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족의 삶

자족의 삶

김희건 목사 0 08.19 07:51
사도 바울은 빌립보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자신은 "어떠한 형편에서도 자족하기를 배웠다"고 썼다. 그리고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말씀했다. 후자의 말씀은 여러 사람들에게 인용되고 있다. 믿기만 하면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인용되고 있다.
성경을 잘못 인용하면, 사람들을 잘못된 길로 오도할 수 있다. 성경 말씀은 그 본문 속에서 바른 의미를 찾고, 적용해야 신앙 생활에 오해나 실족함이 없을 것이다. 사도 바울이 어떠한 형편에서도 자족하기를 배웠다는 말씀은 어떤 의미로 말씀하신 것일까?
또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말씀은 어떤 의미일까? 우선 주목할 사실은, 모든 것이 함축하는 말은, 내가 원하는 것을 모두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사도 바울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고 감사와 기쁨의 삶을 살 수 있다는 뜻에허 한 말이다. 그것이 참 능력이 아닐까?
달리 오해해서는 안되는 것은 사도 바울이 기도만 하면, 자기가 갖혀있는 감옥에서 나올 수 있다는 뜻이 아니다. 힘들고 괴로운 감옥 생활 속에서도 하나님의 섭리와 뜻을 이해하고, 하나님의 뜻 안에 순응하면서 감사와 기쁨의 삶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주어진 현실 속에서 감사할 수 없으면 다른 조건이라고 삶이 달라진다고 믿지 않는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과 섭리 속에 살고 잇음을 이해해야 한다. 정말 감사할 일이다 우리의 머리털을 다 세시는 하나님은 우리가 세상에서 겪는 모든 일들의 섭리자이시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 안에서 좋은 일, 궂은 일을 경험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은 항상 우리를 위한 선하신 배려에서 나타난다.
우리는 만왕의 왕이시요, 알파와 오메가이신 하나님의 섭리와 통치 속에 살고 있음을 알 때, 우리가 겪는 힘들고 괴로운 일들 속에서도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찾고, 감사할 수 있다. 가장 힘들고 괴로운 일들도, 하나님의 선하신 뜻 안에서 주어짐을 이해해야 한다.
하나님의 선하신 뜻은 무엇일까? 고난과 역경 속에서 먼저 우리 자진이 낮아진다. 겸손을 배우고, 우리 스스로 살 수 없음을 알고, 구원의 하나님을 부르고 의지한다. 하나님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빛을 창조하시고, 혼돈 속에서 질서와 평강을 이루시는 분이시다. 태초의 혼돈과 공허와 어둠의 체험 속에서 질서와 생명과 빛을 창조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다.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예수님의 말씀은 죽음을 체험하는 자가 알 수 있는 약속이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우리에게 철저한 절망과 고통과 슬픔의 경험이다. 그런 고통 속에서 우리는 생명을 창조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하게 된다. 기독교 복음은 값싼 기복 신앙이 아니다. 삶의 처절한 경험을 통해 복음의 능력을 계시하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약속이다.
일찌기 종교 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사람은 무엇을 읽고 묵상해서 신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죽고 저주받은 경험을 통해서 신자가 된다"고 했다. 기독교는 사람들이 소원하는 것을 응답해 주는 값싼 종교가 아니다. 이 세상의 허무와 절망을 아는 자에게 주시는 영원한 생명의 종교라 할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의 처절한 고통과 죽음은 하나님을 떠나 사는 사람들이 현재와 장래 겪을 무서운 고통과 형벌을 계시한 사건이었다.
그 십자가 앞에서 자신을 살피고 고백하는 사람이 용서와 새 생명의 삶을 살게 되고, 신자의 삶은 부활의 주님을 모시고, 죽음의 경험을 통해 생명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살아 계신 하나님을 날마다 부르고 의지하는 가운데 , 이 거친 세상에서 낙심하지 않고, 지치지 않는 생명의 삶을 사는 것이다.
우리는 이 셍명과 부활의 주님을 정말 의지하고 살아가는가? 우리는 무엇을 좇아 살고 있는가? 믿음으로 살고, 감사로 살고, 하나님의 뜻을 좇아 사는 사람이 생명과 부활의 주님 안에서 자족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믿는다. 세상 사는 일이 점점 더 힘들어 진다는 생각을 부인할 수 없다. 교회 세계 안에 가짜들이 득세하는 현실도 목도하게 된다. 종말의 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살아 계신 하나님, 생명과 부활의 주님을 온 마음으로 믿고 따르고 감사하고 섬기며 살기를 원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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