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출발 멀리 West Virginia 사는 누나를 찾아 자동차 여행을 다녀 왔다. 누나의 몸 컨디션이 좋지 않다는 옆집 사람의 연락이 와서 서둘러 떠났다. 눈으로 보지 못한 상태에서 여러가지 나쁜 상상을 하면서 떠났는데 막상 보니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누나는 아직도 Cellular phone 사용이 익숙하지 못해 전화를 잘 받지 못한다. 평생 크레딧 카드와 컴퓨터 없이 살아온 분이다.
예전보다 기억력이 약해진 것은 분명했다. 1943년 생이니까, 만으로 80세가 조금 넘었는데 2년 전부터 몸의 상태가 갑자기 나빠졌다. 무엇 보다도 무릎에 힘이 없어 걷는 것이 불편하다. 그러나 여전히 식성이 좋고,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아 4일 만애 돌아왔다.
집 안에서 혼자 음식을 해 들 수 있어서 한 달 반 간격으로 음식을 실어 나른다. 바깥 출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면 나도 70이 넘은 할아버지인데 다행히 그 먼길을 쉬지 않고 다섯 시간을 달려 도착한다. 뉴저지를 떠나 펜실바니아를 지나고, 메릴란드 땅을 지나 웨스트 버지니아로 들어간다.
그곳은 여기 뉴저지 정서와 확연이 다르다. 가게를 찾아가도 counter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상냥하고 착하게 말을 한다. 한 번은 피자 집에 들려 피자를 시키는데 웨이트레스가 얼마나 상냥하게 말을 하는지, 도대체 이곳 사람들은 미국 사람맞는가, 놀란 적이 있다. 50년전 미국이 그러했을까?
그곳에는 주로 백인들이 살고, 경제적으로는 미국 50개 중에 가난한 state에 속한다고 한다. 누나는 버지니아에서 간호원(RN)으로 일하다 은퇴하고 그리고 들어갔다. 갈 때마다 아팔라치아 산맥 위로 뚤린 고속 도로를 80마일로 달린다. 길 양편의 경치가 눈을 시원하게 해 준다. 때론 한 없이 넓은 가을 밭, 때론 산들이 보이고,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누나는 그 있는 것을 이것 저것 건내 주려고 한다. 무슨 동그란 테이블을 주어서 가져 왔는데 그것이 4천불 짜리 인 것을 알았다. 올해 말로 목회에서 은퇴하면 그곳에 가서 오랫동안 머물 계획이다. New Jersey의 별명?은 Garden State, 펜실바니아 주에 들어가면 "Pursue your happiness"라는 말이 state 밑에 써 있다.. 웨스트 버지니아는 "Wild and Wonderful State"로 알려져 있다.
집 사람과 함께 며칠 동안 누나 시중을 들고 음식을 마련해 놓고 주일 오후 떠나 밤 늦게 돌아왔다. 한 생명을 돌보는 일이 쉽지 않음을 몸으로 체험한다. 교인 중에는 수 년째 나이들어 일어서지 못하는 어머니를 모시고 돌보는 분도 있다. 그 수고가 얼마나 클까, 짐작이 간다. 한 생명을 정성껏 돌보는 분의 희생과 수고도 하나님 나라 생명 책이 기록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한 사람의 생명을 돌보며 힘들어 하는데, 하늘의 하나님은 이 땅의 모든 자녀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 보시면서, 그들의 머리털까지 헤아리시면서, 그들의 아버지로 돌보시고 있으니, 그 수고가 얼마나 클까! 신앙 생활을 하는 우리들이 가장 감사할 사실은, 천지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우리의 아버지로, 우리 생명을 순간 순간 돌보시고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라는 칭호는 하나님과 우리 사이를 가장 친밀하게 표현하는 방법이다. 아버지와 자녀는 하나의 운명 공동체이다. 서로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눈다. 우리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를 위해 자기 독생자도 아끼지 않은 분이시다. 그 사랑과 희생을 생각할 때, 우리는 할 말을 잃고, 그 앞에 머리를 숙이고 엎드릴 뿐이다.
나의 신앙 고백에서 가장 은혜가 되는 것은 "하나님을 아버지"로 부르는 것이다. 그 보다 더 복된 고백이 또 있을까? 육신의 아버지는 자기 자녀를 끝까지 돌볼 수 없다. 늙고 노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하나님 아버지는 평생 우리의 아버지로 우리 생명을 돌보신다. 자기 자녀들을 그 손 안에 붙드시고 지키신다(요10: 29).
우리가 악인들에 의해 해 받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항상 좋은 것을 내려 주시고, 존귀한 삶으로 우리를 불러 주신다. 이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사는 사람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아닌가?! 그 하나님 아버지는 일찌기 자기를 의지하는 자에게 "방패와 영광이 되시고, 그 머리를 드시는 자"로 자신을 계시하신다. 먼 길을 안전하게 다니게 하신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