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시간이 넉넉해서 Michael Horton의 조직신학 책(Christian Faith) 중, 종말론 부분을 읽었다. 종말론은 우리 신자들에게 장차 열리게 될 새로운 세계로 눈을 뜨게 해 준다. 복음주의 신학자답게 종말론을 알기 쉽게 조직적으로 설명하는 책이었다. 그 내용이 흥미있어 몇 시간을 읽었는데, 예전과 달리 눈이 뻐근해 지는 것을 느꼈다.
사람의 영혼도 육체처럼 창조로 시작하지만, 육체와 달리 사람의 영혼은 영원히 존재한다. 사람이 죽으면 어떤 분은 수면 상태에 들어간다고 하지만, 이 신학자는 죽음 후 신자의 영혼이 우리 주님에게로 돌아가 재림의 날을 기다린다고 한다.
심판에 관해 몇몇 신학자들은 하나님의 긍휼에 근거해서 하나님은 사람들을 영원히 심판하고 형벌하는 대신, 종국에는 사람들을 다시 구원한다는 주장을 편다. 또 달리, 불신자들이 영원한 불의 심판을 받는대신, 그 불신앙을 인해 그 영혼이 멸절된다고 가르치는 신학자들도 있지만, 그런 가르침은 예수님의 말씀과 조화될 수 없음을 지적한다.
20세기 위대한 신학자로 여김받는 Barth는 나중에는 만인 구원론을 주장하였다. 하나님은 그 아들 예수님을 택하시고, 그 예수 안에서 모든 사람들을 택하신다는 논리로, 그 결과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의 긍휼에서 제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이 영원한 불의 심판을 받는 것이 하나님의 사랑과 조화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랑의 하나님이 자기 피조물 인간이 그 불신앙과 무지를 인해 영원히 심판받는 것이 합당한가를 묻는다.
영원한 심판 대신 불신자들의 영혼은 멸망당하고 없어진다고 가르치는 사람들도 있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죄 중에 살다 죽는 인간들에게는 차라리 다행한 일이라 할 것이다. 여호와의 증인들도 이 멸절설을 믿고 가르친다. 불신자들은 죽음과 함께 그 존재가 우주 속에서 사라진다는 것이다. 신자들은 이런 주장을 어떻게 이해할까?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복음주의 신학자들과 그렇지 않은 학자들의 차이는 하나님의 거룩성과 인간의 죄에 대한 이해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우리 자신의 경험을 말하자만, 하나님 앞에서 우리 자신의 죄인된 모습이 드러났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하나님의 자녀들은 그 자신이 원래 영원한 심판의 대상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었고, 하나님의 심판의 정당성을 믿을 수 밖에 없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은 하나님앞에 인간의 실상, 버려질 수 밖에 없고, 심판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계시하지 않는가? 십자가는 죄를 향한 하나님의 진노의 표현이 아니었나? 죄 또는 죄인을 향한 하나님의 진노를 모르고 그의 은헤의 깊이를 알 수 있을까?그래서 무릎을 꿇고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지 않았던가?
더 심각한 사실은,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 앞에 조명된 인간의 참 모습이다. 로마서 3: 10절 이하에는 인간의 본 모습을 증거하고 있다. "의인은 하나도 없다"는 말씀으로 시작해서, "그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요, 그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가득하다"고 한다.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 조명된 인간의 모습을 깨닫는 사람은, 하나님의 심판의 정당성을 믿지 않을 수 없고, 타락한 심성으로 사는 인간은 하나님을 떠나 영원한 형벌의 대상이라는 것을 믿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사실은 인간의 생각이나 판단으로 알 수없고, 하나님의 계시로 알 수 있는 사실들이다. 교회 세계의 지위를 막론하고, 평신도나 지도자나, 하나님의 계시를 받지 않고는 하나님의 심판을 바르게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수님이 가장 분노하시고 책망하셨던 대상은 종교 지도자들이었다. 오늘날에는 다를까?
인간에 대한 성경적, 계시적 사실을 깨닫는 사람은, 그런 인간을 위해 희생당하신 하나님의 아들의 희생이 놀랍도록 고맙고, 자기 아들을 내주신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다 헤아랄 수 없다.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믿는 우리들은, 그런 은혜를 저버리고 떠나 사는 사람들이 당면하게될 영원한 심판을 믿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교회 세계의 경험을 통해,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도움을 떠나살면, 얼마나 악해지고 무가치한 자가 되는지를 알기 때문이다. 사람에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는 하나님의 구원도 심판도 바르게 이해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우리의 구원이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는다는 말도, 인간에 대한 성서적 이해게 근거한 말이라 할 수있다.
성경의 가르침은 하나님의 계시를 떠나서는 올바로 이해할 수 없음도 사실이다. 오늘날 성경이 점점 낯선 책이 되고 있음도 오늘날 사람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가의 반증이라 생각된다. "인자가 올 때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 예수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사람은 자기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말할 수 없을 때, 가장 위기의 삶을 산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