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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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

김희건 목사 0 02.01 17:03
나는 낯 가림이 심한 쪽에 속한다. 좋고 싫고가 분명하다. 이런 태도가 사람을 대하는 일에 몹시 적절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교인들이 하는 말 중에, 목사님은 좋고, 싫고가 얼굴에 다 나타난다고 하였다. 사람들을 대하려면, 그런 감정 표현이 가리워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런데 마음 속내가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나의 삶이었다. 성숙하지 못한 증거일 수 있다. 
어제는 여러 목사님들을 대하면서, 또 나의 속내가 드러나고 말았다. 나는 서로 마음과 마음의 대화를 좋아한다. 서로 있는 바를 드러내놓고 얘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사람들 가운데는 전혀 자기 속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 항상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고 가리치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과는 마음의 대화가 불가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까, 그런 사람들에 대해 불편한 언사가 드러나고 말았다.그런 내 말로 인해 마음에 혹 상처를 받은 사람 생각이 났다. 밤새 마음이 불편했고, 하나님께 경솔함을 자백하고 뒤척이며 지냈다. 새벽 녁 마음 속에 맑은 샘물처럼 어떤 생각이 들어왔다.
그것은 사람들을 평가하거나 비판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 세상에는 형형색색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그들을 일일히 평가하고 비판하는 일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그 생각이 들어온 것이다. 모든 사람들의 언행을 조용히 지켜 보시고 판단하시는 분은 하나님, 우리 주님이시다.
우리는 그 하나님의 눈을 의식하며 살아야 할 것이고,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판단을 삼가고, 사람들의 언행을 통해서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것이다. 좋은 사람에 대해서는 그 좋은 것을 배우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 옳지 않은 것을 보며 무엇이 옳은가를 배우면 되는 것이다. 삼가야 할 것은 판단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어제 밤의 뒤척임이 앞으로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사람이 배우려는 의지가 있으면 모든 것, 좋은 것, 싫은 것을 보면서도 배울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의롭게, 진실하게 살려는 의지는 아름다운 것이지만, 자기 자신을 은폐하면서 다른 사람의 스승이 되려는 사람들을 판단하고 불편한 언사를 드러내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서로 마음을 보며 서로를 신뢰하며 사는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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