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다툼

우물 다툼

김희건 목사 0 2023.09.27 21:24
이삭의 시대 우물은 생존의 중요한 수단이었다. 이삭의 종들이 우물을 파면, 이웃 이방인들이 시기하고 그 우물을 차지하였다. 이삭은 여러 차례 우물로 인해 다툼이 발생했을 때, 다툼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 마침내 르호봇이라는 곳에서 우물을 팠고, 더 이상 시비 거는 사람들이 없었다.
이 이야기를 통해 믿음의 조상 이삭의 온유함을 배우게 된다. 그 아들 야곱은 악착스럽게 남의 것도 빼앗는 사람인데, 이삭은 이방인과 다툼이 있었을 때, 다툼을 피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 그런 이삭을 하늘의 하나님이 보시고 복을 주셨고 번성의 축복을 약속하셨다.
이야기를 읽으면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이 난다. 고등학교 시절, 아버지와 친척들 사이에 서울 근교 선산 상계동 땅 소유권 문제로 다툼이 벌어졌다. 서 너명의 조카들이 아버지를 찾아와 시비가 벌어진 것이다. 그때 나는 옆 방에서 들리는 소란스러운 다툼의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때 아버지가 일어나서 한 말을 기억한다: "이 땅 다 가져가, 그리고 여기서 나가!"
그래서 우리는 땅을 잃어 버리고 어렵게 살아야 했다. 조카들은 그 땅을 인해 부유하게 살았다. 그 아버지의 성격이 그대로 유전되는 것 같다. 나는 어려서부터 물질에 대한 집착이 없이 살았다. 있는 그대로 만족하고 사는 것이 오히려 마음 편했다. 없으면 없는대로 살지 그런 현실을 불평한 적이 없었다. 다툼 보다는 마음 편한 것을 선택하며 살았다. 웨스트 버지니아 사는 큰 누나도 욕심없이 사는 분으로 지금도 동생들에게 베풀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
아버지는 하나님을 모르고 살다가, 돌아가시기 전 교회를 출입하다가 돌아가셨다. 교회 다니던 나를 핍박하던 분이 때가 되니까, 하나님이 어떻게 그 마음을 움직여 주셨는지, 자원해서 교회를 출입하셨다는 것이 신비하기도 하고, 하나님이 기도를 들으셨다는 생각을 갖는다.
나는 부모의 지원은 별로 받지 못했지만, 신앙 생활을 한 후, 하나님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이날까지 살아왔다. 송명희 시인의 복음 성가 가사 중, "공평하신 하나님"이라는 노래가 있다. 하나님은 참으로 공평하신 하나님이시다. 나의 부족한 것을 이날까지 채워주셨기 때문이다.
나는 무슨 이익을 위해 다투는 것을 싫어한다. 이삭이 그렇게 살았던 것처럼, 차라리 비우고 떠나서 평안하게 사는 것을 좋아한다. 세상에서는 소유와 욕심으로 다툼을 일으키고, 살상의 비극이 생긴다. 그러나 하나님을 바르게 믿는 사람들은 그런 다툼에서 떠나 살 것이다. 하나님이 그 빈 곳을 채워주시고, 하나님을 바라보고 의지하는 백성들의 필요를 채워주시기 때문이다. 참 신자라면 자족과 감사로 사는 것이 옳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생명을 스스로 살리기 위해 다투며 사는 것 같다. "아귀 다툼"이라는 말이 있다. 불교에서 말하는 굶주린 귀신들의 다툼이라는 말이 아닌가? 우리 생명은 하나님이 돌보시고 붙드신다. 그 진리를 아는 사람은 그런 다툼에서 떠나 의연하고 평안한 삶을 살기 원할 것이다. 하나님이 내려 주시고, 하나님이 돌보시기 때문에 자기 목숨을 위해 다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알고 믿는 사람들은 그런 점에서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이다. 풍성하신 하나님의 돌보심 속에서 여유있고 평안한 삶을 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믿는다고 하면서 자기 목숨을 살리려고 다투는 사람은 없을까? 믿음을 떠나 사는 사람들은 아귀로 변하는 것 아닌가? 왜 자기 자신을 살리고 높이려고 쉬지 못할까? 불신앙의 댓가가 몹시 크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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