생각, 하루 중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 옷 입기, 소비행위, 정치적 선택, 사회 현상에 대한 태도, 돈의 흐름 등이 각자의 신앙을 나타내는 표지가 되는 것이다. 저자는 나의 새로운 신앙이 내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설명할 최선의 방법은 가족과 일과 사회생활이 뒤섞인 아주 전형적인 하루를 묘사하는 것이라고 썼다.

 

창세기는 에녹이 훌륭한 사람이라고 언급하지 않는다. 그에 대한 설명은 오직 300년 동안 하나님과 동행했다는 것 뿐 이다. 그런데 히브리서 기자는 믿음으로 죽음을 보지 않은 에녹에 대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라 하는 증거를 받았다고 기록했다(11:5). 에녹의 무엇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했을까?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한 것이 하나님을 기쁘시게 했다는 것이다. 결국 믿음이란 뛰어난 업적을 쌓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함께 동행 하는 것임을 배우게 된다.

 

에덴동산에서 하나님과 동행했던 아담. 그는 아침에 눈을 떠 하와의 손을 잡고 하나님을 찾아가 대화를 하고, 함께 식사를 했을 것이다. 에덴동산을 거닐며 꽃들과 대화하며 부러진 나무들의 상태를 살피고, 동물들을 돌보며 에덴의 땅을 걸었을 것이다. 잠시 하늘을 보고 누워 혼자의 시간을 즐겼을 것이다. 하루를 마치며 하나님과 하와와 함께 앉아 맛난 것을 먹으며 오늘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웃었을 것이고 굿 나잇 인사를 하고 잠자리에 드는 일을 매일 반복했을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면 좀 특별하고 큰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매일 반복되기에 너무나 작아 보이는 오늘 하루, 아담이 그랬듯, 에녹이 그랬듯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아가는 것이 작은 일일까? 성경은 작은 일에 충성할 때 큰 것을 맡기신다고 하면서 작은 것에 충성한 자를 칭찬한다. 오늘에 충성한 자를 하나님은 칭찬하신다.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사람이다. 우리의 매일은 그저 그런 날이 아니다. 씨가 열매를 맺기 까지 변하고 성장하듯, 우리를 택하시고 부르신 하나님이 우리 안에 계신 그리스도의 영으로 매일이라는 시간 속에 우리를 변화시키고 성장시키신다. 우리가 하나님과 동행하면 할수록 우리는 하나님을 닮은 사람이 되어갈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며 하나님께 인사하기. 감사함으로 밥 먹기, 비싼 장신구나 옷이 아닌 소박함과 단정함으로 꾸미기, 열심히 일하기. 가정에서의 역할을 잘 감당하며 가족들에게 사랑표현하기. 누구에게나 듣기는 속히 하되 말하기는 더디 하기. 가난하고 부족한 자를 무시하지 않기. 말과 혀로만이 아닌 내 지갑을 열어 섬기기. 직원을 종 부리듯 하지 않기. 아내 사랑하기, 남편 존중하기. 하나님의 말씀으로 아이들 훈육하기. 하나님과 단둘이 만나기...또 뭐가 있을까?

 

* 2022년 10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7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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