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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삼현] 금 분향단-그 물리적인 위치와 그 기능적인 역할

복음뉴스 0 2022.10.07 14:42

제목 : 금 분향단그 물리적인 위치와 그 기능적인 역할

글 : 한삼현 목사(뉴저지 빛과 소금교회)

 

구약 출애굽기에 근거하여 성막 구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성소(Holy place내성소)에 비치된 비품은 당연히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즉 남쪽에 등잔대, 북쪽에 떡상과 진설병, 서쪽에 분향단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 신약 히브리서의 설명에 따르면, 분향단은 성소가 아니라 지성소(Holy of holies)에 속한 것으로 말하고 있음을 발견한다(히브리서 934). 이렇게 분향단의 물리적실제적 위치에 대한 출애굽기와 히브리서의 서술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음을 우리가 깨닫는다.

 

먼저 히브리서가 소개하는 성소와 지성소의 설명을 살펴본다. 히브리서 92은 성소에 비치된 비품을 소개하는데 등잔대와 떡상 및 진설병을 설명하고 있지만, 분향단을 소개하지 않는다. 오히려 지성소와 그 비품을 소개하는 히브리서 934에서 분향단을 언급하고 있다. “금향로(분향단)와 사면을 금으로 싼 언약궤가 여기에(즉 지성소에) 속하였고 그 궤 안에는 만나를 담은 금 항아리와 아론의 싹 난 지팡이와 언약의 돌 판들이 있고 그 (언약)궤 위에는 속죄소를 덮은 영광의 그룹들이 있더라.”(히브리서 945의 사역) 이렇게 히브리서는 분향단의 위치가 지성소에 있다고 소개한다. 성경 헬라어 역시 echou(“have”) 동사의 분사형을 사용하고 있다. 영어 번역으로 NASB를 참고하라. The Holy of Holies having a golden altar of incense and the ark of the covenant(지성소가 금 분향단과 언약궤를 가지고 있다).

 

1. 분향단그 물리적실제적 위치

우리가 조금 더 익숙하게 생각하는 출애굽기는 분향단의 위치를 이렇게 소개한다. “그 제단(분향단)을 증거 궤 위 속죄소 맞은편, 증거 궤 앞에 있는 휘장 밖에 두라. 그 속죄소는 내가 너와 만날 곳이며”(출애굽기 306). 여기서 휘장이란 성소와 지성소를 나누는 경계선이다. 분향단은 분명히 지성소 밖, 즉 성소에 속한 것으로 간주된다. 우리말은 휘장 밖이라고 번역하고 있지만, 본래는 휘장 앞”(before the veil)이라는 말로서 분향단의 물리적실제적 위치는 결국 성소에 속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요약한다면 히브리서는 분향단을 지성소에 속하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는 반면에, 출애굽기는 성소(휘장 밖 혹은 앞)에 속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는 이런 미묘한 차이점보다 더욱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 남아 있다. 곧 분향단의 물리적인실제상의 위치가 지성소냐 성소냐 하는 것보다 분향단의 의미와 기능과 역할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성경은 분향단을 무엇과 연결시키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설명하고 취급하는가 하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분향단의 물리적실제상의 위치가 비록 성소에 속한다고(휘장 밖 혹은 앞에) 할지라도, 분향단의 의미나 기능이나 역할에 있어서만큼은 지성소와 밀접하다는 것과 결코 지성소와 분리할 수가 없다는 점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고 우리는 간주할 수 있다.

 

