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자가 된 어둠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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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자가 된 어둠의 그림자

한준희 목사 0 2023.10.28 13:54

목회를 막 시작했던 40대 초반, 한국 방문길에 올랐던 적이 있었다. 당시 내가 탔던 비행기는 케네디 공항을 출발해 일본 나리타공항을 거쳐 한국 김포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였는데 뭐 때문인지 기억에는 없지만 4시간 정도 늦게 케네디공항을 출발했었다. 

그러다 보니 일본 나리타공항에 늦은 밤에 도착을 했고 바로 연결되는 한국행 비행기가 없어 일본에서 하룻밤을 묵을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물론 비행사에서 숙식을 제공해 주었고 편안하게 하룻밤을 지낼 수는 있었지만 그때 한 중년 여성과의 만남이 나의 기억을 새롭게 떠올리게 한다.

 

묘하게도 50대 중반의 한인여성이 나와 같은 비행기를 탔고 그녀도 나와 같이 하룻밤을 같은 호텔에서 묵게 되는 우연한 만남이 있었던 옛 이야기이다.

 

그때 난 그녀와 늦은 저녁을 같이 했고 그녀의 제안으로 공항 셔틀버스를 타고 시내구경을 하고 호텔로 돌아왔다. 그때 그녀가 나에게 술한잔 하자고 권했고 난 냉정하게 거절하고 내 방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바로 앞 룸이 그녀의 방이다 보니 먼저 문을 열고 들어온 내 방문 앞에서 서성대는 그녀가 방문이 안 열린다고 나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 아닌가,

 

문을 열어 주고는 잘 주무시라는 인사를 하고 뒤돌아섰던 그때의 감정은 참 묘했다. 물론 50대 중반의 여성은 내가 볼 때는 할머니로 보였고 또 워낙 피곤해서 인지 그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은 나였기도 했지만 더욱이 목회초년생으로 사명에 불타있었던 그때 불륜같은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기에 그저 무뚝뚝한 행동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그때가 기억된다.

 

20여분이 지났을까 노크 소리에 문을 열고 보니 그녀였다, 그냥 주무실 거냐고 자기 방에 와서맥주 한 잔 하자는 그녀의 제안이 있었지만 일언제하에 거절하고 문을 닫아버렸다.

분명히 이건 유혹이었다. 얼마든지 불륜을 저질을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이 주어졌던 것도 분명했다. 더욱이 내가 목사라는 신분을 말하지 않았던 것, 함께 식사하고 함께 시내 구경을 하며 차를 타고 다녔다는 것만으로도 그녀에게 불륜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았나 여겨진다.

 

솔직히 스쳐지나가는 유혹이라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잠시나마 마음이 요동쳤던 것도 사실이다. 그럼 왜 이렇게 내 마음이 흔들렸을까, 이유는 단 한가지 지금 난 자유자라는 것이다, 그 어느 누구에게도 구속되어 있지 않고, 가정이라는 절대 선도 그때는 나에게는 없었다. 더욱이 교회 목사라는 타이틀도 모른다. 난 말 그대로 자유자였다.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어떤 막연한 만남을 기대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공항이란다. 공항에 오면 직장이란 테두리, 가정이란 짐, 나와 연결되어 있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해방되는 문앞에 서 있는 장소이기에 그 문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막연한 흥분과 설렘이 있다는 것이다.

참 이상하다, 해외나 한국으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 특히 목사님들의 탈선은 상식의 범주를 뛰어넘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자유자라는 신분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해외에 나가면 나를 아는 사람도 없고 나를 구속하는 룰도 없다. 말 그대로 자유자이다. 그래서일까 탈선하는 목사들이 부지기수이다.

 

오래전 나를 신학교에서 가르쳤던 목사님을 뉴욕 맨하튼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것 같았다. 한국에서 그래도 꽤 큰 교회를 목회하시는 분이시다, 그분이 맞은편에서 혼자 걸어오시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그 목사님은 나를 알 리가 없었다. 나와 마주치려는 순간 옆 상가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그 장소는 목사로써는 들어가서는 안 될 표현하기에 수치스러운 장소였다. 정말 큰 충격이었다.

 

왜 그분이 서슴없이 그곳을 들어갔을까, 바로 미국이란 곳, 자기가 사는 한국도 아니고 더더욱 아무도 자신을 알아볼 사람도 없다는 곳, 내 마음대로 먹고 보고 자고 누릴 수 있는 곳에 와 있기에 서슴없이 부끄러운 행동을 한 것 아닐까,

 

사람은 심리적으로 자기가 사는 집, 일하고 있는 직장이나 공간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자유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해외에 나가면 자신의 신분이나 나이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 먹지 말아야 할 것도 먹어보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도 한다. 그 이유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관계의 룰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외여행은 사람을 흥분시키는 10가지 행위 중에 2번째로 그 쾌감도가 높게 나타났다는 사실도 이를 증명한다. 자유자가 되고 나면 일상적인 삶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쾌감이 엄습한단다. 그 자유의 어둠 속으로 자신을 숨겨버리는 행동을 목사님들이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내가 섬기는 교회, 내가 안식을 누리고 있는 가정,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이 축복 마져도 벗어나고픈 욕망이 숨어 있는 것 아닌가 보여진다. 그래서일까 자신이 받은 은혜를 엉뚱한 곳에 쏟아버리려는 인간의 죄성은 그 누구도 숨길 수 없는 죄의 뿌리들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 세상은 수많은 감시카메라로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있다. 거리를 거닐 때도, 어느 상점에 들어가든 어느 호텔로 들어가든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찍고 있다는 것을 다 아실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불꽃같은 눈으로 우리를 보고 계신데 어리석은 사람들은 내가 속한 삶의 범주에서 벗어나 먼 타국에 왔기에 자유자라고 외치고 다닌다면 큰 판단 실수다.

 

정신 차려야 한다, 지금 탈선하는 목사들로 인해 기독교가 여기저기 무너지는 소리가 들리고 있는 것을 귀있는 자들은 들려지길 소망해 본다.

 

주께서 나의 앉고 일어섬을 아시며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꿰뚫어 보시고 나의 길과 눕는 것을 환히 아시고 나의 모든 행위를 익히 아십니다(1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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