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8일(2024/2/22)
제목: 자기 자랑으로 가득한 기도
찬송: 326장 내죄를 회개하고 주 예수 믿으니
세리 한 사람은 자기의 죄를 깨닫고 심한 수치심을 느끼며 하나님께 기도했다. 사람들을 속여 세금을 더 부과하고 로마 제국을 등에 업고 사람들의 재산을 약탈한 것을 생각하며 가슴을 치며 하나님의 긍홀을 구했다: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쳐다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이르되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눅 18:13)라고 하였다.
이 세리가 선 곳은 바리새인이 가까이 섰던 제단에서 멀리 떨어진 곳이다. 하나님의 지성소에서 멀리 떨어져 서 있는 그의 기도에는 수치심과 절망감이 가득하다.
반면, 성소와 가까운 곳, 모든 사람의 앞자리에서 기도하는 바리새인은 목소리가 크고 자신감에 차 있고 그의 언어는 온통 '자기'로 가득하다. 자기의 선행으로 너무나 충만한 나머지 하나님의 은혜와 자비는 구할 여지조차 없었다. 앞에서, 큰 목소리로, 자신만만하게 기도하는 그 화려한 몸짓은 다른 기도자들의 마음을 주눅 들게 하고 낭패감으로 가득하게 한다.
바리새인의 기도 가운데 잘못된 부분은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며 나는 다른 사람들 [과도] ..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눅 18:11-12)라며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자신을 칭찬하며 감사하는 부분이다.
그는 영원하시고 완전하신 하나님 앞에서 그분의 거룩함에 비추어 겸손하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자신을 칭찬하며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다. 결국 그는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기도하고 있으며, 자신의 행위와 업적을 축하하고 있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그는 하나님의 자비와 평화를 구하는 간절한 기도가 자신에게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하나님의 자비가 필요 없는 사람의 기도는 기도가 아니다. 혼자 충분히 의로운 사람에게 회개할 것이 있겠는가? 그런 사람은 하나님께 '의롭다 함을 받을 필요도 없는 사람'이다.
성령과 동행하는 그리스도인들은 다른 사람들을 향해 "나는 더 의롭고, 너는 나쁘다"라고 단순히 생각하지 않는다. 그 대신 연약한 사람들의 사정을 이해하는 긍휼의 마음을 갖는다. 아브라함처럼 소돔과 고모라를 위해서도 기도하지 않고, 그들보다 낫다고 여기는 영적, 도덕적 우월의식을 지금 회개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약점을 발견했다고 해서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회개할 죄가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은 내가 사람들 앞에서 서 있다는 뜻이다.
아브라함처럼 하나님 앞에 서서 소돔과 고모라를 위해 기도하지 않고 그들보다 낫다고 여기는 영적, 도덕적 우월의식을 지금 회개해야 한다(하재성, 사순절에 누리는 회개의 기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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