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전 누나의 초청으로 미국에 온 이후 계속 영주권자로 살았다. 아무 불편없이 살았기 때문에 시민권자가 되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뒤늦게 미국 시민권을 신청하였고, 오늘 인터뷰를 마치고 시민권자로 돌아왔다.
왜 미국 시민권자가 되려고 했을까? 지난 30여년 미국에서 살고, 미국에서 성취한 일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었다. 미국에 와서 공부하고, 목회를 시작하고, 신학교에서 가르치는 삶을 살아왔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은사는 가르치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런 복된 삶을 살게 해 준 이 땅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시민이 되고, 미국을 위해 무언가 해야 할 일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시민권자가 되었다. 시민권을 갖게 되면 투표하는 일, 배심원에서 봉사하는 일이 의무에 속한다. 미국에서 되어지는 일이 이제 나의 관심사가 되고 이 땅을 위해 기도하는 일에 더 관심을 갖게 될 것 같다.
그런데 정작 선서를 하기 전에 내 마음을 사로잡고 감동시킨 것은 내가 하나님 나라의 시민권자가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여러 인종의 사람들이 미국 시민권자가 되기 위해 모여 들었다. 그런데 우리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의 시민권자라는 사실이 얼마나 명예스럽게 다가오는지,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하나님의 택하심과 부르심을 입고, 하나님의 손 안에서 보호를 받으며, 하나님의 돌보심 속에 이날까지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이 깊은 감사와 감동으로 다가왔다. 그나라를 위해 우리는 충성을 맹세함이 마땅하지 않은가?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수고하고 일하는 것이 모두 하나님 나라의 역사 책에 기록된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우리는 사도 행전 29장의 주역들로 살고 있다고 한다. 사도 행전은 28장으로 끝나지만, 그후 세대 사람들은 사도행전 29장의 주역들로,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 확장하는 데 이모 저모로 봉사하며 살고 있고, 그 봉사의 내용이 하나님 나라 생명책에 모두 기록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 땅의 삶은 죽음과 함께 종식되지만,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은 이 땅과 죽음 후에 들어갈 나라에서 영원히 기념되는 삶을 살고 있다. 그 영원한 나라의 신민이 되어 섬기는 일은 현재와 장래에 영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땅에서 어떤 신분으로 살던 더 중요한 것은 우리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 나라의 신민으로 살고, 하나님의 은택 아래 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감사와 충성의 삶을 사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