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콩깍지 씌움은
글 : 양희선 장로 (뉴저지 새언약교회)
사랑했던 날들은
묻히고 감추어진 화석과 같이
무감각하고 퇴색되어 버린것 같아도
가끔씩 꺼내어 보면
어제일처럼 기억에 그대로 있고
잔잔한 미소가 입가에 스며든다
당신은 모래알보다 많은 사람들 중
왜 나와 결혼했지?
오늘 아침 갑자기 알면서도 궁금해졌다
무슨 모래알보다 많은 사람들
그냥 좋아서 결혼했지
시냇물이
강이 되고 바다로 흘러 돌고 돌만큼
세월이 흘러
연한 새싹이 가지가 굵어지고 열매 맺는
인고의 시간을 지나고
인연의 출발은 언제나 우연이고
좋은 우연은 죽을때까지 이어지는
필연이 된다
이제는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서로를 챙겨야 하는 나이
콩깍지 사랑은
계절 위에 계절이 덮여도
그냥 좋은것이다
[편집자 주 : 2021년 11월 1일 자로 발행된 <복음뉴스> 제6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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