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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려주일: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여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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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영관 목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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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 반에 한국인 친구가 둘 있습니다. 그 나이가 되면 아이들에게는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가 중요해지는 시기인가 봅니다. 딸아이는 친구들이 교회에 다닌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친구는 같은 교회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중 한 아이의 아빠가 그 교회에서 부목사님으로 섬기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큰 교회의 부목사님이신 것이지요.


어느 날 한 친구가 우리 딸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어느 교회 다녀?” 딸아이는 두 친구가 큰 교회에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자기가 다니는 교회는 개척교회이고 작은 교회라는 점이 비교되어 부담을 느꼈는지 기가 막힌 대답을 했습니다. “우리 아빠는 교회 목사님이고, Founder야.”


어린아이들 세계에서도 개척교회 목사라는 말보다 ‘개척자(Founder)’라는 말이 더 그럴싸해 보였나 봅니다. 딸아이의 말을 듣던 친구가 이랬답니다. “야, 너희 아빠 대단하다. 어떻게 Founder가 될 수 있어?” 내세울 것 없는 개척교회 목사 아빠의 자존심을 세워 주려는 것인지, 친구들 앞에서 기죽지 않으려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틀린 말도 아니고 없는 말을 지어낸 것도 아니지만, 단어 하나로 분위기를 완전히 바꾸어 버렸습니다.


저희 집안에서 큰누님은 우리 가족 구원의 첫 단추였습니다. 우리 가족이 서울 변두리 동네에 살 때 큰누님은 개척된지 얼마 안된 ‘충성교회’에 다니셨습니다. 우리 형제들은 모두 큰누나 손에 이끌려 그 교회를 한 번씩은 가 보았습니다. 비가 오면 질퍽거리는 포장도 안 된 비포장길을 따라 누님은 우리 형제들을 교회로 이끄셨습니다.


가족 구원을 위해 평생 피눈물을 흘리시며 뒤늦게 목회의 길을 걸으셨던 큰누님이 이제는 칠십이 넘으셨습니다. 목회 일선에서는 은퇴하셨지만, 아직도 주님께 돌아오지 못한 가족을 위해 기도의 끈을 놓지 않고 계십니다. 평생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목회하시던 누님은 몸에 무리가 와서 2주 전에 큰 수술을 하셨습니다. 병실에 누워 계신 누님과 연락하면서 오랫동안 마음에 묵혀 두었던 한마디를 보내 드렸습니다. “어릴 때부터 큰누나는 나의 자랑이었어요. 누나, 사랑해요. 지금도 누나를 존경합니다.” 큰누나가 뿌린 기도의 씨앗이 여기 뉴욕에서도 열매를 맺고 있습니다.


종려주일입니다. 예수님은 참혹한 고난이 눈앞에 훤히 보이는데도 예루살렘 성으로 뚜벅뚜벅 들어가십니다. 예루살렘 사람들이 예수님께서 성 안으로 들어오시자 “호산나”를 고막이 찢어질 듯 외칩니다. 하지만 앞으로 당하실 고난 앞에서도 주님은 고요하십니다. 그저 조용히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십니다.


예수님이 가신 길은 그 전에도 없었고 그 이후에도 없는 길입니다. 그 길은 유일한 구원의 첫걸음이었습니다. 주님의 고난 앞에서 제자들은 배신하고 도망가고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주님 홀로 그 구원의 길을 만드셨습니다. 주님만이 구원의 Founder이십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부끄러워했습니다. 주님을 따랐던 지난 3년을 후회했을지도 모릅니다. 모두 뿔뿔이 흩어져 원래 자기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자신의 죽음과 부활을 예고하셨던 것처럼, 장사된 지 사흘 만에 부활하셨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믿고 지금도 주님께서 처음 여셨던 그 구원의 길을 따라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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