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경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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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경연

김희건 목사 0 02.01 17:03
요즘 한국에서는 가요 경연이 한창인 것 같다. 미스 트롯, 한국 가왕 등 최후의 7인을 뽑기 위한 경연으로 열기가 뜨겁다. 이 경연의 성격은 처절하고 냉혹하다. 서로 경쟁을 해서 이겨야만 7인의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적자 생존의 치열한 싸움을 연출하고 있다.. 
노래하는 시간마다, 서로를 이겨내려는 의지와 투지가 가득하다. 노래란 예술의 세계인데, 예술을 창조해내는 정신은 아름답고 순수해야 하는데, 상대방을 꺽고 이겨내기 위해 노래를 부른다는 것이 예술롤 불리울 수 있을까? 웃는 얼굴과 노래의 뒤에는 죽고 사는 처절함이 묻어 나온다. .
그런데도 이런 경연이 사람들의 관심과 인기를 얻는 이유는 어디 있을까? 그 한 시간의 프로그램 속에 사회의 정신과 생태가 그대로 배어있기 때문 아닌가? 그 노래를 부르는 가수나, 듣는 청중이나, 모두 이 자본주의의 적자 생존 경에서 자유하지 못하다. 노래하는 이들의 처절한 경쟁을 보면서 동변상린과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일까?
나는 지금도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을 들으면 눈물이 솓는다.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를 들으면 오장육부가 흔들리는 것 같다. 왜 그럴까? 그들은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고, 예술의 세계에 살고, 삶의 애환을 정제된 가사와 곡으로 표현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노래 속에서 이 세상 풍파를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감하고, 따라 부를 수 있어서 그 노래가 사랑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련 경연을 오래 듣다 보니까, 이제는 누가 잘 부르는지, 통과될지 짐작하게 된다. 어떤 가수가 그럴까? 노래를 부를 때, 영혼으로 부르는 가수가 있고, 기교로 부르는 가수가 있다. 노래의 시작과 함께 벌써 가슴이 멍멍해 지는 노래는 대개 좋은 점수를 받고 인정을 받는다. 영혼, 깊은 곳에서 그 노래가 불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가요는 세월의 상흔을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들이 부를 수있다. 십대의 어린 아이들은 모방을 할지 몰라도, 그 가사의 깊은 맛을 표현할 수 없다. 한국의 맛은 깊이 우러나오는 데 있지 않은가? 된장, 간장, 묵은지처럼....그런 맛은 세월의 쓴 맛, 단맛을 경험한 자들이 표현할 수 있음이 당연하다.
경연을 보면서 기다려지는 가수가 있다. 류원정과 마리아이다. 이들이 특이하게 느껴지는 것은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 주기 때문이다. 그 목소리들이 맑고 곱다. 기교와 멋을 부리지 않고 노래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사람의 말이나 노래나, 강단의 설교나 그것이 영혼 속에서 흘러나올 때, 듣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원리는 똑 같은 것 같다.
몇 명의 택자들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눈물 속에 사라지고 있다. 이런 모습은 옛날 검투사의 잔인한 경기를 보는 것 같다. 승자의 즐거움은 항상 소수의 것이고, 패자의 눈물을 항상 다수의 것이었다. 세상 돌아가는 원리가 그 경연 속에 여지없이 적용되고 있다.
대부분은 명예와 물질을 목적으로 참여하는 것 아닌가? 물론 자기 세계를 펼쳐 보이기 위해서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다. 앞으로 세상이 좀더 성숙해 진다면, 각자의 개성과 노래를 존중히 여기는 펜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왜 한국의 가수들은 나이들면 무대에서 사라지고 마는 것일까? 머리 하얀 가수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오래 익은 맛을 드러내는 노래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는 보고 듣고 즐기면서 그 무대 뒤에서 소리 없이 사라지는 분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다. 소수의 승자들을 배출하기 위해 떨어지고 사라지는 사람들은 어디로 갈까? 그들은 공연할 무대가 없어 존재감을 잃어 버린다 한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그 자체로 인정을 받고 삶의 의미를 찾고 찾아 주는 시대는 없을까? 이 시대의 정신은 사람을 너무 외롭게 만드는 것 같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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