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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민] 당신의 가정은 행복하십니까?

복음뉴스 0 2022.04.11 15:30

오종민 목사의 살며 생각하며 ⑦  당신의 가정은 행복하십니까?

글 : 오종민 목사 (뉴저지우리교회)

 

얼마 전 우연히 유투브를 검색하다가 한국에 이름만 대도 알만한 목사님의 짧은 간증을 듣게 되었습니다. 늘 웃으며 설교하시고 자신감이 넘치는 목사님이라고 제가 알고 있었는 데 그 분의 그 짧은 간증을 듣는 동안 제 자신이 숙연해졌고 그분에게도 그런 아픔이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한국에서 꽤 큰 규모의 교회에서 사역하고 계시고 많은 곳에 초청을 받아 집회를 다니시는 분인데 딸이 장애를 갖고 성장해 가는 이야 기를 조심스럽게 하시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그 많은 이야기 가운데 한 대목을 듣는 순간 제 눈에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습니다. “저희 부부의 가장 큰 고민은 저 아이 보다 우리가 먼저 죽을 텐데 그러고 나면 저 아이는 누가 보살필까?” 딸이 성장하여 성인이 될 때까지 가졌던 고민이었다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정상적인 아이를 가진 부모님들에게는 이 말이 어떤 의미로 마음에 들려질지 모르겠습 니다만 장애아를 가진 부모님들에게는 이 말의 의미가 얼마나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지 저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제 어머니를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제 어머니도 제가 어렸을 때 저런 마음을 갖지 않으셨을까? 지금도 잊지 못하는 것이 어느 날 어머님의 삶이 힘들게 느껴지실 때면 저에게 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미안하다 엄마의 죄가 커서 네가 그렇게 된 것 같아서....” 그러시면서 눈물을 흘리셨던 모습이 말입니다. 사실 제가 장애인이 된 것이 저의 어머 님의 잘못이 아닌데도 자식을 염려하고 자식을 볼 때 마다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끼셨던 것 같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제가 성장할수록 저의 어머님 역시 당신이 돌아가시고 난 후 제 삶을 걱정하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짧게 목사님 말씀을 듣고 다른 것을 검색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듣다 보니 끝까지 다 듣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부모의 마음에 걱정을 주었던 딸이 어려움 가운데 결혼하여 좋은 사위를 얻어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는 해피 엔딩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럴지라도 부모의 마음 한 켠에 표현할 수 없는 걱정은 그분들이 돌아가실 때 까지 남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느 가정이든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가지 씩 아픔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부부간의 문제 일수도 있고, 자녀들 때문일 수도 있고, 가족 중의 누군가의 병으로 인하여 가정에 웃음이 사라진 것일 수도 있고, 물질적인 문제로 인하여 고통 받을 수 있고, 이민 와서 살면서 해결 되지 않은 신분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에 말씀 드린 대부분의 문제들은 우리들이 조금만 생각을 바꾸고 노력을 하면 얼마든지 해결 할 수 있는 이유들이라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가정을 이루고 있는 식구들의 마음에 얼마나 행복감을 가지고 사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하는 것 중의 하나가 한국과 미국에서 목회를 하면서 자녀들과 함께 하는 시간들을 많이 갖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목사의 자녀들이기 때문에 아빠를 이해해 주겠지 라고만 생각했지 아이들이 성장해 가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 아빠로서 때로는 인생의 친구요 선배로서 그들과 함께 있어주 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고 후회되는 일입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후배 목회자들을 만날 때 마다, 시간을 내어 자녀들과 함께 충분한 시간을 가지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시간의 여유가 생겨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려 하면 이미 그들은 다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우리와 시간을 보내려 해도 너무 바쁜 사회인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야만 하는 이유는 돈은 다시 벌면 되고 건강은 노력하면 얼마든지 지킬 수 있고 회복할 수 있지만 흘러간 아쉬움의 시간은 되돌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면 아이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인생 가운데 정말 짧은 것 같습니다. 그 짧은 시간 아이들과 마음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어야 그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우리와 함께 어색한 시간을 보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민 와서 많은 가정이 깨어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자녀들과의 관계가 어려워진 것도 보게 됩니다. 부모들이 언어가 통하지 않아 힘들게 일하는 것을 아이들이 이해해 주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밤낮으로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은 벌었는데 자녀들과의 관계는 깨어지고 부부와의 관계도 깨어지는 아픔을 겪고 사는 분들이 주위에 있음을 보면서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릅니다. 가정의 행복은 누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노력과 희생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다시 한 번 젊음으로 돌아가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저는 주저하지 않고 아이들과 아내와 함께 여행도 하고 시간을 보낼 것이라 대 답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인생의 참된 행복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 가정에서 부부가 행복하고 그로 인하여 아이들이 높은 자존감을 갖고 세상에 나가서는 당당하게 집에서는 부모들과 대화를 나누며 웃음을 잃지 않고 사는 것만큼 남들이 보기에 부러운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제 아들에게 이런 말을 자주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아내하고 할 수만 있거든 여행 자주하고 아이가 태어나거든 자주 놀아주는 아빠가 되라고 말입 니다. 왜냐하면 인생을 먼저 살아본 아빠로서 제 자신이 그렇게 아들과 딸에게 해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의 가정은 행복하십 니까? “네!”라고 대답하실 수 있다면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당신은 인생을 잘 살고 계시다는 증거라고 믿습니다. 다른 사람이 돈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은 가장 귀한 것을 품고 사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식구들과 자주 식사하고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만들어 가는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주말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얼굴을 보고 식사하는 것, 어떠십니까? 그것이 행복입니다.

 

[편집자 주 : 2021년 12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7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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