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다의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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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다의 기다림

김희건 목사 0 01.14 05:15
마르다의 오라비 나사로가 병들었을 때, 그 가족은 예수님에게 알렸지만, 예수님은 당장 오지 않고, 이틀을 더 머물다가 베다니로 떠나 가셨다. 예수님의 일정은 의도적이었다. 그 기간 마르다의 가족은 나사로를 죽음을 지켜 보아야 했고, 장레식도 끝났다.  
이 기간 마르다와 마리아는 어떤 심정으로 보냈을까? 평소 예수님과 각별한 친분 속에 지냈고,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마르다의 집에 머무시기도 했다. 그런 친밀한 관계 속에 지냈지만, 예수님은 병든 소식을 듣고도 오히려 일정을 늦추어 도착하셨다.
그 상황 속에서 마르다, 마리아는 얼마나 비통한 심정으로 보내야 했을까? 오라비의 고통과 죽음을 지켜 보는 절망감은 어떠했을까? 더우기 믿었던 예수님이 기대하는 시간에 오지 않음으로 예수님에 대한 실망은 얼마나 컸을까? 야속함, 버려짐, 외로움과 절망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하나님을 믿는 신앙 생활에서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좌절과 고통도 다르지 않다. 기도에 응답이 없고, 싸늘한 침묵 속에서 그 절망적인 상황을 수용해야 할 때, 그 심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가장 힘든 것은 응답없이 버려진 느낌일 것이다. 그래도 하나님을 믿고 의지해서 살아왔는데, 이 위기의 순간에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한다는 마음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 삶에 있어 시간을 주관하시는 분이시다. 삶의 전체 드라마를 홀로 주관하시고, 자기 영광과 능력을 나타내시는 분이시다. 그런 하나님을 대하는 우리 신자들은 그 시간을 하나님께 맡기고 기다려야 할 책임이 있다. 하나님은 자기 때(kairos)에 자기 일을 하시기 때문이다.
우리가 성경을 연구하면서 배우는 진리이지만, 막상 우리 삶의 현실 속에서 시간을 맡기고 기다리는 삶이 결코 쉽지 않다. 우리는 그 시간 인간적으로 말하면 절망의 심연 속에서 하나님을 바라 보기 때문이다. 사람은 무슨 눈에 보이는 희망의 끈이 보여야 믿고 소망하지 않는가?
그러나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그 캄캄함 속에서 오직 하나님만 바라 보고 의지하는 것이 참 신앙이라 말할 수 있다. 믿음이란 말하기는 쉬워도 정작 자기 삶에 적용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러니 힘들고 괴로운 시간, 캄캄함이 지배하는 시간, 우리가 낙심 속에 불안하거나, 하나님을 원망하지 않도록 믿음을 더 하여 주소서, 기도하지 않을 수 없다. 주여! 우리의 믿음 없음을 불쌍히 여기시고 믿음을 더하소서, 아멘!
나사로의 부활과 가족의 희열은 믿음에 대한 실망, 죽음의 고통 뒤에 아무 소망이 없었던 그 시간에 찾아왔다. 하나님은 무에서 유룰 창조하시는 분이시다. 아무런 소망이 없는 곳, 캄캄한 절망이 지배하는 무덤 가에서, 부활의 생명과 영광이 나타났다. 그 영광을 바라 보며 살라고 주시는 말씀: "내 말이 네가 믿으면 하나님의 영광을 보리라 하지 않았느냐?(요11: 40)."
신앙 생활은 우리 눈 앞의 현실이 어떠하든지, 살아 계신 하나님, 구원의 주님을 항상 믿고 바라보고 의지하여 사는 삶이라 한다. 우리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나 목적도 우리룰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는 데 있다고 한다. 그 목적과 뜻을 이루기 위해 우리는 때로 세상 사람들이 겪지 않는무지막지한 시련을 겪기도 한다. 그러나 모든 시련과 절망도 마침내 나타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있다고 한다.
이 약속을 받은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하루 하루 말씀과 기도 안에서 영적으로 깨어살아야 하겠다. 항상 우리 앞에 계신 구원의 주님을 바라 보며 살아아 하겠다. 우리 시선이 그를 놓치지 않도록 깨어 살아야 하겠다. 사실, 오늘날까지 그런 하나님의 신실하신 구원 속에서 살아오지 않았던가! 주여, 우리 눈을 밝혀 항상 우리 앞에 살아계신 구원의 주님을 바라 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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