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 하나님을 사랑하지만 한편으로는 두려워지고 있습니다. 아직은 짧은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지만 뒤돌아보면 제가 하나님을 향한 헌신과 충성에 비하면 너무도 많은 것으로 은혜를 주시며 제 삶을 인도해 오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은혜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감사하기도 하면서 늘 하나님께 죄송한 마음이 드는 것을 제 자신이 느끼기 때문입니다.
어느 선배목사님께서 인생에는 지우개가 없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요즈음 들어 더욱 절실하게 그 의미를 묵상하며 살고 있습니다. 60년 가까이 살아온 삶을 돌아보니 선배목사님 말씀처럼 인생에 지우개가 있다면 제 삶에 부족한 부분들을 많이 지우고 싶기 때문입니다. 제 나름대로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지금에 와서 보니 제 이름 석자 내세우려 했고 제고집대로 했고 제 잘남을 알리고 싶었던 일들이었음을 회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부터 부쩍 장례식에 참여하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그리고 멀지 않은 시간 제게도 찾아올 사건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죽음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죽고 났을 때 하나님 앞에 서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가 걱정되기 때문입니다. 제 나름대로 주어진 사역에 최선을 다하려고 애를 썼는데 그것을 인정해 주실지 그리고 칭찬 보다는 책망 받을 일이 더 많지는 않을지 염려가 되기 때문입니다.
뉴저지 우리교회를 개척하면서 교회정관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정관 안에 두 가지 중요한 문구를 넣었는데 하나는 담임목사의 임기를 칠년으로 정하고 칠년 째 되는 해에 투표를 해서 교인들로부터 70%의 신임을 받지 못하면 한 달 뒤에 사임하는 것으로 정한다 였습니다. 몇몇 선배목사님들께서 이 사실을 아시고 노회에도 없는 규정을 왜 그렇게 쓸데없이 만들었냐고 걱정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이 규정을 넣은 이유는 한 가지였습니다. 저도 교회에서 쫓겨나지 않으려면 정신 차리고 목회하고 싶었고 교인들에게 인정받는 목회자가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2000년도에 미국에 이민 와서 9년 동안 미국 내에 있는 많은 한인교회에 집회를 다니면서 담임목사 때문에 많은 아픔과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았기에 제 자신을 채찍질 하는 마음으로 목회를 하고 싶어서 많든 것이었습니다. 목사가 자기 것을 아끼지 않고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 헌신하고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누가 그 목사를 내쫓겠습니까? 어쩌면 교인들이 그렇게 목회하는 목사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겠습니까?
두 번째는 교회재정결산을 12월 셋 째주로 하고 재정이 남은 경우 마지막 주에 선교와 구제 그리고 장학금으로 다 지불하고 결산을 0 으로 한다는 내용입니다. 한 해 동안 교회 살림할 수 있게 은혜 주신 하나님께서 내년에도 동일하게 은혜 주실 것을 믿는 믿음을 갖고 사역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저희교회는 예산은 세우지 않고 결산만 보고 있습니다. 제 믿음이 약해서 그런지 몰라도 예산을 세우면 그 예산을 맞추려고 설교시간에 저도 모르게 물질적인 이야기를 자주 할 것 같은 마음이 들었고 주님께서 얼마만큼 한 해 동안 우리교회에 재정을 채워주실지 모르기에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감사함으로 사역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제가 한 것이 다 옳은 것이고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저는 그렇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정관에 삽입한 것입니다.
교회 재정은 교인들의 눈물과 땀이 섞인 귀한 돈 입니다.작은 금액이라도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하나님 앞에 드렸는지를 기억하며 써야할 귀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하나님 그러면 사랑의 하나님으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성경을 보면 하나님은 심판의 하나님이시고 보복의 하나님이시고 질투의 하나님이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사랑의 하나님, 자비의 하나님, 용서의 하나님, 은혜의 하나님이시지만 내가 죽고 난 그 순간에는 더 이상 하나님은 위에 언급한 하나님이 아니시라 오직 심판의 하나님으로서 우리가 살아온 삶에 대한 결산을 요구하시는 분이심을 우리가 기억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나님을 두려 하며 산다는 것은 하나님 말씀 따라 살려고 애를 쓴다는 것이고, 내 옆에 함께 하시고 계시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사는 삶이고, 내가 지금 행하는 것에 따라 상을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깨닫고 산다는 의미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을 어떻게 살든 그것은 우리 모두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언젠가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해 하나님께서 반드시 심판하실 것이라는 두려운 마음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마음을 갖고 사는 사람은 절대로 세상의 헛된 것에 마음을 두거나 자신의 이름 석 자 내려고 애를 쓰거나 불의한 일을 생각하거나 도모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을 사랑하면서 그분의 심판을 두려워하며 살려고 애를 쓴다면 분명 지금 보다는 세상과 교회 그리고 가정들이 분명 변하게 될 줄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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