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신학교 삼학년 때 부산에 있는 한 교회를 방문하면서 제 목회 방향이 정해졌습니다.금요철야 예배를 마치고 그 교회 청년들과 부산시립병원 별관을 방문한 것이 지금까지의 제 사역의 방향을 갖게 해준 사건이었습니다.
그 당시 병원 별관을 청년들과 심방하였을 때 제 눈앞에는 양쪽에 다섯 개씩 나뉘어 져 있는 열 개의 나무침대에 누워 있는 문둥병자의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약 냄새와 함께 문둥병환자들의 몸에서 나는 냄새로 인하여 오래 있지 못하고 병실 밖에 나가 바람을 쐬고 있었습니다.
잠시 후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교회 중등부 학생 열 명이 그 병원에 찾아와서 병실에 들어갔습니다. 창문 밖에서 그 아이들이 무엇을 하나 보았더니 열 명의 학생들이 병실에 들어가서는 손을 잡고 기도한 후 다섯 명씩 나뉘어 양쪽에 누워 있는 열 명의 문둥병 환자들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도가 끝나고 한 학생이 병실 밖에 있는 저에게 찾아와 던진 한마디가 제게는 주님의 음성으로 들렸습니다.
“전도사님 저기에 누워 계신 분들에게서 냄새나고 보기 흉해서 나오신 것이지요? 그렇게 사랑이 없어서 어떻게 목사가 되려고 하세요?” 그 아이의 질문은 제 정곡을 찔렀습니다. 얼마나 부끄럽고 창피하던지 아무 말 하지 못하고 다음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며칠을 고민하다가 “하나님 내게도 문둥병자의 손을 잡고 기도할 수 있는 사랑을 달라고 기도의 제목을 가지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987년 다니던 교회에서 중등부를 맡아 사역하는 일 년 동안 지역에 있던 정신장애를 겪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 아이들과 함께 주말에 가서 섬기게 되었습니다.
신학교를 졸업하고 개척하여 목사 안수 받던 날 찬양하는 분들에게 “낮엔 해처럼 밤엔 달처럼” 찬양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목사가 되는 날 주님 앞에 이 찬양으로 제 사역의 방향을 말씀드리고 싶었고 그 찬양의 가사 대로 살기로 다짐하고 싶어서 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삼십년 동안 그렇게 살려고 몸부림치며 오늘까지 달려 왔습니다.
어느덧 목사가 된지 삼십년이 되었는데 지난 시간 부흥회를 가던 찬양집회를 인도하던 마지막 시간에는 회중들과 이 찬양을 목이 터저라 부르며 사역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목사 되기는 쉬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목사의 길을 옳 곧게 걸어가기는 쉽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말씀대로 바르게 살려고 하면 동역한 다는 사람들이 더 힘들게 하고 마음을 아프게 하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기득권에 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그렇습니다.
목사의 본질은 예수님의 마음처럼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나보다 어려운 이가 있으면 이유 묻지 말고 도와야 하고 나를 힘들게 하고 오해 하는 이가 있으면 그를 위해 기도하고 더 잘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의 모습입니다. 마귀와 싸워야 하는데 성도들 간에 싸우고 동역자들 간에 아픔을 주고 힘들게 하는 슬픈 시대입니다.
“ 나의 일생에 꿈이 있다면 이 땅에 빛과 소금 되어 가난한 영혼 지친 영혼을 주님께 인도하고 픈데 나의 욕심이 나의 못난 자아가 언제 언제나 커다란 짐 되어 나를 짓눌러 나를 곤고케 하니 주님여 나를 도와주소서” 라는 이 찬양의 가사처럼만 우리가 살아간다면 교회 안에 분쟁이 날 이유가 없으며 동역자들 간에 가슴 아픈 일들이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줄로 믿습니다.
우리 모두는 좋든 싫든 멀지 않은 시간에 다 죽음이라는 문을 통과해야 하고 하나님의 심판대에 반드시 서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계시록 22장에 나와 있는 대로 행한 대로 갚아주시는 주님의 얼굴을 뵈올 것이고 그 자리에서 우리가 살아온 삶에 대한 심판과 댓가를 받을 것입니다. 그런데 슬픈 것은 많은 분들이 이 날이 있음을 생각하고 살지 않기에 덕이 되지 못하고 많은 분들을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인생을 어떻게 살든 그것은 우리들의 자유이지만 그 삶에 대한 심판은 우리가 책임져야 할 부분입니다. 그 책임 져야할 시간이 점점 우리 앞에 다가온다는 절박한 심정을 잃어버리지 않고 사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주님 만나는 날 후회해도 소용없기 때문입니다.
한번 왔다가 가는 인생의 시간 동안 무엇이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이고 어떻게 살아야 주님 앞에 서는 날 책망과 버림받는 인생이 아닌 상으로 갚아주시는 기쁨의 주님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며 사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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