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의 홍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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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의 홍수

김희건 목사 0 05.23 08:38
창세기 공부 중 노아의 홍수에 대한 글을 읽고 함께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생각할수록 신기한 사실은, 얼마나 세상이 악했으면 한 가족, 노아 가족의 8명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람들이 홍수로 멸망했을까, 하는 것이다. 수영에 익숙하지 못한 나는 풀장에 들어갔다가 코속에 물이 들어갈 때는 황당함을 기억한다.
그 많은 사람들이 물 속에 멸망당할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그 많은 사람들, 남여노소가 홍수 속에 멸망당하였다. 그때의 사건은 주님께서도 인용하셨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시집가고 장가가는 일에 정신을 팔면서 홍수를 대비하지 못하였고, 물로 망하였다는 것이다. 이 홍수 사건이 주는 교훈은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것은 숫자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적은 수의 사람들이 옳을 수 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다. 진리와 생명을 찾는 사람들은 항상 소수였다.
사건의 또 다른 중요성은 장차 올 불의 심판의 그림자라는 것이다. 장차 온 세상 백성들, 구원의 방주에 들어가지 못한 인생들은 불의 심판으로 나아갈 것을 경고하셨다. 영원한 날들을 불의 고통 속에 지내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런 경고를 아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무수한 사람들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하루 하루를 살고 있다.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마치 소경이 절벽 끝을 향해 걸어가는 것 같다. 어린 아이가 불가운데로 걸어 가는데도 사람들은 수수 방관하는 것 같다. 한번 그리 들어가면 다시 나오지 못하는 고통의 장소로 사람들이 떼를 지어 걸어가고 달려간다. 그래서 그런 사람들을 가리켜 소경이라 말하지 않는가?
더 딱한 사실은 교회 안에서 아직 중생을 체험하지 못한 사람들도 그 심판에서 제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19세기 초 유명한 전도자 Finney는 지옥에 관한 생생한 설교를 통해 사람들을 회개하고 믿음과 생명으로 불러들였다. 20세기 초 평양의 부흥 운동 당시 우리 조상들은 심판의 두려움 속에 애통하며 회개했다고 한다.
오늘날 교회 안에서 인기있는 설교는 심판에 대한 설교가 아니다. 은햬의 이름으로 잘되고 성공을 약속하는 설교 아닌가? 값싼 기복 신앙이 유행하고, 사람들이 몰려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래 전, 어떤 분이 교회 예배 후에 했던 말이 오래 기억된다. 지금까지 죄와 회개에 대한 설교는 지난 10년 동안 들어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목회자한테도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교회 지도자의 관심은 어디 있는 것일까?
오늘날 사람들의 관심은 어디있을까? 이 세상의 성취와 일락 속에서 행복을 꿈꾸는 것 아닌가? 삶의 근본에 대한 생각보다 눈 앞의 행사와 즐거움 속에 다가올 심판을 망각하고 현실의 만족을 추구하며 사는 것 아닌가? 이 세상에 넘치는 오락과 운동들은 멀리서 다가오는 두려운 심판을 망각하게 해 주는 진통제, 흥분제 역할을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성경이 가르치는 삶이란 궁극적으로 다가올 심판을 대비하는 삶을 사는 데 있다. 이 세상의 삶의 특징은 신속성, 잠정성에 있다. 모든 것이 금방 지나간다. 우리가 그렇게 살고 여기까지 오지 않았던가? 이 세상도 그 정욕도 다 지나가지만,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산다고 했다. 과거의 삶 속에 오래 남는 것이 무엇인가? 다 지나갔고,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참 신앙 생활은 우리 생명의 구주 안에서 하루 하루를 충만하게 사는 데 있고, 살아계신 하나님의 눈과 얼굴을 의식하며 사는 데 있다. 장차 심판의 주님 앞에 서는 날을 준비하는 데 있다. 그 마지막 심판 날에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고통의 장소로 홍수처럼 끌려갈까? 더 가까이 사람들은 어떤 생각으로 곧 다가오는 죽음을 맞게 될까? "현재를 결정하는 것은 다가오는 미래의 사건에 있다"(몰트만). "끝을 미리 바라 보는 자가 참으로 지혜있는 자"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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