2. 분향단그 기능적인의미적인 역할

분향단의 의미와 내용과 역할이 바로 지성소와 연결되어 참으로 중요하다는 점을 출애굽기 본문자체도 이렇게 서술한다. “그 제단(분향단)을 증거 궤 위 속죄소 맞은편, 곧 증거 궤 앞에 있는 휘장 밖에 두라. 그 속죄소는 내가 너와 만날 곳이며”(출애굽기 306)라고 한 내용은 바로 이런 사실을 암시한다. 분향단이 물리적으로는 지성소 휘장 밖에 있겠으나 내용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의미적으로는 증거 궤, 속죄소, 휘장 등등 지성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사실상 분향단과 관련된 출애굽기의 서술 자체를 조금 주의 깊게 살펴본다면, 상당히 특별하면서 예외적인 면모가 없지 않다는 것을 우리가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서술상의 흐름에 있어서 출애굽기 제25장에서부터 지성소와 성소에서 사용할 기구나 비품을 소개하고 있다. 그 중에는 심지어 성소 밖의 뜰(Outer court)에서 사용할 놋 번제 단에 이르기까지 상세하게 소개한다. 이렇게 모든 지시사항을 언급한 다음에, 거의 막바지에 아주 특별하게 아주 예외적으로, 즉 출애굽기 제30장에 가서야 비로소 분향단을 소개하고 있다(30110). 그것도 무려 열 구절에 걸쳐서 분향단의 실제적인 규모(본체와 뿔), 순금 도금과 금 고리와 채에 대한 것(physical aspects)뿐만 아니라 그 위치와 이 분향단과 연관된 상세한 섬김의 면모(substantive aspects)에 이르기까지 설명하고 있다. 이는 바로 분향단과 거기에서 드리는 분향이 다른 섬김의 요소들과는 너무나 구별되고 아주 특별한 것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암시하고 증거하고 있다.

 

특히 “(분향단증거 궤속죄소휘장 밖앞에) 그 속죄소는 내가 너와 만날 곳이며 아론이 아침마다 그 위에 향기로운 향을 사르되 등불을 손질할(정리할) 때에 사를 지며 또 저녁 때 등불을 켤 때에 사를 지니, 이 향은 여호와 앞에 끊지 못 할지며 너희는 그 위에 다른 향을 사르지 말며 번제나 소제를 드리지 말며 전제의 술을 붓지 말며 아론이 일 년 일차씩 이 향단 뿔을 위하여 속죄하되 속죄제의 피로 일 년 일차씩 대대로 속죄할 지니라. 이 제단(분향단)은 여호와께 지극히 거룩하니라.”(출애굽기 30610) 이런 내용들은 분향단과 거기에서 이루어지는 분향의 섬김이 매우 특별하다는 것을, 특히 지성소의 속죄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여기서 매일(아침과 저녁) 드리는 분향과 다른 향과 제물의 금지조항도 중요하거니와 대속죄일(Yom Kippur)의 관련 규정을 우리가 예의 주시해야 한다. 특히 대속죄일에 아론이 자신과 권속(제사장 가문)을 위해 속죄제를 드릴 때, 분향과 관련하여 명령하신 내용을 우리가 주목해야 한다(레위기 161115을 참고하라). 대속죄일에 온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속죄 제사를 드리기 전에, 대제사장이 자신과 제사장 가문 전체를 위해 속죄제를 드리면서 먼저 분향단의 불을 담은 향로에 향을 담아 지성소 안으로 들어가서 분향한 다음에야 속죄소에 피를 뿌렸다는 사실이다. 쉽게 말해 속죄소의 피 뿌림보다 분향이 먼저 소중하게 드려졌다는 뜻이다. 이것은 분향단과 거기에서 이루어지는 분향의 섬김이 매우 특별한 것임을 잘 말해준다. 그리고 아론의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하나님께서 명하지 않은 다른 불을 향로에 담아 분향하다가 죽임을 당한 사실(레위기 1012)은 하나님께 드리는 이 분향과 이와 함께 분향단이 얼마나 귀중하고 엄중한 것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3. 결론 분향단의 물리적실제적 위치가 성소냐 지성소냐 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바로 이 분향단을 무엇과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바로 증거 궤, 속죄 소, 휘장 등등 지성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있다. 특히 대 속죄일에 온 이스라엘 백성을 위한 속죄 제사를 드리기 전에, 대제사장이 자신과 제사장 가문 전체를 위해 속죄제를 드리면서 가장 먼저 분향단의 불을 담은 향로에 향을 담아 지성소 안으로 들어가서 분향한 다음에야 속죄소에 피를 뿌렸다는 점이다. 쉽게 말하면 속죄소의 피 뿌림 그 자체보다 먼저 분향과 그 향연으로 속죄소를 가렸다는 점이다(레위기 1613). 바로 속죄에 관한 핵심적인 의미이기 때문이다.

 

* 2022년 9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9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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