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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복음뉴스 0 2022.04.11 04:32

한준희 목사의 성도들과 함께 생각할 신앙 칼럼 ⑥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글 : 한준희 목사 (뉴욕 성원장로교회)

 

오래전 모 교회 안수집사 안수식에 참석한 일이 있었다.

그때 안수받은 집사님께서 감사의 인사를 올리면서 이런 말을 하였었다. “제가 우리 담임 목사님의 방패막이가 되겠습니다.” 담임 목사님을 지켜드리겠다는 것이었다. 그날 그 한 마디에 그 집사님은 최고의 박수를 받는 주인공이 되었던 것이 기억난다. 하지만 그 집사님은 지금은 아예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 그 이유야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어떤 심각한 문제가 생기지 않았는가 생각이 든다.

 

목사님을 지키겠다는 집사가 담임목사님을 배신하고 교회를 떠난 것이었다. 물론 교회를 떠날 만큼, 아니 아예 교회를 안 다닐 만큼 그 집사님에게 큰 충격적인 일이 있었을 것은 분명하겠지만 교회를 안 다닌다는 것은 쉽게 이 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교회 중직자였던 분들이 아예 교회를 안 다니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적게는 10년 그리고 20년 30년 교회를 다녔는데 지금 교회를 떠난 분들이 많다는 것은 무엇인가 문제가 있지 않나 여겨진다.

 

무엇이 문제일까?

 

첫째는 교회가 문제이다. 2,30년 교회를 다녔는데 그동안 어떻게 교육을 시켰으면 교회를 떠나버리겠는가? 그 책임이 전적으로 목사에게 있다고 해야 맞는 답일 게다.

어쩌면 아직 예수도 영접하지 않은 사람에게 세례를 주고 직분을 맡겨 장로, 집사, 권사로 세웠다면 이건 교회가 제 역할을 안 하고 주먹구구식으로 직분을 남용한 죄가 성립된다.

 

그런데 이런 교회가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새로 들어온 신자가 교회 다닌 지 20년 되었다고 하면 그 말을 그대로 믿고 다음 주일 집사로 임명한다. 그도 그럴 것이 10-30명 모이는 교회에서 20년 된 새 교인이 들어온다는 것은 그 교회로써는 큰 대어(?)가 들어온 셈이 아니던가,

어디서 교회생활을 하였는지, 다녔던 교회는 어느 교단인지, 세례는 받았는지 검증할 것도 없고 확인할 길도 없다. 그냥 그 새로 온 교인 말만 믿고 직분을 주는 것이 현재 교회 실정이다.

 

교회가 이런 상태로 교인을 관리하니 당연히 안수집사가 되어도 심지어 장로가 되어도 담임 목사가 마음에 안 들고 교인들과 조금만 언쟁이 생겨도 교회를 뛰쳐나가고 교회를 등지는 일이 발생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라고 여겨진다.

 

둘째가 교인들의 문제다.

사람들이 새롭게 교회에 나오는 이유는 단순하다. 교회를 통해 무엇인가 의지하고자 하는 마음, 인정받고 싶은 심정, 진정으로 하나님을 만나서 내 문제를 해결해 보고 싶은 절박한 심정으로 교회에 나오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교회를 떠났다가 다시 교회로 되돌아 온 신자들은 하나님에 대한 갈망이 대단하다. 그런 마음으로 하나님을 만나러 나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기존 교인들을 통해 하나님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런데 조금 큰 교회는 새 신자 담당자나 전도사님들이 새신자 영접을 담당하는데 그 영접 과정에서 상처를 받는다는 사실이다.

 

예배가 끝나면 모두 끼리끼리 모여 인사를 나누고 끼리끼리 모여 식사를 한다. 새로 온 신자에게 대하는 진심이 전혀 보이지 않는 형식적인 인사일 때가 많다. 아무도 진심으로 환영해 주지 않는 교회, 목사님의 환영 인사도, 또 기도해 주는 그 손길도 지극히 형식적인 태도에 실망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을 처음 교회에 오시는 분들은 예리하게 느낀다. 진심인지, 형식인지 말이다. 그러니 자연히 자기를 알고 있는 분에게만 의지할 뿐 서먹서먹함과 섭섭함이 공존하면서 하나님에 대한 섭섭함이 함께 공존한다는 것이다.

 

이런 교인들이 그래도 목사님 말씀이 은혜가 되어 교회를 나온다지만 결국 기존 교인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섭섭함은 계속 앙금으로 남아 있게 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가정 내력을 잘 아는 분이 전도사님에게 또는 부목사에게 전달한 것이 교인들 전체에게 퍼져 자기에 대한 가정사가 알려지게 되면 그 상처는 말로 표현이 안 된다. 친한 사람 때문에 참고 견디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 섭섭함과 수치스러움으로 교회를 떠난 분이 많다는 것이다. 결국 교회를 떠나는 이유는 사람들 때문이다. 하나님에게 위로받기 위해 온 사람을 사람들이 상처를 주어 교회를 떠나게 한다는 것이다.

 

셋째, 작은 교회에 다니시는 분들은 교회를 쉽게 떠나고 교회를 자주 옮겨 다닌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부담감이다. 특히 교회 형편이 어려운 교회는 교인들에게 적잖은 부담을 가지게 한다. 목사님 형편이 어렵고, 교회 렌트비가 달마다 걱정거리로 교인들에게 다가오면 교인들은 교회를 떠난다는 것이다. 의리상, 정 때문에 또는 몇 되지 않은 성도들인데 나마저 떠나면 이 교회는 어찌될까, 그 안타까움이 계속 부담으로 남게 되고 결국 기회가 잡히면 떠나게 되는 사례를 나는 수 없이 보아 왔다.

 

마지막으로 목사와의 갈등이다.

목사가 안 해도 될 말을 설교시간에 해버리고, 잘잘못을 떠나 문제가 생기면 목사님은 겸손한 자세로 그냥 제 잘못입니다. 부덕함을 용서해 달라 하면 끝날 일을 끊임없이 변명하고 잘못을 인정 안하는 목사의 태도에 교인들이 실망을 하고 교회를 떠난다는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교회를 떠나는 교인들이 의외로 많은데도 교회는 떠나는 교인들에 대한 대책이 전무하다. 떠나면 그만이다. 성도들 역시 교회를 떠나는 것, 교회를 옮겨 다니는 것은 교회에 대한 이해 부족과 오해적인 부분이 대다수이다.

 

모두가 교회 안에 들어온 성도들은 거룩해 보인다. 흰 성가대 가운을 입고 찬양하는 모습만 보아도 아름답다. 옆에서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 거룩해 보인다, 그러나 각자의 내면 속에는 각종 질병을 안고 있는 교인들이 대부분이다. 즉 병자들이다. 교회는 이런 병자들이 모이는 곳이다.

 

치료되지 않은 병자들이 모인 곳에는 서로 상처만 줄 뿐이다. 상처를 치유받는 곳은 교회 안에 있는 교인들이 아니라 오직 의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이 그 해결책이다. 인간에게 기대하지 말라. 인간에게 위로받으려고 기대하면 더 상처가 커질 뿐이고 교회를 등지게 된다.

 

교회를 떠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뿐이다. 지금 이미 교회를 떠난 교인들이라면 반드시 만날 분, 예수님을 만나시길 간절히 사모해 보라. 예수님을 만나는 축복이 있어지길 오늘도 기도해 본다.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데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하시니라(막2:17)

 

[편집자 주 : 2021년 11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6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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