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외 버스 터미널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할머니 한 분이 구부정한 허리로 많은 짐을 들고 서 있었습니다.
그 때 한 택시가 다가와서 할머니를 태우고 출발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할머니가 힘 들게 짐을 챙기는 모습에 결국 택시 기사는 짐을 들고 할머니를 따라 갔는데 도착한 곳은 병원 중환자실이었습니다.
"우리 아들이 입원했는데 오늘이 생일이라서, 내가 미역 국이라도 먹이려고..."
할머니가 그렇게 말했지만 병원 중환자실에는 외부 음식은 반입 금지였고, 더구나 면회 시간에 늦은 할머니는 중환자실에 들어 가지도 못하고 유리 창 너머로 먼 발치에서 아들의 모습을 슬쩍 보고 눈물 만 흘리며 돌아 가야 했습니다.
다시 할머니를 시외 버스 터미널로 모시고 가는 택시 기사의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미터기에 표시된 왕복 택시비는 25,000 원이 나왔지만
택시 기사는 미터기의 '2' 자를 손가락으로 슬며시 가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할머니 택시 비가 5,000 원 나왔네요."
할머니에게 5 천 원 짜리 한 장을 받은 택시 기사는 또 할머니의 짐을 들고 버스 매표소까지 함께 갔습니다.
"할머니 버스 비 저에게 주시면 제가 표 끊어 올테니까 여기서 앉아서 기다리세요."
매표 창구에 가서 버스 표를 산 택시 기사는 할머니가 준 돈과 버스 표를 같이 내밀며 능청스럽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할머니 아침에 사신 버스 표가 왕복 버스 표라네요. 새로 발급받은 이 표를 가지고 그냥 버스 타고 가세요."
택시 기사가 할머니를 보면서 몇 년 전 지병으로 돌아 가신 어머님이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주머니 속에 꼬깃 꼬깃한 5 천 원 짜리 한 장을 바라보며 택시 기사는 누구보다 행복했습니다.
마음 속의 좋은 것은 쓰면 쓸수록 더 빛이 나고, 고귀한 행복이 따라 옵니다.
가진 것이 많아도 오히려 더 많은 것은 가지려 하는 사람은 감사한 마음이 없기에 행복에서 멀리 있지만, 가진 것이 적어도 나누면서 함께 하는 사람은 늘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이 가까이 있습니다.
어리석은 자는 멀리서 행복을 찾고, 현명한 자는 자신의 발치에서 행복을 키워 갑니다.
오늘도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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