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알고 있어야 할 하나님 나라 (4) - 하나님 나라의 현재진행형
글 : 한준희 목사(뉴욕성원장로교회)
목회를 하면서 늘 불만족스러운 것이 있다면 참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 이글을 읽는 많은 사람들도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누구는 태어날 때부터 유전인자를 잘 받아서인지 키도 크고, 인물도 준수하고, 머리도 좋고 아울러 돈 많은 부모덕에 일찍 유학을 와서 박사가 되어 나라에 큰 인물로 장성하여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나라를 발전시키는 인재로 나타나는가 하면, 똑같은 시기에 똑같이 태어났는데 키도 작고 인물도 없고, 머리도 좋지 않고, 몸도 약하고, 가난한 부모 만나 대학도 졸업 못하고 막노동이나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과 누가 공평하다고 할 수 있겠느냐 말이다.
이 땅에서는 분명히 불공평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렵게 사는 사람들, 장애자가 되어 사는 사람들, 병들고 늙어 오갈 데 없는 소외된 사람들은 당연히 공평한 세상,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면서 미래에 들어갈 천국에 소망을 안고 이 땅에서 살아간다. 어쩔 수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을 받아들이면서 살아야 하고 또 그것마저도 감사하면서 사는 사람들이 어쩌면 예수를 믿는 소외된 사람들이 아닐까 본다.
그래서일까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기대는 거의 미래적일 수밖에 없고 죽어서 갈 천국에 소망을 가지고 신앙생활을 하는 교인들이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나는 많이 느껴 왔다.
그럼 교회는 왜 존재할까, 교회가 말씀으로, 성령의 능력으로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시면서 고난을 잘 극복하라고 성령님께서 도우시는 것일까? 태어나면서 장애아로 태어났으니, 교통사고로 장애인이 되었으니 살다가 원인모를 질병으로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 고난을 잘 이겨서 예수님을 전파하고, 한 생명이라도 살리라고 이 땅에 교회를 두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 것일까?
또한 기도해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드리도록 기도 많이 해야 하는 것일까, 기도함으로써 하나님께서 일하시도록 끊임없이 기도하는 것이 하나님나라를 이루어드리는 것일까? 그래서 쉬지말고 기도해야 하는 것일까?
도대체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드리는 것이 뭘까? 예배, 기도, 찬양을 24시간 하면 하나님나라가 이루어지는 것일까? 열심히 복음을 전해야 하기 때문에 기회만 되면 듣던지 아니 듣던지 복음을 외쳐야 하는 것이고 땅 끝까지 가서 선교사역을 해야 하는 것이 하나님나라를 이루는 올바른 신자들이 자세일까 솔직히 아리송하다.
교회는 성도들에게 예배를 기도를 찬양을 봉사를 전도를 또 해외선교를 해야 하나님나라가 확장된다고 한다. 그러기 위해 성경말씀 많이 배워야 하고 열심히 기도 많이 해야 하고 예배는 목숨걸고 드려야 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가르치고 있다.
물론 다 신앙생활과 하나님나라를 세우는 일에 필요한 사역들이다. 그러나 정작 하나님나라를 이 땅에서는 어떻게 이루는 것일까 물으면 대답이 시원치 않다. 그냥 예배드리고 하나님말씀대로 살아야 하고 열심히 기도하고 전도해야 하나님나라가 이루어진다고들 한다.
그럼 먼저 하나님나라가 이 땅에 존재 했었던 그 옛날 에덴동산으로 가보자, 벌거벗었어도 부끄러움을 모르고 맨발로 다녀도 아픔이 없고, 수많은 나무 열매만 먹었을 것이고, 집도 없고 잠자는 장소가 없어도 불편함이 없는 하나님 나라가 바로 에덴동산이었다.
에덴동산은 잘 먹고 편안하고 자유로운 의미보다 에덴동산의 개념은 하나님께서 통치하시는 나라는 강자도 약자도 없다, 높음도 낮음도 없다. 짐승과 사람이 어우러져 지내는 공평한 나라 그게 하나님나라의 기본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다. 이리와 어린 양이, 사자가 소처럼, 뱀이 식물을, 해함도 상함도 없다고(사65:25) 표현해 논 것이 바로 공평하다는 것이다. 이런 공평한 나라를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 이루려는 것이 중요한 핵심이 되는 것 아닌가 여겨진다.
그렇다고 본다면 그 공평한 하나님나라가 이 땅에서 이루어지게 하려면 성도들에게 필수적인 요소가 바로 고난이라는 것이다. 행14:22에는 “천국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할 것이라”왜 고난이 동반되어야 하는가,
“고난이 축복이다”“의인은 고난이 많다”“아버지가 징계하지 않는 아들이 있으리요, 영광을 받기 위해 고난도 함께 받을 것이라”, “잠시 징계하거니와 징계는 우리의 유익과 거룩하게 하심이라”이 말씀들은 고난을 통해 하나님 뜻을 알고 하나님나라에 참여하게 하시는 깨달음의 도구라는 것이다. 즉 고난을 당해보면 고난당한 사람을 이해한다.
지금 우크라이나에는 전쟁으로 수많은 피난민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이 현장이 뉴스로 전달되면서 내가 아는 90에 권사님은 이 뉴스를 보면서 매일 우신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동안 모아 논 돈을 피난민 돕기 성금으로 내 놓으셨다. 왜 우실까, 왜 성금을 선뜻 내 놓으셨을까, 바로 권사님께서 6.25때 피난민으로 온갖 고난을 당하셨던 그 아픔이 우크라이나 피난민의 아픔을 아시는 것이다, 그들을 긍휼이 여기는 마음, 도우려는 마음이 바로 고난을 당한 사람만 안다.
이것이 하나님의 나라의 공평 원리이다. 고난을 당한 사람은 고난당한 사람을 위로할 수 있다. 병들어 죽음의 사선에서 살아난 사람은 병들어 신음하는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생긴다. 배신을 당한 사람이 배신당한 사람의 마음을 안다. 가난함을 경험한 사람이 가난함이 어떤 것인지 안다. 고난은 공평의 원리이다, 고난당했던 사람이 고난당한 사람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능력자가 되는 것이고 그 능력으로 공평한 하나님나라를 세울 수 있는 일꾼이 되는 것이다.
하나님나라의 일꾼으로 최전선에서 고난의 길을 가셨던 분이 바로 예수님 아니셨던가. 그분은 하나님나라가 세워지기 위한 원리를 소외된 자들에게 가서 본을 보여 주셨지 않은가, 병든 자를 일으켜 세워 건강한 자들과 공평하게 하셨고, 귀신에 들린 자를 회복시켜 정상인들과 공평하게 하셨고 눈먼 자를 눈을 뜨게 하여 함께 볼 수 있도록 공평의 원리를 하나님나라가 침투하면서 생기는 원리임을 가르쳐주지 않으셨는가,
이제 교회가 할 일은 바로 이것이다. 교회는 고난당한사람을 말씀으로 일으켜 세우고, 하나님나라를 이루어가는 일꾼으로 다듬어져가게 하는 훈련장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고 있어야 한다.
고난당한 자가 강한 자이다. 고난이 강철, 단련된 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롬15:1 강한 자가 마땅히 연약한 자의 약점을 담당하고... 강한 자가 약한 자와 함께 가는 세상이 바로 하나님께서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나라의 현재 진행형이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눅4:18-19)
* 2022년 5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12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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