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21일(사순절에 누리는 회개의 기쁨)
제목: 변화를 요구하는 회개
찬송: 457장 겟세마네 동산에 주를 생각할 때에
예수님을 처음 만난 베드로는 예수님의 전능하심을 알았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깊은 곳에 그물을 던졌다가 배 두 척에 가득 찰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았다. 그러나 그는 예수님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거룩한 거울에 비친 자신을 본 순간 견딜 수 없어 자기도 모르게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눅5:8).
베드로는 물고기가 어디에서 많이 잡힐지 아는 예수님의 초능력에 감탄하면서 그분과 동업하여 부자가 될 꿈을 꾸지 않았다. 예수님을 마주했을 때 자기가 죄인이라는 사실만 고통스럽게 직시했다. 그 수치심과 부적절감을 피할 여지가 없었다. 마음을 비추시는 예수님 앞에서 자기가 죄인이라는 사실에 대한 견딜 수 없는 절망을 맛보았다.
마음의 작용은 눈에 보이지 않으나 중요하다. 마음으로 예수님을 믿으면 의에 이르고, 믿는 마음을 입으로 시인하면 구원을 받는다(롬 10:10).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마음 곧 자기 중심의 모든 주체성과 기능을 예수님의 손에 맡기고, 우리 마음의 통치권을 그분께 드리는 것이다.
회개는 다리의 힘이 빠지는 캄캄한 좌절의 경험이다. 죄에 대한 수치심과 자신의 무가치함을 마주하는 경험, 그것이 곧 회개의 순간이다.
참된 회개는 죄의 고백에서 시작해서 변화된 행위로 이어진다. 참으로 회개하는 사람은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슬퍼한다. 아울러 자신의 행위로 인한 피해자의 아픔을 공감한다. 영적으로는 하나님께 입힌 거절과 거역의 상처를 가슴 아파한다. 과거 자기의 선한 행위가 지금의 악행보다 훨씬 크므로, 회개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변명하지도 않는다.
내가 사과했으니 상대는 마땅히 용서해야 한다고 요구하거나 압력을 가하지도 않는다. 그까짓 것을 왜 잊지 않고 또 생각나게 하느냐고 뻔뻔하게 따지지도 않는다. 자기를 위한 방어 장치를 해제하고 그저 재를 덮어쓴 참회자처럼 입을 다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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